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생성형 AI 열풍 탄 엔비디아...“한국 반도체 업체도 주목”
뉴스종합| 2023-05-31 11:30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대규모 정보통신기술 박람회 ‘컴퓨텍스 타이페이 2023’에 참석해 가죽 재킷 차림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EPA]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에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30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23조원)를 돌파했다. 반도체기업으로는 전 세계 처음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개장 직후 7% 이상 급등하며 419달러까지 올라 장중 시총 1조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오후들어 약세로 돌아서며 주당 401.11달러에 거래를 마쳐 시총은 9900억달러를 조금 넘었다. 이날 개장 전 주가는 연초 대비 166.5% 급등한 상태였다.

뉴욕증시에서 시총 1조달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아마존 등 4개에 불과하다. 메타(페이스북)와 테슬라는 2021년 1조달러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하락한 상태다.

지난 1993년 창업한 엔비디아의 질주에는 챗GPT로 촉발된 AI 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엔비디아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한 필수품으로 꼽히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 세계 시장에서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출시한 대규모 언어모델 GPT-4에도 엔비디아의 GPU(A100) 1만여개가 사용됐다. 특히 다음 분기(5∼7월) 매출이 AI 붐에 힘입어 월가 전망치를 50% 상회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이 나온 지난 25일 하루에만 엔비디아 시총은 1840억달러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기세를 타고 AI 슈퍼컴퓨팅 서비스인 ‘DGX 클라우드’를 비롯해 다양한 AI 관련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 열풍 속에 시장의 시선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선두기업인 한국 반도체업체들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팀 쿨펀 기술 분야 칼럼니스트는 이날 “엔비디아만 AI 광풍을 얻은 것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쿨펀 칼럼리스트는 AI가 성장하면 관련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비메모리반도체인 GPU 못지 않게 AI 연산과 저장에 필요한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재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95%를 점유하고 있다. 그는 “AI 시대가 도래했고 챗봇이나 고성능 프로세스 기업들이 승자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전통적인 메모리반도체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I 열풍과 이에 따른 주가 급등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AI 열풍 이전에 반도체 업황에 드리웠던 지속적인 가격인하와 재고 조정은 여전하고, 무엇보다 AI 열풍이 한풀 식으면 인플레이션발 경기침체 우려와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이 다시 기술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민경·김우영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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