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新라이프스타일] ③휘게·라곰·오캄 등의 일반화, 문제는 없을까?
뉴스| 2018-05-10 10:00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열풍과 함께 각종 미니멀라이프 바람이 분 것이다. 이 같은 삶과 연관된 휘게(덴마크), 라곰(스웨덴), 오캄(프랑스)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 휘게와 같은 삶의 방식에 우리가 왜 열광하는지 짚어보고, 앞으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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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본인의 수준이나 성격에 맞게 살라는 조상의 가르침이다. 그런 면에서 유행도 비슷한 흐름을 지닌다. 유행을 마냥 쫓다간 뱁새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라이프스타일도 마찬가지다.

현재 유행인 휘게, 라곰, 오캄 등의 라이프스타일은 대체로 안정적이거나 편안한 장소에 한정된다. 활동 반경의 대부분은 집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얻는 것이 주 목적인 탓이다. 이에 따르는 긍정적인 역할도 크다. 자신의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활이기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이끌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하지만 모두에게 이 같은 삶의 방식이 맞는 건 아니다. 직장인 박상학(28.남) 씨는 관련 책을 읽고 난 뒤 휘게 라이프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스트레스가 컸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마이크 비킹의 책을 읽고 난 뒤 휘게 라이프를 시도해봤다. 초를 켜놓고 음악 감상을 하기도 하고 긍정적인 생각만 했다. 가족과도 정치 이야기나 복잡한 내용 말고 어릴 때 추억을 나누면서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며칠 해보니 답답했다. 외향적인 성격이라 밖에 나가 노는 것을 좋아한다. 잘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도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휘겔리 하게 사는 건 활동 반경이 좁고 집안에서 이뤄야 하는 것들이 많다. 결국 보름 만에 휘게 라이프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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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마이크 비킹 덴마크 행복연구소장의 저서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에는 이런 사례가 나온다. 마이크 비킹은 한 학생과 나눈 대화를 적어내리며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휘게가 내향적인 사람들이 무기력함을 느끼지 않고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반대로 생각하면 외향적인 사람들과는 맞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지난해 욜로 열풍이 분 적이 있다. 너도 나도 욜로를 외치며 여행을 떠나거나 바쁜 일상에서 탈피를 시도했다. 하지만 지나친 욜로는 도리어 현실을 외면하고 회피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스갯소리로 '욜로하다가 골로 간다'는 말까지 생겼다. 전문가들은 유행이 아닌 자신의 상황이나 성향에 맞게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유행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쫓다보면 사회성이 부족해질 우려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휘게 라이프에 치중하다보면)공동체 연대감이 약해질 수 있다. 지나치게 개인적인 행복을 추구하다보면 소통이 약해질 수 있다. 더불어 성장한다는 게 정신 건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다. 이를 통해 성숙한 시민 의식도 나오는 거다”고 설명했다. 휘게, 라곰 등은 소소한 일상 행위를 통해 행복을 얻는 방식이다. 활동 반경이 넓지 않고, 안정적인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자연스레 외부 자극에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해결 방법에 대해 이 교수는 커뮤니티나 동아리 등 함께 삶의 공유할 수 있는 활동을 추천했다. "커뮤니티 활동은 정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게슈탈트라는 거다. 부분의 합이 전체가 되는 건데 애초에 전체라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권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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