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연;뷰] 뮤지컬 ‘빨래’ 지금 당신에게 찾아온 가장 따뜻한 위로
뉴스| 2018-05-2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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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빨래(사진=씨에이치수박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희윤 기자] 이보다 더 정직한 스토리가 있을 수 있을까. 뮤지컬 ‘빨래’는 정말 빨래로 시작해 빨래로 끝나는 이야기다. 우리의 삶에서도 빨래는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재다. 빨래는 모든 일상인들의 생활의 한 부분이자 전체를 말해주는 생활의 지표다.

창작뮤지컬 ‘빨래’는 서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나영과 몽골 이주노동자 솔롱고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살이를 그린 작품이다.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 공감대를 형성하며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비정규직 나영이 서점 사장의 횡포에 맞서다 부당해고 위기에 직면하고, 이주노동자가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상황, 이밖에도 장애인에 대한 현실적인 시선과 사회적으로 만연한 허술한 복지체계 등 여러 가지 중대한 문제의식을 담아낸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작품성을 챙긴다.

그렇다고 극적인 사건이 존재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인들의 현실을 그려 더 정감이 간다. ‘빨래’는 누군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고, 그 누군가는 관객 모두가 될 수 있는 열린 얼굴을 하고 있어 관객 각자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야말로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웰메이드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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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빨래(사진=씨에이치수박 제공)


무대구성은 단순한 편이다. 전체적인 무대변환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추억을 자극하는 아기자기하고 올망졸망한 소품들이 서사적 리얼리티를 보완한다. 덕분에 극에 대한 몰입감에 있어서만큼은 그 어느 작품보다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 치중된 전체 구성은 오히려 관객들의 피로감을 높인다.

진태화, 조민정, 허순미, 정평 등 대체 불가한 쟁쟁한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는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다. 특히 이들의 섬세한 연기는 극을 이끌다 못해 꽉 채운다. 마치 이들 없인 ‘빨래’란 작품이 성립조차 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질 만큼 존재감이 뚜렷하다. 배우의 힘이 정말 큰 작품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약점이 되기도 한다. 서사 자체가 전적으로 배우에게 의지하는 점이 많은 구조이다 보니 타 작품에 비해 공연의 완성도가 배우의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

뮤지컬 ‘빨래’는 서울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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