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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女기상캐스터②] 채용공고...전문성보다 카메라테스트가 더 ‘중요’
뉴스| 2019-08-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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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진선 기자] 날씨를 전하는 게 주 업무인 기상캐스터의 채용공고를 보면 전문성보다 카메라 테스트를 우선시 된다. 기상청이 내놓는 자료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 전하는 날씨 전문가이이지만, 미가 중요시 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방송사가 기상캐스터 채용 시 기상과 관련한 지식 및 직무 능력은 점검하지 않는다. 방송사들은 ▲1차 서류전형 ▲2차 카메라 면접 ▲3차 최종면접의 과정을 거쳐 채용한다. 기상캐스터의 채용 공고를 확인한 결과, 기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이해도를 점검하는 시험을 보는 곳은 단 한 곳이었다.

거의 모든 방송사가 기상캐스터 준비생들에게 지식을 묻지 않는다. 또 기상 관련 학과 언급도 없다. 기상해설사자격증 시험이 생겼지만, 기상캐스터 채용과는 무관하다.

대전 MBC 채용공고에는 자유이력서, 자기소개서, 프로필 사진 등 1차 서류 전형에 합격하면 면접과 카메라 테스트가 진행된다. 제주 MBC 역시 서류 전형과 동영상 포트폴리오 영상만을 통해 채용한다. SBS가 뽑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는 카메라 테스트만 있다. 광주 KBS는 원고작성 포함해 카메라 테스트를 진행한다. 면접에 앞서 기상캐스터의 역량을 보는 자리인데, 원고를 작성하는 것 외에 이들의 전문성을 알아볼 방법은 없다.

경남MBC는 자기 소개서에 첨부되는 프로필 사진이 ‘전신’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촬영한 소개문 영상도 요구된다. 서류전형 합격 후 카메라 테스트만 진행된다. 뉴스전문채널인 YTN도 큰 차이가 없다.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채용 공고에는 해당 업무에 대한 설명조차 없다. 이들 뿐 아니라 대부분이 서류에서 카메라 테스트까지만 확인한다.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KCTV 제주방송만 기상과 관련한 필기시험을 치른다. 기상 관련 지식과 시사 상식 위주로 문제가 출제된다고 한다. KCTV 제주방송 채용 관계자는 “기상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사회 전반적인 흐름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서술시험이 주어진다. 물론 매년 주제는 다르지만, 자신을 피력할 수 있는 힘을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날씨를 전하는 캐스터인 만큼, 미적 기준이 중요할 수 있지만, 지적인 부분과 균형이 잘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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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경우, 특히 CNN·NBC·BBC 등 세계 유력 방송사들은 중후한 여성이나 남성이 대부분이다. 미국은 기상캐스터 인증제가 엄격하다. 기상학 분야 전공자가 기상학회의 필기·실기시험을 통과해 인증을 받아야 기상캐스터가 될 수 있다. 약 1000여명의 캐스터들이 전문적인 시험을 통과했다고 한다. 영국은 대부분 기상 관련 전공이나 예보관 과정 이수자, 일본은 공인 기상예보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캐스터가 될 수 있다. 시청자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전문성을 갖고 있어 전문직으로 장수한다.

우리나라도 이 부분에 있어서 고려를 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에는 제도적으로도 기상캐스터를 뽑는데 있어 관련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방송사의 권한으로만 진행된다. 채용 기준에 있어서도 방송사가 정하는 형태다.

맹소영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일본만 하더라도 기상 예보사 수준의 능력이 있어야지만 입사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그래서 상당히 수준 높은 기상캐스터들이 예보한다”며 “한국에는 그런 시스템 자체가 없다. 전문성은 요구하는데, 전문성을 점검 하지는 않는 이율배반적인 채용시스템만 있다. 준비생들은 자연스레 카메라 테스트에만 목숨을 건다. 현 시대의 기상캐스터의 전문성 결여에 방송사 채용시스템이 분명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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