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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의 아마야구 人덱스] (2) '타율 4할' 정조준 하는 마산용마고 오영수
뉴스| 2017-03-16 05:18

2015년 4월 25일 제4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마산용마고(이하 용마고)와 서울고의 8강전.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행 티켓을 거머쥔 쪽은 용마고였다. 타선에서는 어느 신입생의 활약이 돋보였다. 매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공을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던 그는 3루타 하나를 포함한 2타수 2안타 2볼넷에 10회 희생번트까지 성공시키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용마고 김성훈 감독이 뽑은 이날의 MVP, 바로 오영수(17)였다.

고교 진학 후 첫 전국대회부터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선보인 오영수는 이후 팀의 주전 멤버로 거듭났다. 1학년 19경기 출전에 타율 0.328 67타수 22안타(2루타 8, 3루타 2) 10타점 4도루, 2학년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7 95타수 32안타(2루타 9, 3루타 3) 2홈런 23타점 3도루. 두 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었던 오영수에게 지난해 말 열린 '2016 월드 파워 콘테스트(2016 World Power Contest)'는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큰 덩치 아니여도 괜찮아’ 세계무대에서 통한 오영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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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가 쏘아올린 작은공' 2016 파워 콘테스트 월드 클래식 당시 타격에 임하고 있는 오영수의 모습. 그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대회에서만 총 14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사진=선수 본인 제공]


'2016 파워 쇼케이스 월드 클래식'은 미국과 남미 아마추어 야구 유망주들이 모여 펼치는 세계적인 홈런 더비다. 150여 명에 달하는 선수들이 이 대회를 거쳐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로 진출했다. 전년도 월드시리즈 우승팀 시카고 컵스의 앤서니 리조(27)와 크리스 브라이언트(25), 워싱턴 내셔널스의 브라이스 하퍼(24)가 이 대회 출신의 대표적인 메이저리거다.

국내 예선이었던 '2016 용달매직배 홈런왕더비 챔피언십' 결선라운드에서 오영수는 장안고 이성원(5개)과 세 차례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4개)을 차지, 미국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지난해 연말 미국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의 홈구장인 마린스 파크에서 열린 대회 언더클래스 부문에서 총 14개(예선 10개 1위, 결승 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최종 3위에 올랐다.

오영수는 덩치로만 홈런을 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세계무대에서 증명했다. 신장 180cm, 몸무게 89kg로 함께 대회에 출전했던 이성원(188cm 100kg)과 경동고 유호산(184cm 102kg)에 비하면 평범한 체구다. 그는 “피지컬적인 면에서는 마치 ‘산’만한 선수들이 정말 많았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코어운동과 허리회전력 강화에 집중하며 몸을 만들었는데 그 부분이 큰 힘이 된 것 같다”며 많은 홈런의 비결을 설명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 '아버지', 롤모델은 'NC 박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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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천우스포츠배 대회에서 만난 오영수. 용마고는 본 대회 결승전에서 경남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정아름 기자]


학창 시절 복싱선수였던 아버지 오주동 씨는 오영수의 영원한 멘토다. 아들이 야구선수의 길을 걷기 전까지는 ‘야구’의 ‘ㅇ’자도 몰랐지만 야구밖에 모르는 아들 덕에 백구에 마음 졸인 지도 벌써 9년이다. 아들 오영수는 묵묵히 자신의 뒷바라지에 힘 써주는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담담히 밝혔다. “아버지가 먼저 다가오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경험하셨다보니 아무래도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승부 근성이 강한 편이라 눈빛에서 그게 드러나는 편인데, 그 부분 역시 아버지께서 어릴 때부터 ‘남자는 눈빛’이라는 말씀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강조하셨다. 아버지는 내 인생의 우상이다.”

롤모델은 NC 다이노스의 박석민이다. 수비에서의 안정감과 실수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닮고 싶단다. 어쩌면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두 선수가 똑 닮았다. 오영수는 본인의 타구 방향을 일일이 기록해 페이스가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타구 방향을 분석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열의가 높다. 이러한 오영수의 모습은 매 타석이 끝날 때마다 야구노트를 작성하는 박석민과 오버랩된다.

3루수 전업도 이제 어언 2년차, 오영수는 올 시즌 수비에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아무래도 시합하면서 아직까지 헷갈리는 부분들이 가끔씩 나오는 것 같다. 지난해 처음 3루수를 볼 때 보다는 수비 부분에서 많이 보완됐다. 이번 동계를 거치며 꽤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어느새 졸업반이 된 오영수의 2017 시즌 목표는 ‘4할, 4홈런’이다. 마산용마고 윤기수 야수코치는 “파워와 의지 면에서는 당할 선수가 없다고 본다.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 건 ‘몸 관리’다. 기본적으로 멘탈이 강한 선수인 만큼 올 시즌 역시 잘 풀어갈 것”이라며 제자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오영수 역시 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은 성적과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마산용마고는 내달 1일 지역 라이벌 마산고와의 경기로 주말리그의 문을 연다. 새 시즌까지 남은 기간은 딱 2주. 용마고 '4번타자' 오영수의 배트는 오늘도 힘차게 돌아간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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