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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백] ‘아는 와이프’ 지성X한지민이 15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뉴스| 2018-08-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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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tvN ‘아는 와이프’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지성과 한지민의 시간을 2003년으로 돌린다면? 그곳에서 두 배우의 인생작을 만날 수 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아는 와이프’는 평범한 30대 가장 차주혁(지성)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아내 서우진(한지민)과의 부부싸움이 일상이 된 주혁은 결혼 자체를 후회한다. 그런 그에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주혁은 주저않고 2006년, 우진을 처음 만난 날로 시간을 되돌린다. 거기서 주혁은 우진과 인연을 맺을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고 첫사랑 이혜원(강한나)을 선택한다. 다시 2018년, 현재로 돌아온 주혁은 우진이 아니라 혜원의 남편이 돼있다. 꼴도 보기 싫었던 우진에게서 탈출했다는 기쁨도 잠시, 주혁이 일하는 은행에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우진이 새로운 직원으로 들어온다.

‘아는 와이프’를 향한 인기가 심상찮다. 지난 9일 방송한 4회 시청률 6.2%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이하 동일 기준) 첫 방송 이후 상승 기류를 제대로 탔다. 특히 지성과 한지민의 호흡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2회에서 보여준 지성과 한지민의 부부 연기가 현실 그 자체였다는 평가다. 그런가 하면 3~4회, 달라진 현실에서 회사 동료로 마주한 지성과 한지민의 케미스트리는 설렘을 자아내기까지 했다.

이 가운데 지성과 한지민의 남다른 인연이 눈길을 끈다. 두 배우가 한 작품에 상대역으로 출연한 것은 ‘아는 와이프’가 처음이다. 그러나 이들의 필모그래피에는 공통되는 작품이 있다. 2003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올인’이다.

■ 제작비 60억, 대형블록버스터 ‘올인’의 파격

‘올인’은 노승일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회당 제작비만 2억 5000만 원, 총 제작비 60억 원이 투입된 대형 블록버스터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올인’의 주인공 김인하(이병헌)는 프로 바둑기사 출신의 차민수 씨를 모델 삼았다. 차민수 씨는 1976년 이민 간 미국에서 포커와 블랙잭 등 도박을 접했다. 여기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카지노의 대부로 성장, 인생역전에 성공한 인물이다.

실화와 소설에서 주요 설정만 차용하고 상당 부분 수정 작업을 거친 드라마 ‘올인’은 제주도의 카지노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노름꾼 아들로 태어난 김인하는 살인사건의 누명을 쓰고 미국으로 도망간다. 그곳에서 포커학 교수를 만나 도박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세계 포커 선수권 우승 기록을 세우는 등 프로 겜블러가 된 인하는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친구 최정원(지성)이 첫사랑 민수연(송혜교)과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되고 복수를 계획한다.

대중매체에서 터부시됐던 도박을 주요 소재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올인’의 등장은 파격이었다. 이 때문에 논란도 일었다. 청소년 보호법상 유해 매체물로 지정되며 19세 이상 시청가로 상향 조정된 것. 당시 최완규 작가는 “실제로 도박장면이 주를 이루지 않는다. 도박장면은 스토리 전개에 도구 역할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올인’의 인기는 대단했다. 60억대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장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볼거리가 인기 요인이었다. 또 이병헌·송혜교를 필두로 한 초호화 라인업도 화제였다. 이에 ‘올인’은 평균 시청률 37%를 기록하고 최고 시청률은 47%까지 치솟았다. 인기에 힘입어 ‘올인’의 배경이 된 촬영지가 제주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故) 박용하가 부른 OST ‘처음 그날처럼’은 지금까지도 명곡으로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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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 ‘올인’으로 스타 된 지성, 데뷔한 한지민

‘올인’은 지성과 한지민에게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우선 지성은 ‘올인’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부상했다. 1999년 SBS ‘카이스트’로 드라마에 처음 출연한 지성은 꽃미남 배우로 주목받았으나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한 방을 선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올인’에서 극 중 이병헌과 대립하는 정원 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산했다.

부드러운 외모와 목소리를 갖췄으나 선배 이병헌에 뒤지지 않는 눈빛과 묵직함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은 것. 지성 특유의 매력은 ‘다정다감하면서도 빈틈이 없고 치밀하며 냉철하다’는 정원의 캐릭터 설정과 꼭 맞았다.

이에 지성은 ‘올인’으로 그 해 S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스페셜부문 연기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전까지 서브 주인공을 주로 맡았던 지성은 ‘올인’을 기점으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 KBS ‘애정의 조건’ SBS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04) MBC ‘뉴하트’(2007) SBS ‘태양을 삼켜라’(2009) ‘대풍수’(2012) KBS ‘비밀’(2013) MBC ‘킬미, 힐미’(2015) SBS ‘피고인’(2017)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출연작 대부분이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올인’은 한지민의 데뷔작이다. 한지민은 극 중 지성의 아내이자 배우 송혜교가 맡은 수연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양갈래 땋은 머리에 똘망똘망한 눈빛을 한 뉴페이스의 등장에 방영 당시 많은 시청자가 관심을 보였다. 이후 한지민은 한 번 더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의 나이 때문이다. 알고보니 한지민과 송혜교가 실제로는 동갑내기였던 것. 10대 청소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동안인 한지민의 미모가 다시금 주목받았다.

‘올인’으로 화려한 데뷔 신고식을 치른 한지민은 같은 해 여름 MBC ‘좋은사람’으로 첫 주연에 나섰다. 광고계 러브콜도 줄지었다. 필모그래피도 탄탄히 쌓았다. MBC ‘대장금’(2004) KBS ‘부활’(2005) ‘경성스캔들’(2007) MBC ‘이산’ JTBC ‘빠담빠담’(2011) 등에 출연했다. 모두 시청자들 사이에 명작으로 통하는 작품이다.

‘올인’에서 지성과 한지민이 마주한 장면은 없지만 이로 인해 두 배우의 연기인생이 새로이 펼쳐졌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올인’ 당시 신예였던 지성과 한지민은 약 15년간 각자의 위치에서 경험과 실력을 다졌다.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해 ‘아는 와이프’에서 다시 만났다. 지성과 한지민의 신기한 인연이 흐뭇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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