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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별이 떠났다' 조보아 "아쉬운 점 많지만 스스로 기특"
뉴스| 2018-08-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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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싸이더스HQ)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두려움도 컸지만 꼭 도전해봐야겠다는 욕심이 더 컸어요”

조보아는 MBC ‘이별이 떠났다’에서 21살의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되는 정효를 연기했다. 28살의 배우가 아이 엄마가 되는 역할을 맡기는 쉽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에 도전한 건 새로운 연기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극 중 정효는 임신을 하며 그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조보아 역시 정효 캐릭터를 맡으며 한 차례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는다.

수려한 외모 때문일까. 이전까지 조보아는 대중에게 화려하고 도회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는 배우였다. 작품에서는 발랄하고 당차며 때로는 깍쟁이 같은 역할을 맡아왔다. 그 역할들을 잘 소화한 탓에 이미지는 더 굳어져갔다. 그 와중에 찾아온 정효라는 캐릭터가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조보아는 긴장의 고삐를 놓지 않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출연진, 제작진과 소통하며 지난 3개월을 정효로 살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훌륭히 완수해냈다. 대선배 채시라가 "조보아가 연말 시상식에서 꼭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해줄 정도였다. 정효를 조금씩 떠나보내고 있는 지금, 조보아는 한층 더 성장했다.

▲ ‘이별이 떠났다’에서 전작들과는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보여줬어요.

“항상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싶은 욕심도 컸고 진지하고 정적인 캐릭터도 해보고 싶었는데 사실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동안 화려한 재벌 2세나 깍쟁이 역할, 발랄한 역할에 주로 캐스팅 됐었어요. 또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하다 보니 그런 이미지가 더 깊게 박힌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 욕심이 많이 났어요”

▲ 극 중 정효가 겪는 임신과 임신중독증, 출산 같은 상황들이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어요.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부분들이기 때문에 부담도 컸고 나는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많은 엄마들이 경험해본 증상들이니까 더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의사 선생님과도 많이 이야기하고 감독님, 작가님과도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그리고 오히려 그런 극적인 상황에 처하니까 정효에게 몰입하기 더 편했던 것 같기도 해요”

▲ 실제 정효의 상황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사실 아직도 확신이 서진 않아요. 하지만 만약 정효 입장이었다면…. 여자는 아이를 가진 순간부터 모성애가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잖아요. 포기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런데 쉽지 않은 선택일 거예요. 아이를 낳기로 한 정효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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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싸이더스HQ)



▲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구한 사람이 있나요?

“임신 증상이나 엄마로서의 모습들은 채시라 선배님과 가장 많이 이야기했어요. 촬영하는 순간에 가장 가까이 있는 엄마는 채시라 선배님이었거든요. 내가 생각하고 질문했던 것도 많지만 내가 놓치고 갈 뻔했던 순간들조차 선배님이 많이 이야기해주셨어요. 임신했을 때 배를 어루만지는 느낌이라든지 걸음걸이라든지, 그런 섬세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많이 잡아주셔서 정효로서의 내 모습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나 싶어요”

▲ 채시라와 호흡을 맞추면서 배운 점도 많았겠습니다

“정말 많았어요. 특히 채시라 선배님이 보여주신 모습들 중 나에게 새롭게 다가온 것도 많았어요.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고 그걸 어떻게든 흡수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컸어요. 선배님은 본인이 화면에 걸리지 않더라도 상대 배우에게 시선을 계속 맞춰주려고 하세요.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들을 많이 배웠어요. 또 연기하면서 세세한 모션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가져가는 부분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어요. 현장 스태프들을 대하는 모습도 리더로서 그 모든 사람들을 끌고 간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챙기는 모습이 대단했어요”

▲ 채시라 외에도 이성재, 정웅인, 정혜영 등 많은 선배들이 함께 했는데 대선배들이 많아서 쉽지 않은 현장이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선배님들과 함께 하니까 더 편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여유가 있으니 현장 분위기도 즐겁고 편했어요. 배우들끼리 모여서 밥도 자주 먹고 수다 떨면서 시간 보낸 적도 많은데 그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어요. 이성재 선배님과 정웅인 선배님 역할이 굉장히 컸던 것 같아요. 두 분의 케미가 장난 아니었어요. 두 분이 워낙 유쾌하시다 보니까 현장 분위기도 항상 재미있었어요”

▲ 극 중 남편으로 나온 이준영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준영 씨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친구였어요. 나이 차이가 6살인데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성숙했어요. 서로 호흡도 많이 맞춰보려고 했고 준영 씨가 많이 따라줬고 배려도 많이 해줬어요. 편하다 보니 리허설도 많이 해봤고 리허설하면서 애드리브도 만들어보고. 그렇게 편하게 촬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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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싸이더스HQ)



▲ 작품 속 대사가 일상적인 대화체라기보다 문어체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소화하기 어렵진 않았나요?

“작가님이 써주신 대사를 그대로 표현할 수는 있는데 그렇게 했을 때 나는 불편하지 않아도 보는 사람이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가님과의 상의 하에 문어체를 구어체로 조금 바꾸기도 하고 입에 붙게 어미를 살짝 바꾸는 경우는 있었어요. 그래도 웬만해서는 대본 그대로 따르려고 했어요. 채시라 선배님은 모든 대사 하나하나에 작가님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선배님은 어미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하셨던 것 같아요. 그걸 보면서 나도 최대한 안 바꾸려고 했어요”

▲ ‘이별이 떠났다’를 하면서 연기력에 대한 칭찬을 많이 받았는데 기억에 남는 평이 있나요?

“작품을 시작할 때 정효가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반대되는 색깔을 갖고 있는 캐릭터여서 사람들이 불편하게 보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는 건 사람들이 정효에게 몰입해서 봤다는 것 아닐까요. 그것만으로 정말 기분이 좋아요”

▲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스스로의 연기에 점수를 매겨보자면?

“점수를 매길 만큼의 만족도가 없어요.(웃음) 나는 아직 내 연기에 확신이 없거든요. 매 순간 그 캐릭터에 확신을 가지고 임하고 집중해서 연기하지만 그래도 카메라에 담긴 내 모습을 보면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점수를 매기면 너무 혹한 점수가 나올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에 감정신이 굉장히 많았는데 어쨌든 그걸 열심히 소화해냈다는 것만으로 기특하다고 스스로 다독여주고 싶어요”

▲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사랑이나 결혼, 출산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됐을 것 같아요.

“그전까진 막연하게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서 연애나 결혼에 대해 더 진지해진 면은 있는 것 같아요. 출산의 고귀함도 더 크게 와 닿았고요. 또 채시라 선배님이나 정혜영 선배님, 정웅인 선배님 모두 가정적인 분들이시잖아요. 선배님들이 집안 이야기를 할 때 보면 항상 사랑과 행복에 가득 차서 말씀 하시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오히려 결혼에 대한 환상이 더 생긴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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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싸이더스HQ)



▲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고 있는데 고정 MC를 맡고 있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나요?

“‘골목식당’ 녹화하는 날은 예능 촬영을 간다는 느낌보다 한 작품을 매주 한 회씩 촬영한다는 기분으로 진지하게 가는 것 같아요. 장소별로 한 달 가량 녹화를 하거든요. 첫 주에는 상태를 보고 함께 의견을 내고 이후 변화해가는 과정을 지켜봐요. 그 뒤 마지막 주에 개선이 된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그래서 매번 상인분들에게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는 프로그램이에요”

▲ 실제로 만나본 백종원은 어떤 사람이던가요?

“편안하고 포근한 분이에요. 요식업계의 큰손이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본인을 마주하는 모든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시더라고요. 아마 그 부분도 대표님이 그 자리에 계실 수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또 전문가고 요식업계에 있어서는 모르는 게 없는 대단한 분인데도 불구하고 매주 상인들을 위해서 공부를 하시더라고요. 계속 연구하고 개발하고 상인들과 함께 하시는데 그것 또한 정말 대단해요. 그래서 ‘골목식당’ 녹화할 때 배우는 것도 많고 인생을 공부하는 기분이에요”

▲ ‘골목식당’을 비롯해 다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깍쟁이 이미지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예능은 대본대로 가는 게 아니라 오로지 나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히는 프로그램이잖아요. 나는 도시에서 살지도 않았고 정말 소박하고 평범하게 20년을 살다가 데뷔했는데 외적인 부분들이 그렇게 보였는지 드라마 안에서는 도회적이고 깍쟁이 같은 캐릭터들을 많이 맡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예능에서는 편안하게 나의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더 즐거워요”

▲ 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아직 정해진 건 없는데 가능하다면 바로 다음 작품을 하고 싶어요. 아직은 쉬는 시간을 갖기보단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연기하고 배우면서 보내고 싶은 욕심이 커요. 그래서 어떤 작품이 됐든 빨리 다음 작품으로 또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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