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우리 집 문제' 다를 바 없는 삶, 공감에서 오는 위로
뉴스| 2017-06-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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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우리 집 문제'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신혼 생활의 문턱 넘기, 샐러리맨의 애환, 부모의 이혼을 눈치 챈 사춘기 딸의 고민, 도시에 사는 신혼부부의 명절 귀성 전쟁, 전업주부의 정체성 찾기 …. 어느 하나는 내 얘기같은 이야기를 들고 오쿠다 히데오가 찾아왔다.

‘인더풀’ ‘남쪽으로 튀어’ ‘면장선거’ ‘공중그네’ 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선보이는 ‘가족소설’ 제 2탄 ‘우리 집 문제’다. ‘오 해피데이’ 후속작으로 꼽히는 ‘우리 집 문제’는 오쿠다 히데오가 그려온 부조리한 인간 세계의 슬픔과 슬픈 현실을 용기와 사랑으로 돌파해 나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적절한 유머 속에 담겨 있다.

특히 소시민들의 삶에 현미경을 들이댄 것이라 그 공감대는 더욱 깊다. ‘우리 집 문제’ 속 ‘허즈번드’에서는 남편 회사의 소프트볼 시합에 응원하러 간 아내가 남편의 사내 위치를 알게 되고, 남편의 해고에 대한 걱정과 동시에 남편을 향한 연민에 휩싸인다. 그런가 하면 ‘에리의 에이프릴’에서 고 3인 딸은 어느 날 부모의 이혼이 임박했음을 눈치채고 온갖 공상을 펼친다. 부모에 대한 연민과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에 대한 야속함 속에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한 주인공은 의외로 주위에 이혼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된다.

‘귀성’은 결혼 후 처음으로 명절을 맞아 귀성하는 부부의 스토리다. 남편과 아내는 첫 명절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꿈꾸지만, 현실은 처가와 시댁을 둘 다 방문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그럼에도 두 가정 사이에는 여전히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는 걸 발견한다. 한국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사람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공감 속에 ‘우리 집 문제’는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맛깔스런 문장과 섬세한 감성이 더해져 위로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오쿠다 히데오 지음 | 김남주 옮김 | 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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