국제일반
인도의 유별난 CCTV 사랑…인구 1000명당 42대 설치
뉴스종합| 2023-04-01 21:29
[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빈부 격차가 심한 인도에서 CCTV(폐쇄회로 TV)가 치안을 강화해줄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소득 지역에서는 스스로 CCTV를 달고, 빈곤 지역에는 인도 정부가 CCTV를 설치하는 식으로 증식해가는 중이다.

BBC는 사이버보안 연구기관인 컴패리테크(Comparitech) 집계를 인용해 인도에는 15개 도시에 150만 대 이상의 보안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인구 약 1000명당 평균 11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이데라바드에는 인구 1000명당 평균 42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인도르는 인구 1000명당 63대로 가장 높았다. 컴패리테크에 따르면 이 두 도시는 수도 델리(26.7대), 첸나이(24.53대)와 함께 인도 및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로 감시되는 곳으로 나타났다.

CCTV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고드레 시큐리티 솔루션(Godrej Security Solutions)이라는 인도의 한 CCTV 회사는 지난해 7월 기준 전년도 대비 매출이 40% 증가했다.

비영리 단체인 커먼 코즈(Common Cause)가 여론조사 기관인 록니티-CSDS와 공동으로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인 응답자 2명 중 1명은 가정과 이웃에 CCTV를 설치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유한 지역은 빈민가나 가난한 지역에 비해 동네에 CCTV가 설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CCTV가 범죄 감소와 공공 안전을 위해 작동한다고 믿는 경향이 높았다.

아울러 보고서는 인도 정부가 고소득 지역에 비해 빈민가와 빈곤 지역에 CCTV 카메라를 설치할 가능성이 3배 더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빈곤층은 생활반경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을 대체로 지지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CCTV를 통한 감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중산층과 부유한 대중의 인식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탄압받는 경우가 잦기에 이러한 감시도구를 비판적으로 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도 북서부 시골의 벽돌을 만드는 가마 위에도 CCTV가 여럿 달렸는데, 이는 업주가 벽돌을 만드는 가난한 인부들을 감시하기 위한 용도로 설치한 것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한편, CCTV 찬성론자들은 감시카메라의 존재가 범죄를 감시하고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지만, 카메라 수와 범죄율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는 것이 인도에서도 통했다.

레베카 무디 컴패리테크 연구원은 인구 1000명당 카메라 수가 가장 많았던 인도르의 범죄 지수(도시의 전반적인 범죄 수준을 추정하는 수치)가 인구 10만 명당 카메라 수가 0.05대에 불과한 케랄라의 코지코드보다 약간 더 높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무디는 “현재 CCTV의 데이터 사용 및 저장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특히 얼굴 인식과 같은 기능은 시민의 프라이버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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