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노브랜드 뷰티] ④변하는 뷰티업계, 짚어야 할 명암과 전망
뉴스| 2017-12-07 11:14
“@아무개. 이 화장품 좋대, 살까 말까?” 요즘의 소비자는 화장품 구매 전 SNS 영상 아래 댓글로 친구를 태그한다. SNS에 화장품 광고 및 협찬이 대폭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디. 새로운 시장도 열렸다. 뷰티 크리에이터는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품을 론칭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뷰티 업계는 더 이상 홍보의 장을 한정 짓지 않는다. 누구도 개인을 정의할 수 없기에, 동시에 개개인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에 그렇다. 바야흐로 무한한 확장성을 갖는 ‘노브랜드 뷰티’ 시대가 왔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이제 소비자는 더 이상 과장광고에 속지 않는다. 넓어진 선택지만큼 요구되는 판단력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제품만 어필하는 홍보 방식은 구식이 됐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그러면서도 신선한 접근만이 살 길이다.

홍보대행사 미디컴의 공진택 대리는 자사 인터뷰를 통해 “SNS를 비롯한 디지털 PR에서는 이미 퍼포먼스 마케팅이 주류가 되어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정보성 콘텐츠를 가장한 광고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한 때 SNS를 휩쓸었던 뷰티 크리에이터들로 인해 협찬 콘텐츠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정보=광고’라는 인식이 박혀 피로도가 쌓인 것이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현재 뷰티 PR의 트렌드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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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양심은 지키고, 군중심리는 피하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그에 대한 명암이 있듯, SNS 화장품과 뷰티 크리에이터의 브랜드가 널리 퍼지며 경계해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

SNS를 통해 유행이 형성되면서 단숨에 유저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극단적인 광고 또한 늘고 있다. 광고영상은 제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작된 만큼 단점을 교묘하게 가린다. 소비자는 ‘리얼 후기’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영상의 이면을 쉽사리 알아챌 수 없다. 대부분 브랜드는 뛰어난 커버력, 지속력 등 일부분만 부각해 홍보하기 때문에 그 외 기능에 대해서는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홍보영상에는 보정효과가 들어가 있다. 얻을 수 있는 건 오직 댓글에 실린 몇 마디 후기뿐이다.

그 결과 기대와는 다른 상품을 받아볼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커버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해 구매했는데 커버력은 좋아도 너무 건조하거나 들뜨는 등이다. 수많은 댓글로 인해 군중심리가 발생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 한 탓도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의 피부타입을 고려하지 못 한 채 댓글에 휩쓸린다.

브랜드의 양심도 중요하다. 간소화된 유통판매 과정으로 거품이 빠진 가격을 제시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SNS의 친숙함을 이용해 악용할 수도 있다. 그리 저렴한 가격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친근한 SNS를 통해 노출되니 가격에 대한 인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실제로 SNS 화장품에는 50000원 이상을 호가하는 제품도 있고, 비싼 가격이지만 증정행사를 많이 한다는 걸 어필하는 경우도 있다.

뷰티 크리에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들을 믿고 구매하는 소비층이 확실하기 때문에 가격 책정은 판매자의 몫이다. 화장품을 사랑하는 마음에 질 좋은 제품을 알리고 싶어 판매 목적보다 ‘공유’를 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시장원리를 역이용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MCN 레페리 최인석 대표는 “뷰티 크리에이터는 1인 방송 매체다. 뷰티 크리에이터가 1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다방면의 전문 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므로 ‘회사’라는 존재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틀이 없는 창조성을 갖는 대신, 회사와 만나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과정에서 그저 또 다른 상술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뷰티 크리에이터 시장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최 대표는 “이 때 대다수 회사는 파급력에 초점을 맞춰 단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그들의 브랜드를 이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은 인간적인 신뢰를 기반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그 신뢰는 당장 무엇을 구매하도록 만들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라면서 “잘못 발전하면 소비 전환을 부추기는 부스터 정도의 가치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되는 단점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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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SNS 화장품과 뷰티 크리에이터의 전망
그렇다면 SNS 화장품을 비롯해 1인 브랜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업계 관계자들은 뷰티 크리에이터의 1인 브랜드 론칭은 지속적으로 인간적인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과 상업적 발전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애콤은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브랜드 론칭이 겉으로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제품을 개발하려면 손이 정말 많이 간다. 혼자서 몇 번의 미팅을 하고 직접 지방에 있는 용기업체와 라벨업체 등 감리를 보러 가야할 일도 많다. 화장품 회사에서 여러 명이 팀으로서 하는 일을 혼자 하는 거다”면서 “그만큼 정말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확신이 들 때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 대표는 “뷰티 크리에이터의 구독자 수나 영상 조회수가 아니라, 구독자의 특성과 니즈를 면밀히 분석해 그들을 위한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시간을 투자하고 준비해야한다. 1인 브랜드가 지니는 가치와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꾸준히, 자세히 소통하면서 브랜드를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이럴 경우 리소스도 많이 투자되고 시간도 오래 걸리겠지만 영구적인 힘을 갖는 강력한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크리에이터는 근본적으로 미디어의 역할과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온오프라인 전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모든 산업의 제조-마케팅-소비 행태를 변화시킬 것이다”라고 뷰티 크리에이터의 역할과 가치가 점점 높아질 것을 전망했다.

이어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브랜드가 완전히 뷰티 업계 판도를 뒤엎는다기보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정도의 변혁을 이끌 것이다. 현재 뷰티 브랜드의 카테고리는 백화점, 로드샵, 드럭스토어, SNS 브랜드와 같이 구분되는데 여기에 ‘크리에이터 브랜드’라는 카테고리가 자리 잡는 거다”라면서 “이런 현상은 산업에나 소비자에게나 유의미하다. 화장품 제조부터 시작해 마케팅, 판매(유통) 등전반적인 부분에서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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