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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빈의 해축야화] ‘나 다시 돌아갈래!’, 세계 축구계의 잊혀진 재능들
뉴스| 2017-08-19 05:42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에서 주인공(설경구)은 퇴행적 삶을 회상하며 기찻길로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한다. 그리고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친다. 하지만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

축구계에도 화려했던 젊은 시절을 가졌지만, 기대만큼 재능을 꽃 피우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물론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 호날두처럼 자신을 향한 기대를 그대로 충족시킨 선수도 있지만,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던 선수가 더 많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칠 것만 같은 화려한 과거를 가진 축구 선수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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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파베이라우디스에서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조 콜. [사진=템파베이라우디스 페이스북]


81년생 테크니션 - 하비에르 사비올라, 조 콜

아르헨티나에는 ‘제2의 마라도나’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유망주들이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하비에르 사비올라다. 사비올라는 1981년생으로 아르헨티나 최고 명문 리버 플레이트에서 데뷔했다. 그리고 2001년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FIFA U-20 월드컵에서 무려 11골을 터트리면서 득점왕과 MVP를 수상했고,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는 첫 시즌 곧바로 17골을 넣으면서 순조롭게 적응했으나, 여기까지였다. 다음 시즌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이 부임한 후 서서히 자리를 잃어갔다. 특히 경쟁자였던 패트릭 클라위베르트라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이후 AS모나코와 세비야 등으로 임대를 다닌 후 레알마드리드에서 재기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는 클라스 얀 훈텔라르와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했다.

이후 여러 팀을 떠돌며 09-10시즌 벤피카의 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지만 이미 주류무대에서 밀려난 뒤였다. 2015년부터 안도라 1부 리그의 오르디노에서 유소년 팀 코치를 맡고 있다.

동갑내기 조 콜 역시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투박했던 잉글랜드 축구계에 오랜만에 등장한 테크니션이었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웨스트햄UTD 유스 출신으로 빠르게 성장한 조 콜은 02-03시즌 아스날의 프리미어리그 14연승을 저지했고, 만 21세의 나이에 팀의 주장까지 맡았다. 하지만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하면서 이듬해 첼시로 떠나게 된다.

첼시에서 주제 무리뉴 감독의 지도 하에 05-06시즌 프리미어리그 베스트11, 06-07시즌 첼시의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 기간은 너무도 짧았다. 몸관리에 실패하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큰 기대를 모았던 리버풀 생활도 실패로 막을 내렸다. 현재 미국의 템파베이라우디스에서 콜은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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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파베이라우디스의 프레디 아두. [사진=템파베이라우디스 페이스북]


89년생 영원한 유망주 - 프레디 아두, 마르코 마린

1989년생인 프레디 아두는 미국의 축구신동이라고 불렸다. 13세의 나이에 미국 17세 이하 대표팀으로 월반할 정도로 그 재능은 엄청났다. 나이를 속였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한국과의 17세 이하 대표팀 친선경기에서도 해트트릭을 하면서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15살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사커의 디시UTD에 입단한 후 프로데뷔 2주 만에 데뷔골까지 터트리면서 ‘아두 신드롬’은 더욱 뜨거워졌다. 하지만 그의 화려했던 축구인생은 너무도 빨리 시들어버렸다. 이후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저니맨’으로 전락했고, 레알 솔트레이크, 벤피카, AS모나코 등 많은 팀은 전전했다. 현재는 조 콜과 함께 템파베이 라우디스에 속해 있다.

‘독일의 메시’를 꿈꿨던 마르코 마린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시 독일에 흔치않던 드리블러이자 테크니션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베르더브레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후 2012년 첼시로 이적하면서 빅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찬란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의 미래는 밝지 못했다. 첼시에서 임대를 전전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주류에서 벗어났고, 현재는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에 소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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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츠05에서 뛰고 있는 보얀 크르키치(가운데). [사진=마인츠 페이스북]


제2의 호나우지뉴, 메시를 꿈꾸다 - 올리베이라 안데르손, 보얀 크르키치

올리베이라 안데르손은 1988년생으로 ‘제2의 호나우지뉴’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브라질 선수다. FC포르투에서 활약하면서 맨체스터UTD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에 띄었고, 07-08시즌 맨유로 이적하게 된다. 2008년 유러피언 골든보이 어워드까지 수상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유망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맨유에서의 활약은 미미했다. 개성이 강한 플레이로 사랑 받았지만 기복이 심했고, 부상이 잦았다. 결국 그는 맨유의 대표적인 영입 실패작으로 남게 됐다. 2015년 맨유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한 안데르손은 브라질의 인테르나시오날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1990년생의 보얀 크르키치는 ‘제2의 메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았던 선수다. 유소년 시절 공식경기에서만 무려 900골이 넘는 골을 넣은 것으로 유명할 정도로 바르셀로나 유스 최고의 결과물로 꼽혔다. 2007년에는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트리면서 리오넬 메시가 가지고 있던 클럽 역사상 최연소 골 기록을 경신했다.

보얀 크르키치의 약점은 멘탈이었다. ‘새가슴’이라는 오명을 얻은 채 유소년 시절의 대단한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고, 임대를 전전했다. 2011년 AS로마로 이적했지만 역시나 부진했다. 스토크시티에서 14-15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14골을 터트리면서 드디어 잠재력을 터트리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 마인츠05로 임대되어 ‘역대 최악의 유망주’라는 타이틀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축구계의 잊혀진 재능들’은 축덕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해축야화 75화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해축야화는 매주 금요일에 1부가 토요일에 2부가 업로드 되며,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 다시듣기(아래 URL 클릭)

http://www.podbbang.com/ch/10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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