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뷰] 에녹, 뮤지컬 ‘붉은 정원’ 무한 예찬론
뉴스| 2018-06-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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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붉은정원 배우 에녹 프로필컷(사진=벨라뮤즈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희윤 기자] “첫사랑요? 사춘기 때요(웃음)”

첫사랑에 대해 묻자 에녹은 수줍어하며 말을 아꼈다. 누구나 그렇듯 사춘기는 떠올릴라치면 막연하게 볼이 빨개지는 지점이다. 데뷔한지 10년이 넘은 배우가 수줍어한다는 것도 어딘가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붉은 정원’은 아름답고 치열한 첫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무대에 펼친다. 여기서 에녹은 퇴역한 장교이자 작가인 빅토르를 통해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숨결이 묻어나는 첫사랑이 기대되는 이유다.

▲ 초연작 ‘붉은 정원’에 참여한다. 원작이 워낙 명작이라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붉은 정원’ 대본을 보는 순간 마음에 들었어요. 스토리, 극의 흐름, 가사 모두 매끄러우면서도 좋은 작품이었죠. 나중에 음악을 들었을 때 더 마음에 끌렸어요. 그만큼 완성도가 높았죠. 모든 창작진들이 합심해 잘 만든 작품이다 보니 무대 위에선 더 잘하고 싶은 맘이 컸어요. 애정이 생기니까 참여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았죠. 무대에서 잘 구현하기만 한다면 아마 관객 분들도 상당히 좋아할 거라 생각해요”

▲ 뮤지컬 ‘붉은 정원’은 첫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준비는 잘되고 있나

“상상력과 작가의 워딩이 포함된 작품이라 철저하게 대본 위주로 연습하면서 창작진들과 대화하며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죠. 중점적으로는 극에서 보이는 모습이나 인물에 대한 키워드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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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에녹 프로필컷(사진=벨라뮤즈 제공)


▲ 어떤 역할을 연기하는지 소개해달라

“빅토르는 작품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캐릭터로, 첫사랑에 전력투구하며 이를 펼쳐나가요. 잔잔하면서도 격정적이죠. 기술적인 측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면 작품이 날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잘 잡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죠. 다른 두 인물과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내적 갈등이나 심경 등이 안 보이면 깊이가 없는 인물이 될 수 있거든요. 결국 모든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를 찾아나가는 게 중요하죠”

▲ 그러한 지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어렵진 않은지

“배우는 도전할 수 있는 부분에 큰 매력을 느끼죠. 극적 내용부터 시작해 역할, 안무, 음악 등 어떤 부분이 됐든 간에 도전할 거리가 있으면 행복해요. 결국 계속해서 도전할 거리를 찾게 되죠”

▲ 한창 연습 중이다. 호흡은 어떤가

“크리에이티브 팀부터 배우들까지 모두 치열하게 호흡을 맞춰가고 있어요. 강점이 있는 팀이죠. 호흡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겠지만 모두가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는 만큼 치열하게 가고 있죠. 무엇보다 작품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살짝 부딪히더라도 해결되는 순간 엄청난 희열이 있어요”

▲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작품에서도 밸런스가 제대로 지켜졌을 때 더 다양한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도 가장 큰 강점이 균형감이 아닐까 하죠. 연기나 노래, 안무 등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균형이 있어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배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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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에녹 프로필컷(사진=벨라뮤즈 제공)


▲ 균형감 넘치는 배우지만 연습실에선 어떤가

“연습실을 좋아해요. 무대에선 큰 그림 안에서 어느 정도 규칙을 갖고 임하지만, 연습실에선 맘껏 연기를 가감하며 만들어나가는 기쁨이 있죠. 예전에는 힘들 때도 있었는데, 이걸 바꿔준 게 박건형 선배였어요. 선배가 연습실을 무척 좋아했는데 지나가듯 ‘연습실이 즐겁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말 한 마디가 나를 ‘행복한 거였네’라고 바꿔주게 됐죠. 좋은 선배를 만나서 좋은 생각을 품게 된 것 같아요”

▲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로 즐거운지

“여전히 새 대본을 받을 때마다 설레고 떨리는 마음이죠.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항상 기다려질 만큼 재밌어요. 공연 자체의 희열이 있거든요. 감사함도 있어요”

▲ 행복한 기운이 넘쳐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어떤 배우를 꿈꾸나

“배우는 무대 위에 있을 때 배우잖아요. 어떤 특별한 계획을 갖기보단 작품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죠. 궁극적으로는 한 작품을 책임질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배우로서 끌고 가는 힘이 있었으면 하죠. 관객 분들 기억에 남고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는 배우를 꿈꿔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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