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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이슈] 시선집중! 돌아온 한국의 4-4-2
뉴스| 2017-11-14 05:05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부진했던 한국 대표팀이 지난 10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단순한 스코어 상의 승리를 넘어, 경기내용이 빼어났다. 전술이 좋았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 핵심은 바로 4-4-2 포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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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콜롬비아 전에서 괄목할 발전을 보인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 콜롬비아를 깬 4-4-2

최근 대표팀은 선수들의 간격 유지에 애를 먹었다. 공수 연결 때 공간을 넓게 허용해 상대선수들이 활개칠 여지를 제공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교과서적인 해법을 꺼내 들었다. 작년 3월 태국과의 평가전 이후 대표팀에서 보이지 않았던 4-4-2 전술을 채용한 것다.

4-4-2는 필드를 겹침없이, 같은 면적으로 나누어 선수들에게 분배한다. 때문에 선수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구역만 지키면 된다. 또한 4-2-3-1 같은 전형과 달리 선수들이 세 줄로 정확히 구분되기에 라인의 간격 유지가 용이하다.

4-4-2는 선수들이 각각의 '라인'으로 움직이기에 특정 선수에게 포메이션 상 이점을 제공하진 않지만, 반대로 상대 에이스에게도 쉽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협력 수비를 바탕으로 중앙 미드필더 고요한(FC서울)은 콜롬비아의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꽁꽁 묶었다. 콜롬비아처럼 특정 선수에 대한 공격의존도가 큰 팀을 상대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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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지워낸' FC서울의 고요한. [사진=대한축구협회]


# 대(對) 세르비아 4-4-2의 변화 가능성

오는 1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한국과 평가전을 치르는 세르비아는 콜롬비아와는 스타일이 다르다. 그래서 한국 4-4-2의 변화 가능성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태용 감독이 “큰 변화 없이 조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지만 세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세르비아는 전형적인 '동유럽식' 축구를 구사한다. 보다 직선적이고, 화려함보다는 효율성에 무게를 둔다. 애당초 하메스 같은 '월드 클래스' 선수가 부족할 뿐더러 그나마 핵심 선수로 분류할 만한 알렉산더 콜라로프(AS로마), 두산 타디치(사우스햄튼) 등이 지난 10일 중국과의 평가전 이후 대거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개인의 기량이 아닌 촘촘한 조직력의 팀이다.

일단 한국으로서는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은 큰 재미를 봤기에 한 번 더 실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근호(강원FC)보다 체격이 좋은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이 손흥민의 파트너로 출전할 수도 있다. 세르비아 수비수들이 콜롬비아 수비수들보다 힘과 높이에서 훨씬 더 강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중원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콜롬비아 전에서는 하메스 전담 마크를 위해 고요한이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파트너로 출전했다. 세르비아를 잡기 위해 신태용 감독은 중원 지배권 강화를 시도할 것이다. 최종 훈련 때처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기성용의 짝으로 출전한다면 중원에서 창조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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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공격수로 출전해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승리에 기여한 이근호. [사진=대한축구협회]


# 향후 4-4-2의 운명


일단 세르비아 전에서도 4-4-2가 시도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경기 중 혹은 이후 다른 경기에서 신태용 감독은 다른 포메이션을 꺼내들 수 있다.

예컨대 세르비아는 월드컵 지역 예선 통과 당시 스리백 전술을 애용했다. 지난 중국전에서는 포백을 실험했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면 스리백을 재가동해 후방의 두터움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손흥민이 측면으로 돌아가 헐거워진 세르비아 스리백의 측면을 공략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신태용 감독은 투톱 체제를 유지할지(4-4-2), 원톱만 남겨둘지(4-2-3-1, 4-1-4-1 등)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콜롬비아 전으로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올랐다. 누굴 만나도 '해볼 만하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다양한 카드를 준비해야 하는 까닭에 전술테스트를 하기에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세르비아를 상대로 연이어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반면 이전의 망가진 모습을 재연한다면 ‘콜롬비아 전 반짝 선전’은 빛이 바랠 것이다. 그래서 세르비야 전의 한국 4-4-2가 중요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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