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컬처의 금의환향] ④김성광 대표 “방탄소년단 통해 결실 확인, 앞으로는...”
기사입력 2018-07-04 14:03 작게 크게
일본과 중국, 남미와 북미,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로 대한민국의 대중문화가 뻗어 나가고 있는 지금, 그 양상도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콘텐츠는 늘 다양한 소통을 통해 새로운 발전의 장을 도모한다. 한류열풍으로 인한 수출을 발판 삼아 더 나아가는 단계다. 그 과정에는 어떤 환경이 자리 잡고 있으며, 어떤 태도를 필요로 할까? 이를 파악해 제대로 이루어진 해외진출이야말로 문화 간의 결합 그리고 국내에서의 시너지를 불러오는 ‘진짜 금의환향’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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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광 대표와 직원들(사진=김성광 대표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이제 우리의 대중문화가 아시아권에서만 통한다는 인식은 낡은 것이 됐다. 특히 아이돌 시장에서는 이미 자카르타, 베를린, 산티아고, 멕시코시티, 애틀랜타 등 수많은 지역으로 뻗어나간 지 꽤 됐다. 이런 상황 속 기획사가 아닌 시장의 눈으로 본 해외활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비욘드 엔터프라이즈 김성광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김성광 대표는 유럽 진출이 생소했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가수들의 해외 공연을 책임지며 시장을 이끈 인물이다. 김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비욘드 엔터프라이즈를 차렸고, 최근에는 에스토니아에 ‘비욘드ENT’라는 이름으로 법인을 냈다.
▲ 그간의 경험이 회사를 설립하게 된 배경과 어떤 관련이 있나

“유럽을 다녀보니 케이팝을 원하는 팬덤은 있는데 이를 결집할 만한 시스템이 없더라. 케이팝 관련한 정식 채널도 현재 폴란드에밖에 없다. 각 국가마다 케이팝 시장 규모가 어떤지 파악하고 싶었다. 현재도 나라별로 특징을 분석한다. 시장이 적극적으로 뒷받침 된다면 미디어는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국 가수와 계약해 공연을 진행하고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공연과 더불어 케이팝 관련 ‘이벤트’를 만들어나가고 싶었다. 그러다 보면 유럽 내 케이팝의 불씨가 더욱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일본처럼 이미 익숙한 시장도 있는데 왜 유럽인가

“공연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익구조와 이익의 발생이다. 다만 돈이 된다고 해서 그곳에 무작정 가는 것은 위험하다. 익숙하고 돈을 잘 쓰는 시장에서는 이미 그만큼의 한계점이 드러나 있다는 말이다.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시장은 작아도 케이팝에 대한 열정은 더 뜨거운 곳이 많다. 지금은 아프리카 쪽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온다. 이처럼 시간과 비용을 좀 더 투자하더라도, 오히려 수요는 있는데 불모지 같은 곳에 공을 들이면 팬덤이 5000명에서 1만 명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건들지 않아도 자생하는 (이미 성장해 있는) 국가도 있고, 선택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보는 국가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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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가수의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해외 팬들(사진=김성광 대표 제공)



▲ 왜 이렇게 해외에서 케이팝을 향한 수요가 많은 걸까

“트레이닝 시장도 많이 발전되어 있고, 노래나 콘셉트의 디테일한 감정선이 멋있다고 하더라. 그런 것들이 뒷받침돼서 오늘날의 아이돌이 생기고 케이팝 음악이 생긴 것도 맞다. 또 현재는 이전과 달리 여기에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유행하는 음악 트렌드가 결합돼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본다”

▲ 음악이 아니라 성과 면에 있어 예전과 달라진 지점은

“가수 싸이 이후와 전후는 완전히 달라졌다. 음악 장르도 그렇고 케이팝을 소비하는 국가의 범위가 넓어졌다. 그렇게 싸이를 통해 가능성 봤다면 이제 방탄소년단을 통해 그 과정과 결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넘볼 수 없다고 생각했던 미국 시장 중심까지 진출한 것이다. 이런 성과는 케이팝 가수들이 해외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신호탄이 됐다”

▲ 케이팝이 해외에서 강점과 수요를 갖는다면 해외에서 호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건가

“대부분 착각을 한다. 일본 등 특정 그룹의 강력한 팬덤이 형성된 국가를 제외한 곳인 유럽 등에서 공연할 때 관객들이 찾아오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지점에서다. 대부분 유럽 팬들은 특정 가수가 아니라 ‘케이팝’ 자체의 팬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에서 데뷔를 하고 앨범을 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인기 좋은 그룹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A급인 팀인데 유럽 공연에서는 300석도 못 채운 경우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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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가수뿐만 아니라 케이팝 가수의 공연이면 온다는 팬들. 심지어 관계자에게도 선물을 줄 정도로 케이팝 사랑이 대단하다(사진=김성광 대표 제공)



▲ 사실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 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간혹 ‘어떤 나라는 돈이 얼마 들지 않을 것 같으니 일단 데뷔해보지 뭐’와 같은 생각을 지닌 제작자도 더러 있다. 그런데 어느 국가든 결국 ‘외국’이다. 아무리 저렴하게 활동한다고 해도 비용적인 소모가 크다. 오히려 한국이 훨씬 진입장벽도 낮고 이미 구축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다. 이런 경우는 해외에서의 가능성을 봐 진출하는 경우와 다르다. 한국에서 여의치 않으니 해외로 가자는 생각은 잘못됐다. 우선 국내에 베이스를 깔고 최선을 다하되 그 다음의 경쟁력이 어느 대륙에 있는지 살펴야 한다”

▲ 냉정하게 봤을 때, 해외 활동을 했다고 해서 국내에 들어와 무조건 인정을 받는 것도 아니다

“다들 유럽에 진출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갖는다. 심지어 돈이 안 되도 좋으니, 알아서 해도 좋으니 공연만 좀 진행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유럽 투어’를 했다는 타이틀이 갖고 싶은 것이다. 이해는 가면서 조금은 씁쓸하다. 해외에서 무언가를 하면 ‘팝의 본고장 영국에서 공연 했다고?’ ‘여기까지 진출을 했다고?’하는 대중의 반응이 온다. 팀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시장조사와 마음가짐이 없다면 보여주기식 밖에 되지 않는다”

▲ 예를 들어 어떻게 활동해야 이상적인 국내외 활동을 병행할 수 있을까

“1년에 앨범 한두 장을 낸다고 치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해외 활동을 하는 거다. 다만 상·하반기에 공연을 하는 나라는 겹치지 않도록 한다. 즉 한 나라에서 1년에 한 번 공연을 펼치게 된다. 해외 팬들은 충성도가 높지만 준비 기간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팬덤 문화가 발달돼 있어 학생들이 콘서트를 보러 간다고 하면 부모님이 티켓을 예매해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외국은 그렇지가 않다. 또 너무 잦은 공연을 펼치면 기대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공연 서너 달 전 미리 공지를 해 설렘을 고조시킨 다음 임팩트를 주는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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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가수의 공연장에 모인 팬들(사진=김성광 대표 제공)



▲ 국내와 다른 문화나 시스템도 고려해야 할 텐데 실질적인 차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연과 관련한 각종 법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무심하게 지나갔던 것들까지 모두 다 지켜야 한다. 유럽에서는 계약서에 나와 있는 조항 빼고는 그 어떤 것도 예외사항이 없다. 예를 들어 공연장 오픈도 단 1분이라도 일찍 하는 경우가 없다. 공연장 밖에서 굿즈를 판매한다면 허용 범위를 한 발자국만 나가도 그날 공연이 무산될 수도 있다. 필요한 장비들 리스트를 넘겼다면 그 외의 것들은 추가할 수 없다. 더 나아가 공연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고 법이 엄격하기 때문에 관련 허가를 받는데도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 많은 이들이 여전히 해외활동을 펼치고자 하는데, 앞으로는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대형 기획사에 밀려서, 시장이 작아서 해외로 나가는 팀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포화상태인 건 예전부터 늘 그래왔다. 오히려 그렇게 치열한 시장이기 때문에 한 번씩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는 팀이 나올 수 있던 게 아니었나 싶다. 많은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경우의 수도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분석과 태도만 올바르다면 차선책이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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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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