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둘러싸고 각국-각계 촉각
기사입력 2017-02-15 00:23 작게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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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복 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 (사진=TV조선 캡처)


[헤럴드경제 법이슈=박진희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현지시간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각계와 아시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출생했으며,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에게서 태어났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오래전부터 '황태자'로서 후계수업을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 조선컴퓨터센터(KCC) 설립을 주도하는 등 IT 분야 및 군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김정남이 낙마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리타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었다.

2001년 5월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 마카오와 베이징 등지를 오가면서 해외 생활을 해왔다.

특히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의 집권 체제가 굳어진 이후 최근에는 북한 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김정남 피살사건과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 "독침에 의거해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소집한 심야 긴급 대책 회의에서 "(용의자는) 두 여성이다. 그런데 폐쇄회로(CC)TV에 잡힌 것은 북한 사람으로 보이나 확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도를 보고 직접 정부 고위층과 접촉한 결과, 말레이시아에서 어제 피살사건이 두 미상의 여인에 의거해서 이뤄졌다, 지금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조사하고 있고 그 조사통보를 아직 받지 못해 그 이상은 확인할 길이 없고 또 얘기하는 것은 외교나 정보공유 차원에서도 어렵다는 얘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누가 피살했느냐는 것은 말레이시아 정부와 또 다른 미국 측을 확인하면 CCTV에 두 여성이 잡혔는데 북한 사람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남북한 대사관이 함께 있고 늘 대북문제의 비공식 접촉 이런 것들이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정확한 사실을 파악해서 미국에나 미국 정부에나 우리 정부에 통보해줄 것으로 알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오늘 저녁 말레이시아에서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에 김정남 피살설을 입수해 정보기관과 군 당국 등에 사실 여부를 확인했으나 당국에서는 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위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김정남 피살 의혹에 대한 첩보를 오늘 아침 일찍 입수하고 오전 9시경 공식적으로 정보당국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며 "계속해서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는 보고를 받다가 모 방송을 통해 보도가 나온 뒤 정보당국으로부터 김정남 피살 사실의 간접 확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말레이시아에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이고 수사 결과를 공식 통보받기 전까진 정부 입장 발표가 어렵다는 것이 현재 공식적인 정보당국의 입장"이라며 "내일이라도 가능하면 정보위를 소집해 김정남 피살사건의 배경 등 사실관계를 파악해 철저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오전 10시 정보위 간담회에 참석해 북한 미사일 관련 보고를 다 받고 나서 김정일 피살 첩보 확인해봤냐고 질문했더니 '오전 8시 반에 나올 때까지 국회를 출발할 때까진 전혀 그런게 없었다. 지금 확인 다시 해보겠다'고 했는데 '확인 중이다, 확인해보겠다'는 정도의 답변만 받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도 "김황록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에게 김정남 독침 피살 사건설이 있는데 알고 있느냐고 했더니 '전혀 알지 못한다'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경찰도 국내 탈북인사 신변보호 강화 수위를 높이기로 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을 확인 중"이라면서도 "작년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입국한 이후 주요 탈북인사들의 신변보호 수준을 대폭 높였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변보호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이 24시간 신변보호 등 높은 수준의 관리체제를 가동하는 탈북인사는 1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정남 피살과 관련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신변 위협이 우려되는 탈북인사들을 위해 신변보호 인력을 늘리거나 거주지를 옮기는 등 안전을 보장할 여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는 보도에 중국 매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왕이망은 14일 한국 매체들을 인용해 김정은의 큰형인 김정남이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자 간첩의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한국 매체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큰 형이 암살당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일부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과 김정남의 갈등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고모부인 장성택의 숙청 소식을 빗대, 또다른 ‘가족 숙청’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포털 소후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신원 불명의 북한 남성 1명이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사망했으며 말레이시아 경찰 측에서 신원 확인을 아직 해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권력 투쟁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한국학 연구센터장은 그는 그러면서도 "북한이 살해를 했다고 하더라도 권력투쟁 과정에서 김정남씨가 피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미 수년간 이어진 숙청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으로의 권력 집중이 끝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ssuepl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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