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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의 축구화(靴/話)] (2) 축구화의 계절은 여름
뉴스| 2017-04-1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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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월에 출시된 '나이키 모션 블록 팩(Nike Motion Blur Pack)'. 왼쪽부터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하이퍼베놈 팬텀, 마지스타 오브라, 티엠포 레전드. 팩은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묶어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 4월 13일 해외의 한 축구화전문 사이트는 나이키 축구화가 내년 3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큰 변화를 가질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현재 나이키의 4가지 시리즈인 머큐리얼, 마지스타, 하이퍼베놈, 티엠포가 모두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돼 ‘머큐리얼 슈퍼플라이6’, ‘마지스타 오브라3’, ‘하이퍼베놈 팬텀4’, ‘티엠포레전드8’으로 새롭게 출시된다는 내용이었다.

보통 나이키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머큐리얼과 마지스타의 새로운 세대(New generations)를 출시하고, 홀수해에는 하이퍼베놈과 티엠포의 새 버전을 발표한다. 제품별로는 2년에 한 번이고, 나이키 차원에서는 매년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4가지 모델이 동시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티엠포 레전드는 올해 여름, 7세대 출시를 앞두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 같은 신제품 버전업은 축구화의 콘셉트와 이름은 유지한 채 기술적으로, 디자인적으로 변화를 주는 일이다. 나이키 머큐리얼은 스피드, 초경량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된 이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면서 현재는 다섯 번째 세대인 플라이니트를 접목한 나이키 ‘머큐리얼 슈퍼플라이5’까지 진화했다. 나이키의 전통 모델인 티엠포 시리즈 또한 1985년 첫 출시 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는 봉제선을 최소화하고 천연가죽의 터치감을 살린 ‘티엠포 레전드 6’가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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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월에 출시된 '아디다스 블루 블래스트 팩(Adias Blue Blast Pack)'. 왼쪽부터 아디다스 에이스 17+, 엑스16+, 메시16+, 코파 17.1.


그렇다면 다른 브랜드는 어떨까? 축구용품시장에서 나이키와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아디다스의 경우 2015년 7월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주력 모델이었던 ‘아디제로’와 ‘프레데터’ 시리즈를 단종하고 ‘엑스’(X 15)와 ‘에이스’(Ace 15), 그리고 ‘메시’(Messi 15)를 새롭게출시했다. 나이키와 달리 이름 뒤에 연도를 표기하는 것도 신선했다. 축구화 팬들에게 매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로 다짐한 듯하다. 아이다스는 지난 1월에는 ‘에이스’의 세 번째 모델인 ‘에이스 17’을 출시했으며, ‘엑스’와 ‘메시’는 올해 7월 새 버전이 나올 것으로 이미 ‘대기명단’에 올라 있다.

두 양대 산맥 사이에서도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푸마 역시 매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 푸마의 인기모델 에보스피드 시리즈는 매년 6월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데 지난해 다섯 번째 세대인 ‘에보스피드 1.5’까지 출시했고, 올해는 평소보다 빠른 지난 1월에 ‘에보스피드 17’을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 6월에는 ‘에보스피드’가 단종되고 ‘ONE’이라는 새로운 축구화가 출시될 전망이다.

이렇듯 축구화 브랜드는 보통 1년 주기로 신제품을 출시한다. 나이키가 예외적으로 2년이었지만이제 1년으로 보조를 맞춘 듯싶다. 새 제품이 출시되면 한 달 또는 두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컬러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재미있는 것은 신제품 출시가 집중되는 시기는 여름, 그것도 6월이라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4년마다 열리는 피파 월드컵, 올림픽, 유럽선수권(유로), 남미선수권(코파) 등 굵직한 축구대회가 주로 6~9월에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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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메시 16+' 축구화를 신은 메시. [사진=바르셀로나 홈페이지]


그런데 국가대항전인 이들 대회는 보통 주기가 4년이다. 그렇다면 매년 6월,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클럽대항전 유럽챔피언스리그의 결승전이 열린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8강, 4강, 결승을 거치면서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들이 한껏 기량을 뽐내면서 그들이 신은 신제품 축구화도 많은 조명을 받는 것이다.

올해 6월에도 축구화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될 전망이다. 니트소재를 접목한 푸마의 ‘원(ONE)’, 앞서 언급한 나이키의 티엠포 레전드7 등이 웨이팅리스트에 올라 있다. 아디다스는 ‘메시를 위한 제품’에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으로 접목해 ‘네메지즈 메시(Nemeziz Messi)17’라는 이름으로 메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어쩌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 위기에 처한 바르셀로나가 또 한번의 기적을 일으키기를 진정 바라는 쪽은 누구보다 아디다스 축구화 개발팀일지도 모른다. 새롭게 출시될 메시의 시그니처 축구화인 ‘네메지즈 메시17’을 메시가 결승전에 신고 나오는 게 최고의 그림이기 때문이다.

축구화 마니아라면 6월을 잊지 말자. 신제품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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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이상현은 신발 아웃솔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 후, 현재 3D프린팅 맞춤인솔 전문회사인 ‘피츠인솔’에서 설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축구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개인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디자이너와 축구팬의 관점에서 축구화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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