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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꼭 필요” vs “사건 증거만” 고은 시인 손해배상 소송 주요쟁점은?
뉴스| 2018-10-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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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최영미 시인과 고은 시인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12일 오후 2시 4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고은 시인이 최영미 시인 등 5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차 변론 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기일에서는 최영미 시인 측의 증인신청이 이뤄졌다.

이날 재판부는 최영미 시인과 함께 함께 피소된 박진성 시인, C대 대학원생과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만 민감한 사안임을 고려해 증인들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비공개 신문을 결정했다.

증인 채택 여부는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으로 꼽혀왔다. 최영미 시인 측은 고은 시인에 성추행 당한 피해자들 또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자신의 발언 신빙성을 입증하려 한다. 그러나 고은 시인 측은 소송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만 다뤄야 한다며 입증취지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원고 측은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피고를 통해 알려진 1992년 겨울에서 1994년 봄 사이 탑골공원 근처에서 있었던 일, 2008년 4월 모 대학 강연회 뒤풀이 자리에서 있었던 일에 한정한 소송이라 선을 긋고 있다. 최영미 시인 측도 이 두가지 사안이 재판의 주요 쟁점사항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최영미 시인 측은 자신이 폭로한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은 시인이 다른 장소에서, 다른 행위를 한 성추행을 직접 겪었거나 목격한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고은 시인의 특정 행동들이 반복적이고 상습적이기에 다른 시기, 다른 장소에서 벌어진 행위들을 토대로 최영미 시인이 주장하는 발언을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함께 최영미 시인은 녹취록, 문자메시지 등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을 입증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원고와 피고 측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상 내용의 진위 여부, 최영미 시인과 고은 시인 간 친분 등을 두고도 대립 중이다. 고은 시인 측은 최영미 시인의 ‘괴물’ 시 자체가 허구라 주장하고 있고 최영미 시인은 상세한 시기와 정황을 알고 있는 사건에 대한 재구성이라 맞서고 있다. 최영미 시인이 방송 프로그램에 고은 시인 섭외를 부탁했다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해서 최영미 시인은 직접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방송도 진행한 적 없다며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허위주장을 맨 마지막 페이지에 썼을까. 저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저들의 작전인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고은 시인 측은 적확한 증거가 없다며 최영미 시인 발언이 허위사실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영미 시인 측은 주요 증인을 신청하는 한편 증명의 과정은 손해배상을 청구한 원고, 즉 고은 시인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9월 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에 고은 시인을 암시하는 '괴물'이라는 시를 실었다. 이후 최영미 시인은 이후 방송 뉴스에 출연해 원로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밝혔고,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도 그가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일선에서 물러난 후 침묵해오던 고은 시인은 지난 8월 17일 최영미 시인, 동아일보 등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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