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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X일상의 진화] ③“나도 한 번 도전?” 브이로거의 진짜 삶 들여다보니
문화|2018-08-10 19:41

누군가가 나의 일기장을 들춘다면 우리는 그 행동을 두고 ‘훔쳐본다’라고 표현한다. 일기(日記)는 개인의 기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본인이 먼저 일기를 꺼내어 들추고, 대중은 그것을 보고 즐기는 시대가 됐다. 사람들은 자신이 공부하거나 일하는 모습, 친구들과의 수다, TV를 보는 모습 등까지 적나라한 생활상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때로는 노트에 자신의 상태를 써내려가듯 현재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털어놓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영상으로 기록하는 공개일기 ‘브이로그(VLOG)’다. 이 트렌드에 발맞춰 최근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가 영상 기능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메라 업체들도 맞춤형 제품을 속속 내놓는 중이다. '브이로그'의 매력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가능성은 얼마나 큰지 미래의 시장을 점검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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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들어본 브이로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최근 업계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브이로그 클래스 같은 걸 발견하면 서로 공유하자”는 약속을 했다. 브이로그에 대해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가 뜻밖의 공감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올해 목표가 여행 브이로그 올리기다. 단순히 글이나 사진을 게재하는 것과 달리 브이로그는 내 손으로 만든 구체적인 결과물이 있기 때문에 더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실행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여행지에서 브이로그 제작을 시도해보긴 했지만 실패했다. 촬영을 하는 걸 자꾸만 깜빡하고, 생각이 나더라도 바깥에서 내 모습을 찍는다는 게 부끄러웠다. 몇 안 되는 영상으로라도 편집을 해보려고 했지만 휴대전화의 어플리케이션으로 하는 탓에 디테일을 살리기도 어려웠고 손가락이 부러질 것 같았다.

관계자는 나의 실패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상을 담아내는 브이로그라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 세계로 들어가는 길은 멀고도 험해 보인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었다. 진짜로 브이로그 제작에 입문하기란 어려운 일일까? 본격적으로 ‘브이로거’가 되기 전 생겨나는 궁금증과 불안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는 비단 나만의 경험은 아닐 터. 그래서 브이로그로 유명세를 탄 유튜버 선희·윤이(yun e)와의 인터뷰에 처절하게 실패한 기자의 체험을 더해 브이로그 입문자들을 위한 조언을 전한다. 조금의 용기와 솔직함이 일상의 가치를 높이는 가장 큰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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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시도해본 브이로그



〈이하 내용은 기자의 경험담과 유튜버 ‘선희’와 ‘윤이’의 답변을 토대로 가상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브이로그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내 일상을 좀 더 가치 있게 남겨두고 싶거든요. 두 분은 어떤 이유로 브이로그를 시작하게 됐나요?

윤이: 단순히 나의 일상이 나태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거짓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찍어보고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했거든요.

선희: 영상일기를 쓴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특별히 콘셉트를 잡은 건 없었고 그냥 평범한 직장인 이선희의 하루들을 기록하자는 생각이었죠. 다만 최소한 내가 다시 열어보고 싶은 영상일기를 만들고 싶기는 했어요. 그래서 내가 다시 볼 때 필요 없을 것 같은 장면은 잘라내고 잊고 싶지 않는 장면들은 넣는다는 생각으로 편집을 했어요.

▲ 나름대로 영상을 많이 찍어놨다고 생각했는데 편집하고 나니 약 40초 분량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자꾸만 촬영하는 걸 잊는 것도 문제고요. 유튜버 분들은 촬영기기를 항상 들고 다니면서 영상을 찍는 편인가요?

윤이: 브이로그를 시작하면서 어떤 곳에 가더라도 꼭 카메라를 들고 다니게 됐어요.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었는데 그동안에도 누군가를 만나거나 어딘가를 가면 꼭 영상을 찍고 있더라고요. 1년 만에 달라진 일상이고 새로 생긴 저의 버릇이에요

선희: 저도 브이로그를 촬영하기 시작하면서 어딜 가든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게 됐어요. 이제는 핸드폰처럼 꼭 챙겨야 하는 물건이죠.

▲ 영상의 분량이 적었던 이유에는 ‘잘라낸’ 부분이 많아서도 있어요. 촬영 분을 보니 흔들리거나 초점이 나가고, 너무 밝거나 어두운 경우가 있었거든요.

선희: 나도 처음에는 아무 곳에서 일단 찍고 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을 보다보니 이제는 어딜 가든 카메라 놓기 좋은 자리를 제일 먼저 찾아보게 돼요. 너무 어둡지 않은 장소, 배경에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 벽이나 창가자리 등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또 방 구조를 바꾸면서 카메라를 주로 어디에 두게 될 지, 뒤 배경이 어떻게 보일지 고려해서 가구배치를 하기도 했어요. 브이로그로 내 일상을 기록하지만, 브이로그를 기준으로 내 생활환경이 변하기도 하는구나 싶었던 순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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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제공)



▲ 그런데 열심히 촬영을 한다고 해도 편집의 기술이 없으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이 영상 소스를 어떻게 활용하고 다듬어야 더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지 어려워서 엄두가 안 나거든요

선희: 영상 자체는 기본적인 편집기술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브이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도 조금만 배우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영상을 만들다보면 점점 화려한 편집기법을 쓰고 싶어지긴 하죠. 조금 배워서는 할 수 없는 수준급 스킬들인데, 그게 너무 어려우면 아예 해당 부분의 영상을 다 잘라내 없앨 때도 있어요. 편집으로 인해 남기고 싶은 내용을 못 담는 건 아쉬워요.

▲ 영상의 내용에는 어떤 것들을 담는 게 좋을까요? 나를 위한 브이로그라곤 하지만, 자꾸만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도 하고 별다른 이벤트가 없거나 영상이 조악하면 사람들이 별로 찾아볼 것 같지도 않아요

선희:
약 1년 전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영상을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그 분들을 생각하면 단순히 나만을 위한 영상일기 수준으로 생각하고 콘텐츠를 만들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런데 그렇다고 색다른 걸 보여주자니 내 기술은 한정적이고 보이는 환경은 직장과 집으로 제한적이더라고요. 최근 이런 것들에 대해 고민을 해봤는데요. 그런 어려움들을 ‘감사한 부담’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이런 고민들 또한 구독자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생기는 거잖아요. 간혹 ‘내가 뭐라고 이렇게 영상을 봐주실까’ 싶기도 해요. 또 지금 열심히 고민을 하다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길 거고, 그걸 실천한다면 나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부담을 열심히 느껴보자는 마음으로 제작에 임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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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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