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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뷰] 뮤지컬 ‘올슉업’ 지금 사랑하라, 뜨겁게 유쾌하게
뉴스| 2017-12-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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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올슉업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희윤 기자] 뮤지컬 ‘올슉업’은 몸을 들썩이게 하는 유쾌한 분위기가 가득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사랑을 말하는 사람들이 모여 핑크빛 즐거움을 자아내는 시너지가 넘쳐난다.

지난 11월 24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올슉업’은 로큰롤 열풍을 일으킨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으로 이뤄진 뮤지컬이다.

‘올슉업’은 자유로운 영혼 엘비스 프레슬리가 감옥에서 나와 ‘정숙법’이 존재하는 따분했던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촉발되는 이야기다. 엘비스의 데뷔곡 ‘Heartbreak Hotel’과 ‘Love Me Tender’등 총 24곡의 히트곡으로 채워져 최고의 주크박스 뮤지컬로 평가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음악을 사랑하는 기타리스트 주인공 엘비스 역은 손호영과 휘성, 허영생, BAP 대현이 맡아 4인 4색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며 언젠가 자신을 구원해 줄 운명의 남자를 기다리는 자동차 정비공 나탈리 역에는 박정아, 제이민, 이예은이 무대에 올라 서로 매력이 다른 풍성한 연기를 펼친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빠른 템포의 파워풀한 안무와 완벽한 음악이 조화를 이룬다. 대하드라마처럼 웅장하진 않지만 스토리라인이 이전 공연보다 강화돼 ‘사랑’이라는 인류 보편의 정서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특히 전체 맥락의 유기적 구성은 순수한 정서를 더욱 부각시키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정숙법’에 짓눌려 애정을 쉬쉬하며 이합집산을 반복하던 마을 사람들이 모두 일치단결해 사랑을 이룩하는 역설. 유쾌하고 엉뚱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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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올슉업


서부극을 보는 듯한 무대구성도 영민하다. 전체 무대는 장면전환 시 꼭 필요한 부분으로만 최소화했다. 그렇다고 성의가 없지는 않다. 오히려 전체 무대미술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주는 임팩트가 있고 인물의 공간 활용도도 높기에 몰입도를 높인다. 사랑의 알고리즘을 완벽히 파악한 무대 활용이 관객의 열린 마음을 더 촉진해 작품 안에 완전히 녹아들도록 만든다.

풋풋한 주연과 원숙한 조연의 앙상블도 눈에 띈다. 특히 엘비스 역을 맡은 BAP 대현과 나탈리 역을 맡은 이예은의 조합은 상상 이상이다. 관객을 소년소녀로 만드는 순수한 매력이 더해져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로레인 역의 곽나윤과 실비아 역의 안유진도 흠잡을 데 없는 가창력과 노련함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다만 몇몇 장면 전환의 경우 산만함이 아쉽다. 애정의 갈림길에 선 인물들의 갈대 같은 마음이 동적으로 표현되는 만큼 일차원적 ‘흥의 분출’이 아닌 전염성 높은 ‘흥의 나눔’으로 환원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엘비스의 노래가 시대를 불문하고 여전히 사랑받는 건 세상에 애정을 노래하고 싶은 사람들과 보편적인 감성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올겨울 행복의 주크박스 속으로 풍덩 빠져 핑크빛 바다를 마음에 품어 보는 것은 어떨까. ‘올슉업’은 오는 2018년 2월 11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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