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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View] 안소희 “연기 잘 하고 싶어서 선배들 귀찮게 했어요”
뉴스| 2017-03-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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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걸그룹 원더걸스 안소희가 아니다. 안소희는 이제 오롯이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하면서 연기력에 대한 대중의 엄한 잣대는 피할 수 없었다. 매사에 조심스러웠던 그는 “제대로, 계속하고 싶다”면서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원더걸스가 아닌 배우 안소희의 강한 집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성공을 향해 앞만 보고 치닫다가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한 남자 강재훈(이병헌)이 마주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담은 영화 ‘싱글라이더’는 안소희에게 의미 있는 영화다. 이 영화를 통해 날카로웠던 대중의 반응은 눈 녹듯 사라졌다. 극중 워홀러 진아 역을 제법 섬세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전작인 ‘부산행’에서 연기로 비난을 받았던 것이 오히려 성장의 동력이 됐다. 선배들을 귀찮게 한 것도 도움이 됐다.

“생각보다 그렇게 귀찮게 한 건 아니에요(웃음). 그저 감사하죠.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도 많고 부족한 부분도 많아요. 그래도 전작보다 나아졌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좋아요. 그런 말을 꼭 듣고 싶었고요. 그래서 감독님과 더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했고 선배들에게 질문도 많이 했어요. 잘 해내고 싶어서 선배들을 귀찮게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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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안소희가 유독 이 작품에 심혈을 기울였던 건 ‘공감’에서 비롯됐다. 그는 ‘싱글라이더’ 속의 진아를 처음 마주하고 울컥했다. 진아의 감정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면서 격해진 감정을 겨우 추스르기도 했다.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싱글라이더’는 더더욱 작품이 좋았어요. 화려하진 않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잔잔하게 몰입이 되는 포인트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진아라는 캐릭터에 공감을 많이 느꼈어요. 굉장히 불쌍하고 짠한 친구인 것 같아서…. 진아와 다르제 저는 주위에 멤버들과 스태프가 있어서 도움을 받았지만 쉽지는 않았던 시간이었어요. 언어도 다른 곳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일한다는 것에 외로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물론 그 시간 덕분에 멤버들과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지만요.”

호주에서 홀로 돈을 벌며 지내는 21살의 진아와 원더걸스 활동 당시 미국에서 보냈던 안소희의 시간은 어쩐지 많이 닮아 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더 애착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시나리오가 좋아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병헌, 공효진 선배가 캐스팅이 됐다고 하니까 더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감독님을 뵙고 오디션을 보게 됐죠. 감독님을 처음 뵙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진아 속에 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놀랐던 건 감독님이 진아라는 캐릭터를 쓰실 때 저를 많이 떠올렸다고 하더라고요.”

분명 작품에 욕심이 생겼고 먼저 나서서 오디션에 임했지만 그만큼 부담도 뒤따랐다. “사실 촬영하기 전에는 기대보다 걱정과 긴장을 조금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워낙 대선배들과 연기를 해야 하니까요. 너무 겁을 먹은 상태라 많이 주저하기도 했어요. 괜히 이 영화에 폐를 끼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근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선배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 질문한 것 이상의 것들을 알려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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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연신 선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특히 진아가 바닷가에서 재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진아가 재훈을 만나서 도움을 요청하는 해변가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두 사람 이야기의 시작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촬영 초반이라 정말 긴장을 많이 해서 조금 헤맸던 것 같아요. 그때 이병헌 선배가 ‘진심으로 도와달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날 돌아볼 수 있게 해야한다’고 했어요. 그래야 재훈도 관객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요. 이병헌 선배는 카메라 앵글에도 잡히지 않는데도 계속 제 앞에 서서 같이 연기를 해주셨어요. 그때는 진아가 재훈에게 말하는 것 반, 안소희가 이병헌 선배에게 말하는 것 반 섞어서 도와달라고 했어요.”

“(공)효진 언니는 영화 속에서 만나는 장면이 없어요. 그렇지만 호주에서의 시간은 언니와 더 많이 보냈어요. 감사하게 밥도 같이 먹자고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어요. 이후에 시내도 같이 나가고, 테니스도 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캐릭터의 연관성이 없는데도 진아를 같이 공유해주셨어요. ‘네가 연기할 때 물음표가 있으면 안된다’면서 ‘무조건 물어보고 네 안에서 물음표가 없어진 상태로 연기를 해야한다’고 조언해주셨어요.”

안소희는 스펀지처럼 선배들의 조언을 흡수해냈다. ‘잘 하고 싶다’는 집념이 만들어 낸 결과다. 사실 안소희는 데뷔 때부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었다.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서도 춤, 노래 그리고 연기를 보여줬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흥미를 느꼈던 그가 욕심을 보인 건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였다.

“제가 욕심이 좀 많아요(웃음).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을 한 거잖아요. 그만큼 책임감이 들고 잘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욕심이 있어서 계속 더 해보고 싶고, 아쉬움이 남고, 잘 했는지 물음표를 던지기도 했어요. 일상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연기를 하면서 경험할 수 있잖아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아요.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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