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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잇 수다] ‘삐삐’서 드러난 아이유의 10년, 그리고 제2막
문화|2018-10-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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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M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싱글 ‘삐삐’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는 컬러풀한 헤어피스를 붙이고 퉁명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정체불명의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또 노란색 호피무늬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데 그의 눈빛은 ‘제 아무렴 어때’라고 말하는 듯하다.

아이유가 최근 발표한 신곡 ‘삐삐’는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싱글이다. 아이유는 서정적인 발라드로 자신의 대표적인 감성을 내보일 수도 있었고, 대중성 높은 곡으로 더 많은 호평을 이끌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명 ‘힙한’ 이미지를 지닌 얼터너티브 R&B 장르 곡 ‘삐삐’는 그 어느 곳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파격적인 변신까지는 아닌데 또 익숙하다고 보기에는 아이유와 이어지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이다. 대신 ‘삐삐’를 통해 알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아이유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요즘의 아이유는 이런 걸 하고 싶어 하는구나’ ‘요즘에는 이런 취향을 갖고 있구나’. 물론 아직까지는 격하게(?) 춤을 추는 아이유의 모습은 낯설기는 하다. 조금은 미안하지만 안무에는 소질이 없는 듯 보인다. 아이유 본인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유는 여전히 춤춘다. 안정적인 길을 뒤로 하고 상상하지 못 한 음악들을 들고 나온다. 콘셉트 면에서도 캐주얼하거나 여성스러운 모습 등 자신에게 씌워진 프레임과 또 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삐삐’는 이처럼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음악에 투영하는 아이유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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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유 '삐삐' MV 화면 캡처)



물론 아이유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통통 튀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직설적으로 내보였던 건 아니다. 아이유는 16살의 나이로 발라드곡 '미아'를 내고 데뷔했다. 정규 3집 앨범 ‘모던 타임즈-에필로그(Modern Times-Epilogue)’(2013)까지도 자신의 기질 중 우울하고 묵직한 기운을 주로 전달했다. 그러다가 리메이크 첫 번째 앨범 ‘꽃갈피’(2014)를 통해 원곡을 깨는 편곡을 선보였고, 미니앨범 ‘챗셔(CHAT-SHIRE)’(2015)를 통해 완전히 알을 깨고 나왔다. 이후 낸 정규 4집 앨범 ‘팔레트(Palette)’(2017)와 리메이크 두 번째 앨범 ‘꽃갈피 둘’(2017)부터는 다양한 자신을 전달하는데 보다 거리낌이 없어졌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아이유가 또 다른 자신을 찾은 건지, 알고 있지만 쉽게 드러낼 수 없던 것들을 내보일 용기가 생긴 건지는 모른다. 이런 모호함 속 분명한 건 아이유는 현재의 자신을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유는 무작정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시도하지도, 대중의 뜻에 따르지도 않는다.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보편적인 것들을 정교하게 조화시키며 음악을 ‘나’로 귀결시킨다. 심지어 새로운 것에 따르는 불안마저 음악 그리고 그 주변의 것들로 풀어낸다. 이런 영리함은 곧 아이유가 아티스트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삐삐’를 접하고 어색하게 느낄지언정 낯설지 않았다면 ‘10년간의 아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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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M 제공)



이렇게 아이유의 시간을 돌아보고 나면 그가 왜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곡으로 ‘삐삐’와 같은 곡을 내놓았는지 이해가 간다. ‘삐삐’는 타인을 자신만의 잣대로 규정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지만 아이유의 이야기로도 읽힌다. 아이유는 '지금의 나는 저돌적이며 앞으로는 더 눈치 보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는 그간의 아이유를 응축해 놓은 ‘회고록’ 같은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 그리고 미래다.

“It's me 나예요 다를 거 없이/요즘엔 뭔가요 내 가십/탐색하는 불빛 scanner scanner/오늘은 몇 점인가요? jealous jealous/.../Yellow C A R D/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매너는 여기까지 it's ma ma ma mine/Please keep the la la la line/Hello stuP I D/그 선 넘으면 정색이야 beep/Stop it 거리 유지해 cause we don't know know know know/Please keep the la la la line”(아이유 ‘삐삐’ 가사 中)

이전 앨범 ‘팔레트’ 수록곡 ‘잼잼’의 가사 “굳이 알려고 하지 말자/의미 그놈의 의미”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때로는 심도 깊은 분석보다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 때가 있다. 아이유는 자신의 음악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여러 갈래의 길을 택하며 10년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제 아이유가 제2막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는 늘 변화하는 ‘사람’ 아이유를 본격적으로 만날 준비를 해야 할 듯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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