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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훈의 빌드업] (7) 신태용호의 강지훈+이상민, “죽음의 조? 해볼 만하다”
뉴스| 2017-03-22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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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좌)과 이상민(우)는 조별 예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정종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숭실대)=정종훈 기자] 지난 18일 2017 KEB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숭실대와 용인대의 경기가 숭실대 대운동장에서 진행됐다. 결과는 2-2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용인대가 승리,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신태용 감독이 아디다스컵 4개국 친선 대회에 소집한 20세 이하 대표팀(U-20) 두 명의 선수들도 이날 잔디를 밟았다. 이상민(19 숭실대)과 강지훈(20 용인대)이 상대 팀으로 맞부딪힌 것이다.

승부는 강지훈의 판정승. 강지훈은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7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상민은 초반 다소 주춤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이었다. 하지만 이내 폼을 되찾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는 다음날 19일 대표팀 소집을 위해 곧바로 파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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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33번)이 본인의 장기인 드리블로 숭실대 수비진을 휘젓고 있다. [사진=용인대 축구부]


# 용인대 강지훈,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이 내 장점”

강지훈은 안익수 전 감독 때부터 줄곧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소집된 것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국내 팬들이 지켜보는 곳에서는 다소 주춤했다. 그런 가운데 조영욱(18 고려대)과 하승운(19 연세대)이 인상적인 존재감을 어필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강지훈은 다소 위기감을 느낄 터. “(주목받지 못한 아쉬움이) 조금은 있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 드리블과 한방으로 어필할 것이다.” 오히려 자신감을 피력했다.

강지훈의 장점은 멀티플레이어 능력이다. 대표팀에서는 주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지만, 소속팀에서는 측면 수비수,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시시때때로 본인의 포지션을 옮겨 가치를 뽐냈다. 강지훈도 “여러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제 장점”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 1달이라는 짧은 대회 기간 내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필수다. 부상 및 경고누적 등의 변수로 인해 결장하는 선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용인대 이장관 감독은 강지훈에게 후한 점수를 매겼다. “강지훈 선수가 매번 대표팀에 소집되고 있지만, 그 선수에 대한 장점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며 “(대회 기간 내에) 로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저 선수가 아주 적절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20세 월드컵을 매우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따라 오면 좋겠다.” 제자사랑이야 당연하겠지만 목소리 톤에 애정이 듬뿍 배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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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이상민(5번)은 후방에서 빌드업으로 팀의 공격을 돕는다. [사진=용인대 축구부]


# 숭실대 이상민, “내 강점인 빌드업을 살리겠다”

이상민은 지난 5월 JS컵을 통해 우찬양(20 포항스틸러스)과 함께 ‘안익수호’의 주전 수비수로 도약했다. 무결점 수비와 함께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바레인에서 열렸던 AFC U19 챔피언십에서 부상을 당한 뒤 잠시 개점휴업했다. 대회 예선 탈락과 동시에 사령탑도 교체됐다. 이렇게 조금씩 이상민은 대표팀과 거리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상민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포르투갈 전지훈련 동안 수비 라인에 고민이 깊던 신 감독이 이상민을 불러들인 것. 이상민은 “운 좋게 뽑히게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각오가 남다른 것이 사실이다. 대표팀 승선한 친구들을 보면서 20세 월드컵이란 대회가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고 초심을 찾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소집 명단을 살펴봐도 신 감독의 성향이 드러난다. 신 감독은 ‘공격적인 패스 축구’를 선호한다. 이는 수비수에도 해당한다. 수비수가 단순히 볼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볼 소유권을 가져오는 동시에 직접 전방으로 패스하길 원한다.

이상민은 이에 자신감을 보였다. “(감독님께서) 빠른 선수, 빌드업을 잘하는 선수들을 좋아하신다고 전해 들었다. 장점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빌드업이다. 최대한 장점을 살리도록 노력한다면 감독님 눈에 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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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좌)과 이상민(우)이 경기 도중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사진=용인대 축구부]


오는 5월 20일 한국에서 개막하는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함께 A조에 속했다. 이른바 ‘죽음의 조’다. 조 추첨 현장에서는 탄식이 쉴 새 없이 들렸다. 그만큼 조별 예선 통과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강지훈과 이상민은 “자신 있다”고 입 모아 말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두 선수 모두 강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기억만을 갖고 있다. 강지훈은 지난 11월 컨티넨탈컵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뽑아냈고, 이상민은 2년 전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브라질, 잉글랜드, 기니와 한 조에 속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그렇다면 터무니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홈 이점을 살려서 저희만의 축구를 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대회에서)잉글랜드 역시 좋은 팀이었지만 저희의 축구를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 용인대 강지훈

“(지난 대회에서 강팀을) 이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감 있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를 만났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가 없다. 준비한 대로 경기장에서 보여준다면 어느 상대든 다 이길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다.” - 숭실대 이상민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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