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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View] '우는 남자' 참패 후 또 느와르...장동건의 이유있는 ‘뚝심’
뉴스| 2017-08-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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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의외의 선택이다. 원톱도 아니고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와 달리 평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분량이 나눠지지 좋더라. 재미는 더하고 부담은 덜었다. 브이앱도 하고 무비토크 라이브도 하고 홍보 시스템도 바뀌었더라. 원톱 영화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다.”

영화 ‘브이아이피’(V.I.P)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 김광일(이종석)이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장동건은 김광일을 비호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 역을 맡았다. 장동건이 ‘브이아이피’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영향이 컸다.

“박훈정 감독을 작가 때부터 좋아했다. 개인적인 취향이다. 소재가 신선하고 있을 법하고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쿨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끌렸다. 박재혁이라는 인물이 영화의 시작을 열고 문을 닫는 역할이다. 네 캐릭터 중에서 변화가 있는 인물이라서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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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혁은 국정원 현장 요원이었지만 기획귀순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승진해 국내로 돌아온 인물이다. 국정원 요원이나 사무직으로 어떻게 보면 평범한 회사원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장동건은 현실적인 캐릭터를 위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인물의 사연이나 인물의 감정이 중요하기보단 사건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재혁은 직장인으로 현실적으로 승진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쉬운 변화는 헤어스타일이다.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사무직 장면 중에서 상당 부분이 가발이다. 특정 인물을 모티브로 삼기 보단 실제 국정원 직원 복장이 정해져 있으니까 신경 쓴 부분은 핏이다. 제가 수트 입었을 때 이미지가 있어서 최대한 평범하게 하려고 했다. 코트도 두 치수 크게 제작했다.”

■ “느와르가 좋은 이유? 처음 영화 접했을 때 영향 크다”

‘우는 남자’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장동건은 또 다시 느와르 장르를 선택했다. ‘우는 남자’가 흥행에 참패한 것을 떠올리면 뚝심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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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이 많이 안됐죠.(웃음) 기본적으로 그런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고 배우라는 직업이 우선 선택을 받아야 선택권이 생기는데 주로 남성적인 영화가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의도한 건 아닌데 그런 작품을 많이 했다. 어렸을 때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제 나이 또래의 남자 배우들 경우는 ‘대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같은 영화가 인상이 깊다. 홍콩 느와르의 전형적인 세대이기도 하다.”

‘브이아이피’의 시작과 끝은 홍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그 중심엔 장동건이 있다. 홍콩에서의 장면들은 전형적인 느와르의 특징을 따르고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답게 수위도 상당하다. ‘신세계’로 한국형 느와르를 선보였던 박훈정 감독에 작품이기 때문에 기대도 크지만 느와르 장르에 대한 거부감도 무시할 수 없다. 장동건 역시 이 같은 평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장르에서 오는 호불호가 있다. 다만 이런 영화들 같은 경우는 ‘좋다’와 ‘나쁘다’가 아니라 ‘좋다’ ‘싫다’로 나뉠 텐데 이런 장르가 가진 태생적 일이다. 제가 선택한 이상은 크게 염두에 두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느와르의 미덕은 뭔가?) 우리가 우울한 노래를 듣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슬프고 우울할 때 신나는 음악 듣는 것보다 우울한 노래를 들으며 위안을 받는 것 같다. 남자들의 판타지도 있는 것 같고 어둡고 우울한 부분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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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제가 멋있어졌다”

가장 최근작인 ‘우는 남자’를 비롯해 ‘무극’ ‘마이웨이’ ‘위험한 관계’ 등 장동건의 스크린 작품은 흥행 면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반면 1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시청률 대박을 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캐릭터부터 간극이 확실했다.

“‘신사의 품격’ 같은 경우는 사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연기를 처음 해보기도 했고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긴 했지만 막 즐기면서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이제는 좀 내려놓고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재미있으면 관객도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요즘은 일상의 평범한 연기나 과장되게 재미있는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즐겁게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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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한 장동건. 자기애가 없어지고 스스로에게 질렸던 시기가 있었지만 장동건은 “지금은 괜찮아졌다. 다시 제가 멋있어졌다”며 웃었다. 일은 일로 극복한다며 차기작인 ‘7년의 밤’은 연기가 다시 재밌어지게 한 작품이다. 작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한결 여유로운 모습에서 ‘브이아이피’에 대한 자신감도 묻어났다.

“예전엔 좋은 게 70, 안 좋은 게 30이면 고사한 작품이 많았다. 30이 크게 느껴졌다. 요즘엔 좋은 70을 보고 한다. 그렇게 된 이유가 놀아보니까 제가 연기한 기간에 비해서 작품수가 많지 않더라. 여러 편이 잘 안 됐는데 그 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더라. 반면 신중하게 선택한 작품이 잘 되는 게 아니더라.(웃음) 이제 좋은 점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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