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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의 아마야구 人덱스] (1) ‘30번째 별을 노린다’ 경남고 투·타 4인방
뉴스| 2017-03-09 05:54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야구팬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청룡기 최다 우승(9회)에 빛나는 72년 전통의 경남고등학교.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인 고(故) 최동원을 비롯해 이대호, 송승준(이상 롯데), 김용희 전 SK 감독, 허구연 야구해설위원 등이 이 학교 출신의 야구인이다. ‘경남’이라는 이름 때문에 NC 다이노스의 연고팀이 아니냐는 오해 아닌 오해도 받지만 부산고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부산 지역 야구 명문고다.

지난 2월 천우스포츠배 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둔 경남고의 전광열 감독은 표정이 밝았다. 올해로 부임 4년차인 그는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 없이 동계훈련을 잘 치른 것에 만족감이 크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경기 경험이 많은 3학년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그 뒤를 1,2학년 선수들이 받친다는 계획이다. 올 시즌 경남고 마운드와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 줄 3학년 4인방(최민준, 김윤현, 한동희, 예진원)의 존재는 전 감독에게 있어 큰 힘이다.

‘좌우균형 맞췄다’ 경남고 원투펀치 최민준, 김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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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투수 최민준(왼쪽), 김윤현. [사진=정아름 기자]


경남고 마운드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우완 최민준(17)이다. 지난해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19경기에 나서 85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 2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전국대회에서도 뛰어난 피칭을 선보이며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님을 증명했다. 최민준을 보면 체격적인 측면이나,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에서 2017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서 삼성의 부름을 받은 부산고 출신 최지광(18)이 떠오른다. 제구가 되는 투수라는 점도 그렇지만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도 둘은 많이 닮았다. 이는 최민준이 롯데의 1차 지명 후보군에서 빠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적지 않은 공(1201구)을 던진 최민준은 전국체전 이후 보강운동에 주력했다. 특히 올해 좋은 투수 자원들이 많은 점에서 자극을 받은 듯했다. 본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동계훈련에서는 ‘구속 증가’를 목표로 몸 키우기에 나섰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체중을 차차 늘리며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에 공을 들였다. 최민준은 “아쉬웠던 부분들은 다 순조롭게 보완되고 있는 것 같다. 동계 때 체중도 6kg 정도 늘렸다. 올해도 전국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상위 라운드로 프로에 진출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좌완 김윤현(18)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신장 184cm, 체중 95kg의 체격 조건을 지닌 김윤현은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전에서 고교 진학 후 첫 공식전을 치렀다. 3이닝 4피안타 4K 무사사구 1실점(비자책). 김윤현은 “일단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고, 경기에 나갈 실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데뷔가 늦어진 것 같다. 첫 경기라 긴장이 되긴 했지만 기회가 절실했기 때문에 엄청 집중해서 던졌던 것 같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광열 감독은 김윤현에게 기대를 걸면서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1회 징크스’를 거론했다. 김윤현이 경기 초반에 위기를 맞는 점만 극복한다면 2017시즌 경남고 마운드에 큰 힘이 되리라 판단이었다. 김윤현은 “동계 훈련을 거치며 실전 경기 경험이 쌓이다보니 제구가 많이 잡혀 초반 위기는 별로 없었다. 올해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하면서 기세를 이어가 프로로 진출하고 싶다”라며 되도록 선발로 나서 팀에 승리를 선사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내, 외야는 우리에게 맡겨라’ 한동희, 예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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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3루수 한동희(왼쪽), 중견수 예진원. [사진=정아름 기자]


전광열 감독은 야수진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특히 신입생 시절부터 주전으로 활약해 온 3루수 한동희(17)와 중견수 예진원(17)의 경험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키(Key)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엿보였다. 한동희가 전형적인 ‘파워 히터’라면 예진원은 컨택에 강하지만 장타력 역시 높은 타자다. 사실 두 선수가 서로에게 부러워하는 능력은 누가 봐도 뻔했다. 파워가 부족한 예진원은 한동희의 ‘파워와 유연성’을, 발이 다소 느린 한동희는 예진원의 ‘빠른 발’을 탐냈다.

‘오른손 거포 3루수’ 한동희의 파워는 이번 겨울 제대로 물이 올랐다. 동계훈련 기간 동안 연습 경기 및 대회를 통틀어 총 6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오버페이스가 아니냐는 물음에 한동희는 “현재 페이스는 70~80% 정도다. 아직 페이스가 다 올라온 것은 아니다. 이번 동계 훈련에서 웨이트에 집중한 결과가 홈런으로 나온 것 같다”라며 답했다.

예진원은 신입생 시절부터 타격에서 꾸준히 자신의 몫을 해왔다. 입학 첫 해였던 2015년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7타점), 2016년 타율 0.370(92타수 34안타 17타점). 뛰어난 지표였지만 예진원은 스스로 볼삼비(BB/K, 2015년 0.45, 2016년 1.38)에 대한 아쉬움을 느껴 선구안을 더욱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두 선수는 이번 겨울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 결과가 한 눈에 보였다. 지난해에 비해 체격은 눈에 띄게 좋아졌고, 덩달아 파워 역시 제대로 붙었다. 한동희와 예진원은 “시즌 때 좋은 성적을 내서 프로 지명을 받고, 청소년 대표로 출전하는 것이 올 시즌 목표”라며 입을 모았다.

이들 4인방 외에도 부상을 털고 천천히 예열 중인 장신 우완 김영묵(18)과 지난해 후반기부터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포수 정보근(17), 빠른 발을 자랑하는 권영호(18) 등 3학년에도 좋은 자원들이 많다. 내야수 노시환(16)과 사이드암 투수 서준원(16), 우완 남상현(16), 우완 이준호(16) 등이 버티고 있는 2학년 선수진 역시 탄탄하다. 3학년 4인방을 필두로 한 경남고 선수들은 전국대회 통산 30번째 우승컵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뗐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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