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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재판관, 참다못해 “재판 방해 삼가라” 강력 일침
뉴스| 2017-02-2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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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법정 내 잇따른 돌발행동을 지적했다. (사진=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 법이슈=박진희 기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사법권의 독립과 재판의 신뢰 훼손 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22일 이 권한대행은 탄핵심판 16차 변론 시작에 앞서 "당부 말씀을 한 가지 드리겠다"고 운을 떼며 "심판정 안팎에서 사법권의 독립과 재판의 신뢰를 훼손하려는 여러 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매우 우려를 표한다. 모든 분들은 재판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절대 삼가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권한대행의 이 같은 지적은 헌재 탄핵 심판 막바지에 이르면서 변론이 격화되자 심리 중에 심판 진행을 방해할 수 있는 돌발행동이나 강한 의사 표현 등이 잦아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측 김평우 변호사가 재판부에 거센 항의를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김 변호사는 예정된 증인신문과 증거조사를 마친 뒤 낮 12시 이 권한대행이 변론절차를 끝내려하자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 권한대행은 "어떤 내용인가"라고 물었지만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지금 시간이 12시가 넘었는데 제가 당뇨가 있어 어지럼증이 있다"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이후에 변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권한대행은 "꼭 오늘 해야할 사안이냐"고 물었지만 김 변호사는 "점심을 못 먹더라도 지금부터 변론하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김 변호사가 재판부의 말을 무시한 채 변론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이 권한대행은 "재판 기일은 저희가 정하는 것"이라면서 "그럼 오늘 변론 마치겠다"고 선언했고 김 변호사는 "저는 지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되는 항의에 이 권한대행은 "다음번에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12시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하자 김 변호사는 "지금까지 12시에 변론 끝내야한다는 법칙이 있느냐"며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느냐"며 재판부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호통을 쳤다.

이 권한대행은 그러나 "오늘 변론은 이것으로 마친다"며 다른 재판관과 함께 퇴장했다.

재판부가 퇴장하며 국회 측 소추위원과 대리인단, 방청객 등 심판정에 있던 모든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갖췄지만 김 변호사 등은 큰 목소리로 "이런 법칙이 어디 있느냐"며 거세게 항의했고, 주변의 다른 대리인단 변호사들이 말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15차 변론 기일에 이 같은 해프닝을 염두에 둔 듯 이 권한대행은 김 변호사에게 추가 발언의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지난 변론기일 말미에 김평우 변호사가 변론종결 선언 후 변론 기회를 달라고 말씀했고 저희가 오늘 말씀하실 기회를 드린다고 했다"며 "이따가 적절한 시간에 발언할 기회를 드릴 테니 그 때 말하시면 되겠다"고 했다.

김평우 변호사에 앞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는 법정 내에서 태극기를 꺼내들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서 변호사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issuepl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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