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기자Pick] 로코베리·에디킴·우수한, 가을의 색깔이 찾아온다
뉴스| 2018-10-16 11:07
하루에도 수십 명의 가수가 최신 차트에 이름을 올립니다. 음악의 취향은 각기 다르고 정성이 담기지 않은 음악 하나 없다고 하지만요. 속도에 휩쓸려 스치는 것 중 마음을 사로잡는 앨범은 어떻게 발견할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놓친 앨범은 다시 보고 ‘찜’한 앨범은 한 번 더 되새기는 선택형 플레이리스트.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2018년 10월 둘째 주(10월 8일 월요일~10월 14일 일요일)의 앨범은 UV, 로코베리, 에디킴, 유승우, 우수한입니다.

이미지중앙


■ UV 싱글 ‘Who Am I’ | 2018.10.8.

‘후 엠 아이(Who Am I)’는 당초 2011년 CM송으로 나왔다. 유희열과 정재형이 참여한 이 노래는 당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스트리밍이 중단됐고, 7년이 지난 현재 다시 새로운 음원으로 나오게 됐다. 많은 이들은 이 곡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된 데에 감격을 표현하며 UV만의 감성을 추억하고 있다.

노래는 익숙한 뉘앙스를 풍긴다. 비틀즈를 오마주했기 때문이다. ‘헤이 주드(Hey Jude)’와 닮아 있는 멜로디는 그 시절의 감성을 재현한다. UV는 이렇게 호불호가 갈릴 수 없는 ‘레전드’급 정서에 자신들만의 레트로하고 진지한 매력을 더했다. 전매특허인 재치 있는 가사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노래는 ‘오래 남는 노래’의 진가를 잘 보여준다.

이미지중앙


■ 로코베리 싱글 ‘안녕, 가을아’ | 2018.10.9.

올해 들어 로코베리는 유독 부드럽게 울려 퍼지는 소리를 강조하는 곡들을 내놨다. ‘안녕, 가을아’ 역시 풍성한 소리가 돋보인다. 노래는 어쿠스틱 악기로만 이뤄졌지만 노래의 밀도는 전혀 가볍지 않다.

노래는 ‘가을이라는 계절의 색감을 청각적으로 표현한다면 이런 색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표현력이 뛰어나다. 바스락거리는 마른 낙엽과 뜨겁게 불타고 있는 노을의 한 자락이 지닌 태양 빛이 떠오른다. 특히 후렴구에서 소리를 길게 늘어뜨리는 창법은 가을 특유의 서정성을 극대화한다. 쓸쓸함마저 로코베리의 따뜻함으로 소화해낸 곡.

이미지중앙


■ 에디킴 미니 ‘Miles Apart’ | 2018.10.11.

가수 에디킴을 잘 드러내는 앨범은 2014년 데뷔 후 처음으로 낸 미니앨범 ‘너 사용법’이다. 이 앨범에서 에디킴은 본인의 감성과 닮은 알앤비와 포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을 시도했다. 편안하게 다가오면서도 키치한 기타 사운드는 그의 음악적인 감수성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요소였다. 그리고 최근 낸 ‘마일스 어파트(Miles Apart)’는 오랜만에 ‘너 사용법’을 떠올리게 한다.

다른 앨범도 아닌 ‘마일스 어파트’에서 에디킴의 색깔이 더욱 짙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제야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4년 전 앨범과 수준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앨범은 ‘너 사용법’에서 느꼈던 재미있는 기타연주와 감각적인 가성의 향연을 담고 있다. 동시에 하고 싶은 영역을 과감히 펼치면서 더욱 풍부해진 표현력과 차분하고 깊어진 정서를 조화시켰다. 마치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잔뜩 안고 집에 돌아온 여행자의 모습과 같다.

이미지중앙


■ 유승우 싱글 ‘그대로’ | 2018.10.12.

유승우는 그간 달콤한 러브송 외에도 진지함이 엿보이는 발라드 트랙을 많이 내왔다. 하지만 아직 여물지 않은 감성이 매력이 되는 정도였다. 반면 신곡 ‘그대로’의 강렬한 첫인상은 바로 ‘성숙해진 유승우’다.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그대로 남아줬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기타 반주를 메인으로 곳곳에 스며든 관현악 악기가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포크의 색깔과 드라마틱한 전개가 섞인 멜로디는 연륜을 지녀야 제대로 표현되는 부분이 있다. 유승우는 ‘연륜’을 논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를 거뜬히 소화해내며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화려한 후렴구에 리드 당하지 않고 오히려 보컬의 강약을 조절하는 단단함을 보여준 것이 인상 깊다.

이미지중앙


■ 우수한 싱글 ‘잊지말아줘’ | 2018.10.13.

싱글 ‘잊지 말아줘’는 사랑했던 날들은 돌아오지 않기에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잊지 말고 간직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보컬 수한이 작사 작곡하고, 기타의 승효가 전체적인 사운드를 이끌었다.

이번 싱글은 우수한이 이전에 낸 미니앨범 ‘우리가 우리였던’보다 한결 대중적이고 편안해진 느낌을 준다. 어렵지 않게 흘러가는 멜로디와 곡의 구성이 전형적인 발라드의 것과 닮아 있어서다. 한편으로는 목소리를 포함한 다양한 소리의 질감을 살려 ‘따뜻함 속 쓸쓸함’이라는 모순된 정서를 표현한 덕분에 뻔하지 않다. 특히 도입부의 빈티지한 기타소리는 노래의 색다른 생기를 불어 넣는다.

cultur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