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View] ③박보영. 마냥 러블리? 솔직해서 더 예쁘다
뉴스| 2017-04-20 11:41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제가 진중하지 못하고 욱해서 SNS를 안 해요” “저 성격 안 좋아요” “결혼 할 수 있을지 항상 의문이에요” “함께 일하고 싶은 신입사원 1위? 저 말 안 들어요”

일명 ‘뽀블리’로 불리는 박보영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밝고 귀엽고 어려보이는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박보영이지만 실제론 마냥 해맑지만은 않았다. 좀 더 현실적이고 솔직하다.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고 사랑스럽다.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이 안민혁(박형식)과 정의감에 불타는 인국두(지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힘겨루기 로맨스를 다룬 작품으로 마지막회는 8.9%(닐슨코리아)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타이틀롤인 박보영이 있었다.

“5개월 정도 봉순이로 지냈는데 이전 캐릭터들에 비해서 안쓰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안아주고 싶었고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힘이 세다는 것 빼곤 다른 사람의 눈치 보고 자존감이 낮은 게 실제 저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봉순이가 자존감을 찾았을 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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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도봉순은 작은 체구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난 힘을 이용해 약자들을 괴롭히는 이들에게 벌을 주며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 실제로 작은 체구의 박보영도 그런 도봉순에 감정 이입을 했고 드라마를 통해서 갈증을 해소했다.

“능동적인 캐릭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현실에서도 제가 다른 사람 보다 키도 작고 체구도 작아서 은연중에 그런 게 있었나보다. 작품을 고를 때 1번은 대본이 재미있는지, 두 번째는 안 해봤던 걸 시도하는 거다. ‘도봉순’을 하고 나서 더 이상 안 해본 걸 하겠다는 건 제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힘쎈여자 도봉순’ 속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박보영은 여배우로서 연예계에서 느끼는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힘쎈여자 도봉순’부터 여자 캐릭터가 타이틀롤이라는 이유로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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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게 많지만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전 운이 좋고 감사하게도 하고 싶은 작품, 배역을 만나왔지만 많이 없었다. 저희 팬들은 제가 작품 띄엄띄엄 하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 그걸 보면서 욕심을 부리면 안 되나, 팬들이 보고 싶은 모습을 하는 걸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도봉순’을 처음 만났을 때 방송사도 정해지지 않고 초고만 있었다. 근데 너무 하고 싶었다. 감독님, 방송사가 정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솔직히 봉순이가 타이틀롤이라서 남자 배우 캐스팅이 힘들었다. 아직은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을 했다.”

도봉순 역을 맡으면서 대리만족을 한 박보영. 실제로 힘이 세졌으면 좋겠을 때를 묻자 “항상”이라는 현실적인 답이 돌아왔다. 그럼에도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긍정적인 힘을 믿었다.

“정의감은 불타는데 현실에 부딪친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악을 쓰고 하는 게 생긴다. 그래도 제 직업은 캐릭터로 말할 수 있지 않나. 그게 커다란 장점이자 힘인 것 같다. 잘못된 사회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엄청난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제가 가진 영향력을 쓰려고 노력은 하지만 아직은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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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블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남녀노소에게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박보영은 여전히 자신에게 엄격했다. 칭찬에 너무 취해선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기도 했다.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일상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다친 발 부상도 숨긴 채 ‘도봉순’ 촬영을 마친 박보영이다. 마냥 러블리하지만 않아서 더 예쁜 박보영이다.

“이 일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항상 평가를 받는 입장이라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연초엔 항상 ‘올해는 날 좀 믿어보자. 사랑해보자’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날 사랑해주려고 하는데 어렵다. 전 약간 칭찬을 잘 못 받겠다.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인기는 조금 있으면 없어진다. 좋은 말씀에 기분은 좋지만 그걸 너무 믿고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자기 자신에게 취하게 된다. 그게 배우에게 제일 좋지 않은 것 같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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