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노브랜드 뷰티] ①“리얼 후기가 대세” 화장품도 바이럴마케팅 시대
뉴스| 2017-12-07 11:03
“@아무개. 이 화장품 좋대, 살까 말까?” 요즘의 소비자는 화장품 구매 전 SNS 영상 아래 댓글로 친구를 태그한다. SNS에 화장품 광고 및 협찬이 대폭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디. 새로운 시장도 열렸다. 뷰티 크리에이터는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품을 론칭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뷰티 업계는 더 이상 홍보의 장을 한정 짓지 않는다. 누구도 개인을 정의할 수 없기에, 동시에 개개인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에 그렇다. 바야흐로 무한한 확장성을 갖는 ‘노브랜드 뷰티’ 시대가 왔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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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혹시 ‘페북 화장품’ ‘인스타 화장품’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화장품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제품들은 디올, 샤넬, 조르지오 아르마니, 맥 등 백화점 화장품이나 토니모리, 더페이스샵, 미샤 등 로드숍 화장품에 이어 새롭게 분류되는 카테고리다.

해당군의 브랜드에는 반트 36.5, 쉬드엘, 에이프릴스킨, 네이크업페이스, 닥터마인드, 유리스킨, 메디큐브, 유리카, 셀업, 잉가, 더블유 랩, 로하셀, 머지, 무아 등이 있다. 대부분 이름이 생소하지만 평소 SNS를 즐겨한다면 결코 낯선 이름은 아니다. 이름은 알지 못해도 해당 광고 영상을 보면 ‘아~’하고 알아챌 수 있다.

■ SNS 마케팅 주체로 나서는 소비자
바이럴 마케팅은 간소화된 과정으로 소비자에 접근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파생된 홍보 방식 또한 직접적인 성격을 띤다. ‘여성의 화장품 소비가치에 따른 화장품 브랜드의 SNS 특성 선호도’(2016) 논문에 따르면 SNS의 정보성은 신속하고 친근한 정보 제공과 수시 포스팅, 즉각적 반응속도, 피드백, 정보 확산을 통한 구매전환 유도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SNS 화장품도 플랫폼의 이 같은 특징을 활용해 생겨난 새로운 영역이다. 잦은 노출과 입소문을 통한 신뢰 형성이 중요한 SNS에서 소비자는 능동적 주체다. 브랜드가 SNS 유저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제품 협찬 혹은 대리홍보와 그에 대한 대가지불이다. 페이스북에서는 자체 광고 기능을 이용해 홍보영상을 퍼뜨리면 일명 ‘댓글군단’이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광고를 진행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팔로워가 많은 유저에게 제품을 협찬하는 방법을 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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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화장품 광고(사진=페이스북 캡처)



■ 인기의 이유? 친근감·명확한 타깃·낮은 구매 장벽
위 브랜드 중 대부분은 SNS 광고 마케팅이 성행하고 붐이 일던 시기인 2014~2016년(사업자등록 기준) 사이에 생겨났다. 그럼 의문이 든다. 그 때는 이름을 알리지 못했는데 왜 이제야 붐을 일으킬 수 있었을까?

요즘의 SNS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을 널리 알리는 목적에서 더 나아가 노출이 직접적인 소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게끔 한다. 브랜드는 SNS 유저에게 직접 접촉을 시도한다. 모델은 일반인이고 해당 브랜드 SNS 운영자는 댓글로 대화도 시도한다. 소비자와 친근감을 형성하며 구매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게다가 화장품은 특성상 체험이 가장 중요한 구매지표로 작용한다. SNS 화장품은 소비자의 구매 의도를 파악해 제품의 기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홍보 영상에서는 귤에 프라이머를 바르며 타사 제품과 비교를 하고, 생고기에 자사의 미용기구를 이용해 잉크를 흡수시키는 실험을 한다. 키스를 해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 틴트라며 알리고, 붉은 트러블 피부도 쿠션 터치 몇 번에 매끈한 표현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일주일 만에 트러블이 쏙 들어가는 경과도 있다. 소비자는 ‘리얼한 후기’ 형식인 홍보영상들은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이런 SNS 화장품 회사들의 전략에는 이유가 있다. ‘SNS에서 브랜드와 이용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화장품 인식에 미치는 영향’(2017) 논문에 따르면 SNS 이용자는 화장품을 구매하기 전후로 화장품 브랜드 SNS와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제품과 정보,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유저의 주된 연령층이 10대부터 20대 초반인 점도 영향이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제품을 구매하는데 익숙한 소비습관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연령대에 비해 구매력은 낮은 점도 문제없다. SNS 화장품은 대부분 저렴하게 가격형성이 되어 있거나 1+1 등 잦은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SNS 화장품은 제품의 타깃과 목적을 분명히 했기에 흥행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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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화장품 편집숍 태그온뷰티(사진=AK플라자 제공)



■ 오프라인까지 확장한 SNS 화장품의 위력
광고 형태의 변화도 SNS 화장품의 영향력에 힘을 실었다. 지면이나 온에어 광고보다 바이럴 마케팅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시대다. 입소문을 탄 SNS 화장품은 새로운 환경과 만나 오프라인 세계로 뛰어 든다.

SNS 화장품은 방송가와 뷰티 편집숍 등에도 손길을 뻗으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뷰티프로그램 ‘겟잇뷰티’ ‘팔로우 미’ ‘화장대를 부탁해’ 등에서는 더 이상 명품 화장품만을 다루지 않는다. 올리브영이나 왓슨스 등과 같은 드럭스토어에는 ‘SNS 대란템’ ‘SNS 화제 제품’ 등 스티커를 붙여놓고 별도의 존을 만들었다.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기도 한다. 유리카는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6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그로 인한 매출은 목표대비 150% 이상의 수준이었다. 대표 제품이 담긴 한정판 박스는 준비한 물량 2000개가 완판 됐다. 에이프릴스킨과 더블유 랩은 현재 롯데백화점 영프라자에 입점했다. 두 브랜드는 매달 목표대비 130~150%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AK플라자는 지난 4월 아예 SNS 핫 아이템을 한데 모은 편집숍 ‘태그온뷰티’ 분당점을 열었다. 매장에는 32개 브랜드가 입점했는데, 70%가 스타트업 제품이다. 성과도 좋다. AK플라자에 따르면 태그온뷰티 1호점은 오픈 후 7개월간 매출은 목표대비 200% 초과 달성했다. 분당점 오픈 6개월 만에 수원점에 2호점을 냈고, 구로점과 평택점도 오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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