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소희의 B레이더] 애프터나잇 프로젝트, 지친 하루를 달래는 방법
뉴스| 2018-07-12 10:49
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38. 금주의 가수는 애프터나잇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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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m 앞, 밤과 새벽 사이 여백을 노래하는 가수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2014년 1월 싱글 ‘하루’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하이스쿨 러브온’ OST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매일밤’에서 어반자카파 멤버 박용인과 함께 노래하기도 했다. 그는 ‘매일밤’ ‘어떤날’ ‘겨울시선’ ‘사랑이 올까요’ ‘고백’ ‘버릇’ ‘가까이’ ‘그대가 잠든 밤’ 등 1년에 2, 3곡씩 발표했다. 모두 밤과 새벽의 감성을 담은 노래들로,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꾸준히 기조를 유지하며 자신의 하루하루를 쌓아 나갔다.

■ 70m 앞, 대표곡 ‘하루’

애프터나잇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싱글에 실린 곡이다. 밤과 새벽 사이, 하루의 끝에서 느끼는 쓸쓸함과 공허함을 혼잣말처럼 담아냈다. 애프터나잇 프로젝트가 앞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음악의 톤을 잘 보여준다. 자신의 색깔이 명확해서인지 이 노래는 발표된 지 약 4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마음을 건드리는 진정성도 한 몫 한다. 이런 진심은 가사로부터 나온다. “외로움이 흔들리는” “그리움에 무너져가는” “내 맘은 아직도 깜깜한 밤인데/세상은 자꾸 물들어가”와 같은 가사는 특별할 것 없지만 신중하게 고르고 고른, 마음의 상태와 적확한 표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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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m 앞, 차분히 마음을 보듬어 주는 노래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주로 자신이 작업을 하는 시간에 따라 지은 이름이다. 해질 무렵이나 어두운 밤을 담고 있는 앨범 커버는 그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밤과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들은 낭만적일 수도, 슬픔이 가득할 수도 있다. 다만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건, 밤이 흘러가는 시간은 감수성이 확 깨어나는 센티멘탈한 순간이라는 것.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이 밤을 이별이나 쓸쓸함, 외로움 등 정서로 표현한다.

간혹 어떤 이들은 슬픈 노래가 어떻게 마음에 위안을 가져다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 잔잔하고 부드러운 악기소리 등으로 너무 어둡지 않은 노래를 만든다. 덤덤하게 자신의 마음 상태를 표현하는 가사를 곱씹어보면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싶은 공감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가 전하는 말들은 토로가 아닌 꽁꽁 숨겨둔 일기의 한 페이지로 다가온다.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이런 자신의 노래가 지닌 힘을 ‘위로’라는 곡으로 풀어내기도 했다. 이 곡에서 그는 “얼마나 힘든가요/위로돼주는 이 하나 없나요/알아요 아마도 이 노래를 들어도/아무런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래요 괜찮아요/맘껏 기댈 곳이 하나 없어도/가끔은 잠시 내게 기대어 쉬어요/조금은 무거운 마음 내려놔요”라고 덧붙인다.

자신의 노래가 큰 힘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든든한 친구처럼 옆에 있어주겠다는 이 태도는 과장이 없어 더욱 진실하게 다가온다. 애프터나잇 프로젝트의 노래는 언제 돌아와도 제자리를 지키며 나를 맞아주는 존재와 같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하루의 끝을 차분히 마무리 짓고 또 다른 날을 위한 힘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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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애프터나잇 프로젝트, “그때의 분위기와 기분을 자연스럽게 담고 싶어요”

▲ 본인에게 밤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나

“나한텐 정말 소중한 시간이에요. 실제로 밤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늦었고 새벽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에 작업을 많이 해요. 그래서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짓게 됐고요. 그 시간이 제게 주는 특별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도 있으면서 그립거나 외로운 감정들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내 음악과 목소리에 잘 맞는 것 같아요”

▲ 어떤 순간에 자극을 받는 편인가

“혼자 있을 때요. 어떤 특별한 순간에 무언가가 떠오르진 않는 것 같아요. 운전을 할 때나 집 앞을 산책 할 때 같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떠오르는 것들을 늘 기록해둬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거나 같이 일할 때 좋은 의미에서의 자극을 받아요”

▲ 곡을 만들고 쓰고 부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곡을 만들 때 느꼈던 분위기와 기분을 노래에 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최대한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 데뷔한지 5년이 되어 가고 있는데, 그때를 떠올렸을 때 지금과 달라진 것과 그대로인 것이 있나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주변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고, 조바심도 많이 내려놓게 되었어요. 20대를 치열하게 보냈으니 30대에는 주변과 더 어우러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음악적으로도 마찬가지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장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며 자유롭게 해 보고 싶어요”

▲ 지난해 11월 낸 앨범 이후 공백기를 갖고 있다. 올해의 첫 노래는 어떤 곡들이 될까

“여름 저녁에 잘 어울리는 어쿠스틱한 노래에요. 올 여름이 가기 전에는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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