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SNS가 뭐길래] ②연예인의 SNS, 공적 공간으로 인정해야 하나?
뉴스| 2017-11-02 10:00
SNS의 등장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꿨다. 연예인, 정치인과도 친구가 됐다. 때론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낯선 이에 대한 불편은 실제 대면하지 않음으로써 흥미로 뒤바꼈다. 작았던 불씨는 불길로 확산됐다. 그렇게 불특정다수에 대한 관심은 짙게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그에 대한 방증이 ‘SNS 스타’와 ‘연예인의 SNS’다. 대중은 일반인을 스타로 만들었고, 연예인은 이전보다 잦게 이슈의 중심에 섰다. SNS가 바꿔놓은 우리의 일상,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연예인이 포털 검색어에 떠있다. 검색해보니 아니다 다를까 논란에 휩싸였다. 놀라울 것도 없다.

최근 연예인이 구설에 오르는 경우가 눈에 띄게 잦아졌다. 요 며칠사이엔 정말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했다. 배우 유아인과 한고은부터 개그맨 정찬우까지 이름을 다 거론하기도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제의식이 발생한다. 늘 관심의 대상되는 연예인에게 SNS는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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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유아인, 구하라, 손수현, 가인(사진=각자 SNS)


■ 논란 된 연예인의 SNS, 내용 어떻길래?


최근 SNS 논란으로 가장 뜨거운 건 유아인이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배우 고 김주혁에 대한 애도글을 올렸다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그는 SNS를 통해 “애도는 우리의 몫; 부디 RIP”라는 글과 함께 영국가수 벤저민 클레멘타인의 ‘Condolence(애도)’ 음원 스트리밍 사진을 게재했다. RIP는 ‘평화롭게 잠들다’(Rest In Peace)는 뜻으로 영미권에서 사용되는 애도 메시지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유아인의 글 내용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유아인은 SNS 정의를 뜻하는 글귀를 올리며 반박하는 태도를 취했다. 여론만 더 악화됐다.

한고은은 ‘한일관 대표 사망 사건’(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가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에게 물린 후 폐혈증으로 사망했다)으로 애완견에 대한 규제 논란이 확산됐을 때 애견인과 개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SNS 글로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한고은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사과문을 올렸다.

또 지난 9월 부산 10대 중학생들이 또래 학생을 잔인하게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을 때 가수 솔비는 SNS에 “어릴 적 청소년기에 학교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가 있다. 우리는 모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비난을 산 뒤 사과문을 올렸다. 한고은의 경우와 같은 패턴이다.

SNS 때문에 다소 민망한 상황에 처한 연예인도 있다.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유이는 지난 7월 강남과 열애설에 인정하는 과정에서 SNS에 글을 올렸다 곤경에 빠졌다. 첫 열애설이 보도된 직후 유이는 SNS를 통해 “진짜 연인이 생기면 말하겠다. 이렇게 오해하면 속상하다”며 부인했지만 몇 시간 뒤 한 매체에서 두 사람의 데이트 사진을 공개했다. 결국 유이는 열애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외에도 배우 박보검, 손수현, 김성경, 래퍼 육지담, 스윙스, 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 가수 백예린, 전소미, 개그맨 이종훈 등 올해만 해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SNS 글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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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한고은, 유이 SNS 논란(사진=각 SNS)


SNS는 명백한 공적인 공간, 공연성 띤 만큼 처벌도 가능해

연예인의 SNS 발언을 두고 사적 영역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사유적 공간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SNS는 공연성을 띠는 명백한 공적 공간이다. SNS 상의 1대1 대화마저도 공연성을 이유로 처벌된 판례가 있다.

일부 여론은 의문을 제기한다. 연예인을 SNS를 기사화하는 것이 옳은 가에 대해. 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적 목적의 보도는 법적 보호를 받고, SNS 자체가 공적 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들이 SNS로 잦은 구설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SNS 자체가 사적인 성격과 공적인 부분이 겹쳐져있는 공간이다. 본인은 개인적 차원에서 글을 올리지만 그게 공적인 것으로 연결된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언론에서 주목하게 되고 기사가 쏟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적인 사건으로 넘어가게 된다. 다른 한편으론 다수의 연예인들이 실제로 홍보나 공식입장을 낼 때 SNS를 공적으로 활용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연예인들의 SNS를 당연하게 공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 논란에도 연예인이 SNS를 놓지 못하는 이유

이번 주만 해도 여러 명의 연예인이 SNS 논란에 휩싸였다. 피로감이 들 정도다. 그렇다 보니 SNS가 연예인에게 독만 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 때론 소속사의 업무 소홀이 아니냐의 문제로까지 번진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SNS 관리는 회사마다 다르다. 배우, 아이돌, 개그맨인지에 따라 관리하는 방법도 다르다. 어떤 배우는 혼자 SNS를 하기도 하지만 회사에서 관리해주는 경우도 있다. 아이돌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신인의 경우는 회사차원에서 SNS를 관리하는 경우가 잦다.

반면 연차가 쌓인 인기 연예인의 경우 회사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연예관계자는 “논란이 일어 회사에서 SNS 활동을 막아도 그냥 하는 연예인도 있다. 인기 연예인의 경우 회사에서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회사에서 SNS 게시물을 직접 관리하면 리스크를 덜 수 있지만 사적 공간으로 생각하는 연예인들도 있어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연예인은 일반인에 비해 인정 욕구가 더 강하다. 저명성이 곧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소속사들도 SNS가 주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안고 가야한다는 분위기다. 연예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SNS는 필수적인 홍보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업계는 SNS를 연예인 홍보의 핵심 전략으로 삼는 추세다.

‘양날의 칼’이라는 말이 제격일 듯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논란의 방향이 더 큰 파급력을 갖는다는 거다. 해결책은 하나다. 연예인 스스로가 SNS에 대한 의식 수준 높이는 방법뿐이 없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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