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브렌든 그레이스, 메이저 최저 62타 신기록 작성
뉴스| 2017-07-23 07:31
이미지중앙

브렌든 그레이스가 23일 8언더파 62타를 치면서 역대 메이저 최소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디오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노랫말처럼 어메이징 그레이스였다. 남아공의 브렌든 그레이스(30)가 메이저 대회에서 역대 최저타인 62타를 치면서 기존 기록을 한 타 경신했다.

23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파70 715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세번째 메이저 디오픈(총상금 1025만달러) 셋째날 그레이스는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기록하면서 역사적인 스코어를 달성했다.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최저타인 63타는 1973년 조니 밀러가 오크몬트에서 열린 US오픈 마지막날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총 31번 나왔다.

그레이스는 첫 홀(파4 448야드)부터 버디로 기분좋게 시작했다. 4,5번 홀에서는 연속 버디를 추가하면서 ‘오늘 감이 좋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8,9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전반 홀에서만 이미 5타를 줄였다. 후반 홀에서는 4홀 동안 파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14번(파3 200야드)에서 무려 40발자국 거리에서 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6언더파로 올라섰고 16, 17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역대 최소타의 기대감을 높였다. 결국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의 샷 만에 그린에 올렸고, 홀 12m거리에서 투 퍼트로 파를 지켜내면서 기록 작성을 마무리했다.

첫날 이븐파 70타로 그친 그레이스는 비바람이 꽤 부는 악천후 속에 치러진 2라운드에서 4오버파 74타를 적어내면서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하지만 바람 한점 없이 잔잔한 날씨 속에 치러진 3라운드에서 순위는 무려 40계단을 뛰어올라 히데키 마쓰야마(일본)와 공동 5위(4언더파 206타)로 마쳤다.

그레이스가 역사적인 기록 달성을 해내자 18번 홀 그랜드 스탠스의 갤러리들은 열광했다. 로프 안쪽으로 들어와서 그의 놀라운 성과를 축하했고 연신 큰 박수와 함께 휘파람이 이어졌다. 마셜들이 갤러리를 로프 밖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통제해야 할 상황이었다.

경기를 마친 그레이스는 “18개 홀에서 뭐가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그의 베테랑 흑인 캐디인 잭 라세고는 그걸 알았다. 라세고는 남아공에 아파르트헤이트의 기세가 등등하던 시절부터 캐디로 경력을 쌓았다. 루이 웨스트후이젠이 지난 2010년 디오픈 우승할 때의 캐디였다. 그가 81번의 마스터스, 17번의 US오픈, 145번의 디오픈, 98번의 PGA챔피언십을 합쳐 442번의 메이저에서 지켜봤던 최고의 스코어는 63타였다.

1860년 프레스트윅에서 디오픈이 열린 이래 63타는 31번이나 나왔으나 62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라세고는 경기를 마치는 순간 그레이스에게 말했다. “당신이 역사책에 나오게 됐다.” 그레이스는 “무슨 말이야?” 하고 물었을 정도다.

그레이스는 선행이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일 수도 있다. 한 달전에 그는 150만랜드(11만6000달러)를 남아공의 웨스턴케이프의 가든루트에서 일어난 키스나 화재의 구제의연금으로 내기도 했다. 그레이스는 키스나에서 20km 떨어진 버팔로베이에서 자랐고, 부모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토요일 라운드를 시작할 때 그는 한 갤러리가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키스나를 위해서 해줘요.” 그게 영감으로 작용한 듯하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그의 기록 작성에 대해 조크했다. “아마도 세계에서 조니 밀러만 빼고 다들 즐거워할 뉴스다.” 하지만 밀러는 당시 NBC스포츠 부스에서 해설가로 있으면서 그레이스의 기록을 축하했다. “볼 스트라이킹이 뛰어났다. 퍼트는 아주 강했고, 코스를 쉽게 정복했다. 코스는 오늘 너무나 쉬웠다. 수많은 라운드가 있으니 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였다.”

그레이스는 18번 홀 그린을 벗어나면서 그제서야 누구도 가본 길이 없는 업적을 작성했다는 생각에 자신이 친 볼을 라세고에게 주었다. 그 볼로 뭘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그 볼에 사인을 하거나 기록용으로 남긴다. 그 볼은 역사 전시관에 남겨질 가능성이 있다.

2007년 투어에 데뷔해 11년차인 그레이스의 세계 랭킹은 35위이다. 올해 PGA투어에서는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10위를 거둔 것이 최고 성적이다. 평균 비거리 290야드로 투어에서 110위에 불과하고 정확성도 140위인 58.46%에 그친다. 하지만 그린 적중률은 67.73%로 42위로 올라간다. 그만큼 아이언샷을 잘 친다는 말이다. 한국 골프팬들에게는 지난 2015년 프레지던츠컵에서 루이 웨스트후이젠과 짝을 이뤄 최고의 성적을 낸 선수로 기억된다.
sport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