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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슈] ‘4월 위기’ 두산, 디펜딩 챔피언 체면 구기다
뉴스| 2017-04-27 03:38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차지훈 기자] 많은 전문가들은 시즌 전 ‘1강’ 두산의 우승을 점쳤다. 강력한 선발진과 1번부터 9번까지 한 명도 거르기 힘든 타선은 두산의 독주를 예상하게 했다. 실제로 두산은 한화와의 개막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뚜겅을 열어보니 두산의 강점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장점은 사라지고 약점만이 두드러지고 있다. 두산은 현재 10승 1무 11패로 7위에 올라있다. 5할 승률이 무너지며 하위권에 쳐져있다. 결국 시즌 초반 두산은 4월 위기설을 실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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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MVP를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 [사진=두산베어스 페이스북]


선발투수들의 붕괴.. 마운드의 나비효과

지난 시즌 두산은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리그를 호령했다. 일명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라고 불리는 4명의 선발 투수들은 지난 시즌 도합 70승을 달성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두산의 판타스틱4는 더 이상 판타스틱하지 않다.

두산의 선발진을 이끄는 니퍼트는 최근 뜨거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일명 ‘넥센 피하기(넥센과의 선발등판을 뒤로 미룬 일)는 니퍼트로 하여금 많은 이들을 실망감에 빠뜨렸다. 게다가 외국인 듀오 보우덴은 어깨 통증으로 인해 4월 21일에서야 첫 등판을 했다. 국내 선발투수로 맹활약한 장원준과 유희관도 각각 4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94와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하며 안정감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판타스틱4 중에서 그 누구도 지난 시즌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들이 제 역할을 다해주지 못하면서 두산의 약점인 불안한 불펜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즌 초 두산 김태형 감독은 “확실히 작년보다는 불펜진이 나설 때 심적으로 편하다.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투수들이 많아졌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홍상삼, 이용찬, 김승회가 합류하면서 불펜진의 경쟁력이 올라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뒷문을 든든하게 바쳐주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지난 시즌 든든한 마무리였던 이현승(8경기 1승 평균자책점 3.72)은 시작이 불안하다. 홍상삼(9경기 1패 평균자책점 5.91)은 여전히 많은 볼넷으로 신음하고 있고 김성배(10경기 1승 평균자책점 7.30)와 김승회(11경기 1패 평균자책점 4.61)는 믿음을 주기에 부족하다. 두산은 결국 한용덕 수석코치가 투수코치를 겸하게 되는 등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개편의 보람도 없이 불펜의 붕괴가 이어지고 있다. 두산은 마운드 균열로 1년 전과 다른 출발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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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타임 2년차 징크스에 빠진 두산의 박건우. [사진=두산베어스 페이스북]


믿을 것 타선뿐….?

올 시즌 초반 두산 타선이 아주 부진하다고 보긴 어렵다. 26일 기준 팀 타율 0.276로 5위다. 리그 타율 0.271보다 약간 높다. 팀 홈런 17개로 5위, 팀 타점 108개로 3위, 팀 득점 113개로 5위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 개개인의 기록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주전 2루수 오재원(32)은 19경기에서 타율 0.175에 그치면서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전 내야수 김재호(32)와 허경민(27)도 각각 타율 0.259, 0.24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두산의 희트작 오재일과 박건우의 부진은 특히 아쉽다. 오재일과 박건우는 이번 시즌 각각 타율 0.214 1홈런 10타점과 타율 0.180 1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박건우는 결국 1군에서 타격감을 찾지 못하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오재일도 여전히 헛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두 선수가 부진하면서 피해갈 곳 없던 두산 타선에 쉬어갈 곳이 생겨나고 있다.

'판타스틱4'가 시즌 내내 부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별로 없다. 타선도 타격 사이클이 있는 만큼 시즌 끝까지 부진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UTU(올라갈 팀은 결국 올라간다)를 외치며 현재 두산의 부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두산이 시즌 초반 하위권을 멤돌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두산의 강점이었던 것들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시즌 종료 후 두산은 뜻밖의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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