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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잇 수다] '1만원→3만4000원' 음원 요금 3배 인상 움직임
뉴스| 2018-04-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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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정부가 음원 저작권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본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멜론, 지니 등 음원사이트의 이용료 인상이 불가피 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연), 한국음반산업협회(음산협) 등 4개 저작권 신탁관리 단체가 제출한 ‘음원 저작권료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한 심의 절차에 돌입했다. 심의를 원만히 통과할 경우 연내 음원 저작권료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해당 개정안은 창작자 수익 분배율을 높이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방식의 경우 창작자 배분 비중을 60%에서 73%로 높일 것을 요구했다. 통과가 된다면 스트리밍 저작권료가 현재 매출의 70% 수준인 다운로드 서비스와 비슷한 매출을 끌어올리게 된다.

즉 기존 9000원 수준인 30곡 묶음 다운로드 상품의 경우 최대 1만6000원까지 오르게 되고, 현재 약 1만원 수준인 무제한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상품은 최대 3만4000원 등 3배 이상 오를 수 있다.

또한 한음저협과 함저협은 스트리밍 서비스 저작권사용료를 각각 2%, 1% 인상하는 안을 제출했다. 음실연과 음산협도 저작권보상금을 1%, 10% 인상하는 안을 내놨다.

그간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음원 스트리밍 상품은 매출의 60%가 창작자에게 가는데 그중 작사·작곡자에겐 10%, 가수에겐 6%밖에 가지 않는다. 음악인의 창작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수익구조의 불공정성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 개정안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여러 음원사이트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인상하는 쪽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율을 늘리며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있던 상황에서 더이상의 할인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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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멜론, 지니 웹사이트 캡처)



■ 저작권료 인상, 소비자 위축·역차별 우려도

하지만 일각에선 대폭 인상이 예상되는 음원 이용료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오히려 업계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 전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대부분은 음원사이트 이용자가 만원 이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요금이 인상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지금 3배가량 인상이 될 거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가장 저렴한 서비스도 1만 원대를 넘기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공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튜브 유입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인상이 결정되면 더 커지지 않겠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해외 사업자인 유튜브와 애플뮤직은 이번 인상 개정안 대상에서 제외됐다. 역차별 논란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7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음원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는 멜론이 1위, 유튜브가 2위다. 멜론과 유튜브 이용자는 차이는 단 0.1%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간발의 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멜론 등 국내 음원사이트 입장에선 이번 개정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10명 중 9명의 음원사이트 이용자가 1만원 미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 상황에도 저렴한 상품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음원사이트 입장에서도 이번 인상안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갑자기 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하면 새 유입자는 물론, 기존 고객도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공짜로 음악 이용이 가능한 유튜브 시장이 커질 경우 음악 산업이 더 위축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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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지니, 멜론, 벅스, 소리바다, 애플뮤직 로고)



■ “비정상적 음악 가격, 음악계 궁극적 발전 위해 필요한 변화”


부정적인 시선만 있는 건 아니다. 수년간 멜론을 이용해온 직장인 김민주(28)씨는 “가격이 인상된다 해도 계속 사용할 것 같다.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내가 저작권료를 잘 내고 있구나 생각하기로 했다. 또 이만큼 음질이 보장되고 깔끔하게 검색되는 사이트가 없다”며 “유튜브로 들으려면 개별 검색을 해야 하고 라디오 형식으로 들으려면 뭔가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더라. 과정이 번거롭기도 하다”고 말했다. 주부 한예진(38) 씨도 부담스운 건 있지만 기존의 음원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도 이번 개정안이 창작자의 권익을 살려줄 긍정적 기회로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소비자는 당연히 가격이 싼 쪽으로 갈 것이고 그게 창작자의 궁극적인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 방향의 논의보다는 여전히 비정상적인 음악 가격 때문에 창작자들이 괴로워하고 있다는 데에 초점을 두지 않아야 할까 싶다”며 “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한 룰이 적용되고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걸 해결하지 않고 불투명한 미래의 궁극적 수익을 논하는 게 더 어색하다. 사실 지금보다 음악 가격이 전체적으로 더 비싸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소유가 아닌 스트리밍이라고 하지만 무제한으로 들으면서 한 달에 만원 남짓 내는 건 저렴하다. 그동안 창작자들이 괴로움을 일방적으로 참아왔다면 이젠 유통사와 소비자가 음악계의 미래를 위해 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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