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기자 Pick] 가장 완벽한 보모는 왜 살인범이 되었나
뉴스| 2017-11-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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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달콤한 노래'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프랑스는 왜 기함할 살인자의 이야기에 열광한 걸까.

프랑스 2016년 공쿠르상 수상작 '달콤한 노래'.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는 이 작품으로 여성 작가로는 113년 공쿠르상 역사상 12번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달콤한 노래'는 인생 전체에 걸쳐 배척당하고 끊임없이 거절당하고 모욕당하며 결국은 삶 전체를 부정당하는 사람들, 특히 소외된 여성들의 이야기, 강요받는 모성, 짓밟힌 개인성을 그린다.

두 아이를 낳고 기르다가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느낀 미리암은 변호사 생활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아이들을 돌봐줄 완벽한 보모를 구했다. 까다롭고 철저한 면접을 거쳐서 만난, 아이들이 첫눈에 선택한 여자, 루이즈.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보모 루이즈 덕분에 모든 생활이 제자리를 찾아갔고, 그녀는 이제 집 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었다.

그러던 중 두 아이가 끔찍하게 살해된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해 보이던 보모 루이스가 범인이다. 하지만 작가는 누가 죽였는지, 어떻게 죽였는지가 아니라 잔인한 살인자 루이즈의 삶을 조명한다. 마약과도 같은 고독 속에서 평생을 견뎌온 루이즈의 삶을 이야기하며 그가 왜 그토록 아끼던 아이들을 죽인지 다가간다.

'달콤한 노래'는 거부와 모욕만을 겪으며 살아온 한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며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지 주목한다.

루이즈처럼 삶이란 마치 오면 안 되었을 곳, 잘못 도착한 곳으로 느껴지기만 하고, 오로지 고독만을 느끼고 타인이란 낯설고 무섭기만 한 존재인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작가는 이처럼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는 인생, 결국은 자기 자신도 외면하고자 했던 고통스러운 삶을 그리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한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아르테(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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