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View] 이병헌, ‘싱글라이더’를 인생영화로 꼽은 이유
뉴스| 2017-02-27 09:00
이미지중앙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내 영화 인생 TOP5 안에 드는 작품이에요”

배우 이병헌은 최근 자신의 ‘인생영화’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났다. 바로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다. 극중 이병헌은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증권사 지점장 강재훈 역을 맡았다. 영화는 부실채권 사건으로 삶의 모든 것을 잃은 뒤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나는 재훈의 시선을 따라 흘러간다.

“많은 분들이 ‘싱글라이더’를 보고 감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장르의 특성상 여러 사람을 끌 수 있는 영화는 아닐 수도 있고 어떤 분들에게는 손에 꼽는 인생영화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이 영화가 그런 것처럼.”

이미지중앙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 “‘싱글라이더’, 누군가에게는 인생영화 될 작품”

이병헌의 마음을 흔든 건 시나리오였다. 심지어 그는 이 시나리오를 보고 ‘운명’이라고 말 할 정도였다. 대체 수많은 시나리오 중 어떤 부분이 그의 마음을 매료시켰던 걸까.

“이 영화에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만약 똑같은 상황이 주어지면 또 ‘싱글라이더’를 택했을 거예요. 아무래도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감성, 정서가 제 마음을 흔든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도 확실했고, 완성도도 뛰어났어요. 잘 만들어진 문학작품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맞을 것 같아요”

그가 맡은 강재훈은 최근 그가 선보였던 캐릭터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앞서 ‘마스터’의 사기꾼 진회장, ‘내부자들’의 정치깡패 안상구 그리고 ‘밀정’ ‘매그니피센트7’ 등 강력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싱글라이더’는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을 뛰어 넘는 그의 감성연기를 볼 수 있는 반가운 작품이다.

“아무래도 감성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나 봐요. 장르적으로 한쪽으로 쏠려 있었잖아요. 막연히 ‘범죄오락액션 장르가 많은가보다’라고만 생각하고 영화를 찍다가 ‘싱글라이더’ 시나리오를 받는 순간 ‘아! 내가 원래 이런 걸 좋아했었지’라고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특별히 선호하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섬세한 감성을 다루는 영화들을 선호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해요.”

이미지중앙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인간 이병헌, 그리고 배우 이병헌

이병헌은 ‘내부자들’의 안상구, ‘마스터’의 진현필 같은 캐릭터보다 ‘싱글라이더’의 재훈을 연기하는 것에 훨씬 편안함을 느꼈다.

“배우로 살았던 시간이 더 길었지만 내 안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배우 이병헌이고 또 하나는 아주 평범한 이병헌이죠. 그런 측면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강재훈이라는 인물에 대한 상황과 감정이입을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가장과 엄마·와이프 그리고 청년 등 모든 사람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이자 삶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죠.”

실제로 이번 영화를 통해 그는 극중 재훈처럼 잊고 살았던 것, 그리고 놓쳐 버린 것에 대해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최근 배우로서 쉼 없는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문득 연기에서 중요한 것을 잊고 있을 때가 있다고 했다.

“순간순간 생각하는 지점이 있죠. 계속 일을 하다 보면 내 몸에 익숙해진 것을 그냥 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에 몸을 한 번 털어버리려고 하는 스타일이에요. 몸부림을 좀 치죠. 익숙한 것을 마치 처음처럼 리프레시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그것도 생각이죠. 책상에서 공부하다 스트레칭하고, 창문열고 차가운 공기를 맡고 다시 책상에 앉는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번 영화는 배우 이병헌 보다 가장으로서 이병헌의 모습과 더 맞닿아 있었다.

“서울에 있는 동안은 웬만하면 집에 잠깐이라도 들어갔다가 나오는 식이에요. 강남에서 촬영이 있으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집과 촬영장을 들락날락하죠. 그렇게라고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주어진 상황에서 해결법을 찾은 거죠. 가장 좋은 건 긴 시간을 가지고 식사도 하고 놀러가고 싶은데... 정작 이 영화를 찍는 한 달 간 제 아들의 재롱을 보면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못 찾은 것 같아 아쉽네요. 작품을 안 하고 긴 시간 놀게 되면 원 없이 아들과 놀 수 있겠죠. 하하”

cultur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