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예인 괴롭히는 역사] ②역사인식, 왜 스타들에게 엄격한가?
뉴스| 2017-03-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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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리텔 인터넷버전 캡처)



잘못된 역사적 인식 혹은 무지에서 기인한 연예인들의 말 실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한 순간에 날려버리기도 하고, 밥벌이나 다름없는 일터에서 자의반 타의반 물러나기도 한다.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예인들이 잘못을 했다면 응당 그에 맞는 처벌을 감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오롯이 그들만의 잘못이라고만 볼 수 있을까. 이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예인들 괴롭히는 역사 논란에 대해 짚어보고 그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대중문화의 발달과 함께 사회적인 영향력이 막대해진 스타들은 말투 하나 행동 하나까지 기사화되고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인터넷 버전에서 쯔위는 우리 국기와 대만 국기를 함께 흔들었다. 당시 순수한 소녀의 이 작은 행동 하나는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일으켰다. 대만과 중국 사이의 국가적 분쟁은 물론 대만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쯔위 사태는 아무리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스타들의 역사 인식이 실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파급력을 보이는 스타들이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는 간단치 않다. 이들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보내는 청소년의 경우 자칫 잘못된 행동을 실제 역사인냥 받아들일 가능성이 농후한 탓이다.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도 마찬가지다. 최근까지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나 영화 다수가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도 역사 왜곡 논란은 피해갈 수 없었다. 시청관람등급이 제한되지 않은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가치 판단 정립이 제대로 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역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도 있다. 영화 ‘국제시장’은 인간답지 못하게 살았던 노동자들을 외면한 채 경제 성장을 미화했다며 지탄을 받았다. ‘기황후’의 경우도 모국인 고려를 배신한 기황후와 새어머니를 겁탈한 고려 충혜왕(왕유)을 영웅적으로 그려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처럼 스타들이나 대중매체는 청소년을 넘어 전연령대의 대중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보인다. 사극이나 역사적 사건을 작품으로 만들 때, SNS나 방송을 통해 이와 관련한 행동을 할 때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필수다.

청소년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한 교육자는 “청소년은 자아가 아직 덜 성숙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매체, 특히 자신이 맹신하는 스타들의 행동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특히 TV는 누구나 접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잘못된 역사 인식이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탄다면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거나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 교육의 실태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2004년 한국사가 수능에서 선택과목으로 전락했다. 2017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필수과목으로 자리했는데 무려 10년간 학생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라며 “현재는 ‘가짜 역사’까지 등장하면서 청소년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현실에 놓여있는 청소년들에게 스타의 잘못된 인식이 흡수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다수의 아이돌 가수들의 잘못된 역사 인식 부재의 발단도 사실상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것에 있다. 학교 역사 교육도 입시위주로 이뤄지는데다 그마저도 일관성 있게 이뤄지지 못하고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릴 때부터 학교 공부에 별로 참가하지 않고 연예기획사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 아이돌로 데뷔한 가수들에게 역사지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말 한마디가 논란이 되고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역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은 없더라도 그것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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