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정종훈의 빌드업] (3) 성남FC 김윤수, ‘새끼 까치’로 비상 준비 끝!
뉴스| 2017-02-22 03:33
이미지중앙

성남FC에 입단한 김윤수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효선]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지난 시즌 영남대는 4관광을 달성하면서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 팀을 지휘했던 김병수 감독은 올 시즌 서울 이랜드 FC의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며 프로 데뷔를 앞두고 있고, 주축이었던 그의 제자들도 프로 무대에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중 김윤수(23 성남FC)는 주목할 만하다.

김윤수는 성남FC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영남대 시절 성남FC와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FA컵에서 만난 것이다. 김윤수는 그 3번의 경기에서 지난해 단 1경기만 출전했다. 2014년, 2015년에는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중요한 것은 2016년 성남 전에서 설렘과 동시에 강한 애정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김윤수는 “성남에 꼭 입단하고 싶었다”고 운을 뗀 뒤 “경기 전 몸을 푸는데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성남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들었다. 나한테 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힘이 났다”라고 회상했다. 사람으로 치면 운명과도 같은 배필을 만난 느낌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윤수가 성남FC에 입단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대기만성형 대학선수 김윤수

이미지중앙

김윤수가 전국추계연맹전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정종훈]


지난 시즌 영남대 4관왕의 중심에는 김윤수가 있었다. 1학년 때부터 플레이메이커를 의미하는 등번호 7번을 달 정도로 김병수 감독의 신뢰는 두둑했다. 하지만 3학년 때까지 피치 위에 서는 것은 드물었다. 부상으로 뛰는 날보다 재활하는 기간이 더 길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병수 감독은 김윤수에게 끊임없는 신뢰를 보냈다. 김윤수도 이에 보답하기 위해 3학년 동계훈련 때 이를 꽉 물었다. 이것이 동기부여가 되어 4학년 때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1학년 때 체력훈련에서 하위권에 속하던 그가 4학년에는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김윤수는 또 김병수 감독의 조언으로 축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당연히 여타 영남대 출신들처럼 김병수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크다. 왜 제자들은 김병수 감독에게 한결 같은 신뢰를 보내는 것일까? 보통 감독들은 운동장 위에서 선수가 실수를 하면 “그렇게 하지 말라고!”라며 다그친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은 다르다. 김윤수는 “감독님께서 지적을 하실 때 ‘그것도 나쁜 선택은 아닌데 이런 방법은 어떠니?’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또 “감독님께서 알려주신 것들을 메모해둔다. 경기 전에 그 메모를 보며 상기시킨다. 감독님이 말씀해주시는 것을 우리가 경기장에서 하면서 감탄할 때가 많다”고 구체적인 학습법도 소개했다. 이렇게 부상으로 하락했던 자신감을 조금씩 끌어올렸다.

멘탈이 좋다

이미지중앙

김윤수(7번)는 전국체전에서 김현태를 대신해서 주장 완장을 찼다. [사진=용인대 축구부]


이런 배움 속에서 김윤수는 본인의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드리블을 많이 시도하며 다소 볼을 이쁘게‘만’ 차는 선수에서 ‘다부진’ 선수로 탈바꿈했다. 적극적으로 수비에도 가담하며 팀플레이를 위해 희생하는 법도 배웠다. 거기에 평소에 자신 있던 패스, 볼 관리 능력까지 더해 다재다능한 선수로 거듭났다.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권역의 전력은 약하다. 영남대는 지난 시즌 권역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할 정도로 독주했다. 나태해질 법도 했지만 김윤수는 그런 기세를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며 완벽을 추구했다. 전국대회에 나와 수도권 강팀들을 상대로도 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김윤수는 “리그 1위였을 때도 자만심을 갖은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대회를 우승한 뒤 휴가를 받아도 대부분 개인 운동으로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남대가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영남대에게 전국체전은 도전이었다.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매번 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다. 예선 통과 후 본선에서 늘 결과가 좋지 못했다. 대회 직전에 불운까지 겹쳤다. 주장 김현태가 부상으로 대회를 불참했다. 완장을 김윤수가 건네받았다. 주장 완장으로 왼팔이 더 무거워졌지만, 묵묵하게 팀을 이끌었다. 그 결과 팀의 우승과 함께 김윤수에게도 축복이 이어졌다. 전국체전 때의 인상적인 활약이 프로 구단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김윤수의 선택은 당연히 성남FC였다.

김윤수는 이제 ‘까치 군단’ 성남FC에서 비상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성남이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강등 당하는 현장에 있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의 현장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그는 “안타깝다. 다시 클래식으로 올라가는 멤버 중 한 명이었으면 좋겠다”며 “나의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는 새로 오신 감독님의 성향에 맞출 것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오늘도 김윤수는 동계훈련지인 스페인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기회를 찾고 있다.

이미지중앙

김윤수(왼쪽에서 두번째)가 성남FC에 입단해 까치 군단의 비상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사진=성남FC]


sport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