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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의 보다가] ‘품위있는 그녀’, 24% 간통인구들 죄책감 덜어주려는 듯
뉴스| 2017-06-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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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는 그녀' 3회 방송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은수 기자] ‘품위있는 그녀’는 제목으로 역설하고 있는 것인가. 지난 23일까지 3회 분을 내보낸 JTBC ‘품위있는 그녀’에서 품위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돈을 목적으로 기업 회장의 간병인을 자청한 박복자(김선아), 시아버지로부터 받을 상속만을 목적으로 남편도 없는 시집생활을 하는 박주미(서정연), 부부 스와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효주(이희진) 오경희(정다혜) 장성수(송영규) 서문탁(김법래) 등 등장인물의 행동이 그야말로 가관이다.

3회까지 방송한 ‘품위있는 그녀’에서 박복자는 정체를 들키고 말았다. 이후부터 극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한 궁금증은 시청률 수치를 매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드라마는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보고 있자니 적잖이 불편하다. 등장인물들은 불륜뿐 아니라 남성 접대부까지 끌어들이며 드라마의 품위를 떨어트린다.

그나마 정상인 범주에 속해 있는 우아진(김희선) 조차 최근에는 강기호(이기우)와 묘한 썸을 타고 있다. 딸의 미술과외교사 윤성희(이태임)와 바람난 안재석(정상훈)은 우아진의 덜 떨어진 남편이다.

외도는 일상이며 배신은 옵션이라고 말하는 듯 이 품위 없는 드라마가 제목처럼 ‘품위있는 그녀’로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혼자들의 간통 비율은 24.2%에 이른다. 설문조사에 응한 기혼자 2000명 가운데 ‘간통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모두 484명이다.

기혼자들의 간통 비율이 급증한데는 ‘간통죄 폐지’도 큰 역할을 했다. 각종 인터넷 채팅 사이트 등 기혼자들이 이성을 접할 수 있는 통로는 훨씬 다양해졌다.

바람을 피우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기혼자들은 58%에 이르렀다. 이들 대부분은 배우자에 대한 미안함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1순위로 꼽았다.

이런 실정이 무색하도록 ‘품위있는 그녀’ 속 인물들은 죄책감이 없다. 바로 이 지점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간통보다 더 불편하게 한다. 죄책감 없는 외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품위있는 그녀’가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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