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훈의 빌드업] ‘고교축구의 대세’ 현대고는 어떤 팀?
기사입력 2017-05-12 10:33 작게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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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에서 25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며 리그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울산현대고.[사진=울산현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최근 유소년 축구는 그야말로 K리그 클럽 산하 유스(Youth)팀이 대세다. 보인고, 언남고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원축구가 유스팀들에 고전한다. 유스팀들이 대회마다 늘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년 전, 2015년도 전·후반기 고교 왕중왕전은 울산현대고(울산현대 U-18)와 포항제철고(포항스틸러스 U-18)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후반기는 매탄고(수원삼성 U-18)가 왕중의 왕이 됐다.

그중에서도 단연 울산현대고가 돋보인다. 현대고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4관왕을 달성했다. 모 고등학교 감독은 리그에서 대승을 거두고서도 “현대고랑 했을 때 잘해야죠”라고 할 만큼 현대고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현대고는 지난 동계훈련 때 성인팀들을 차례로 꺾어 화제가 됐다. 대학팀들이 간간이 프로팀들을 잡는 경우는 있어도 고교팀이 성인팀을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니 리그에서는 그야말로 무적이다. 벌써 25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월 포항제철고에 패한 이후로 리그에서 패배가 없다. 패배를 잊은 지 오래다. 지난달 26일 K리그 주니어 B그룹 2위를 달리고 있는 광양제철고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끝내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리그 선두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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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고 있는 현대고의 박기욱 감독. [사진=정종훈]


현대고가 고교 무대에서 ‘압도적’인 원동력은 무엇일까? 현대고의 박기욱 감독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멘탈에 대해 잘 준비가 되어 있다. 멘탈이 잘 준비가 되어야 프로에서든, 대학에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 기술도 좋지만 무엇보다 멘탈적인 부분에서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무패 기록과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에 부담은 크지 않을까? 감독도 멘탈이 좋았다. 박 감독은 “구단에서 (성적에 대한)부담을 전혀 주지 않는다.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고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지난 시즌 전반기 왕중왕전에서 이천제일고를 32강에서 만나 7-3 대승을 거뒀지만 오히려 분위기는 어두웠다. 경기내용이 박 감독의 성에 차지 않아서였다.

박기욱 감독은 “결국에는 좋은 과정이 있기 때문에 우승까지 간다고 생각한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과정을 잘 만들어서 배울 수 있는 선수들을 키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현대고 선수들은 개인 능력이 빼어나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이것이 더 힘들다. 한두 명의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면 포커스를 그들에게 맞추면 되지만,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많으면 한팀으로 뭉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이 문제를 단호함으로 응수했다. 주전으로 나서는 선수들도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지난 광양제철고전에서도 3학년 주전 골키퍼가 여러 차례 실수를 보이자 과감하게 1학년 선수를 투입했다.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 상 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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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고는 공수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사진=울산현대]


이에 대해 박기욱 감독은 “(오늘 출전한 선수가)국가대표를 하는 골키퍼지만, 항상 뒤에 또 다른 준비를 하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긴장하고 항상 준비되어 있는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대고 선수들이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매번 청소년 대표팀 명단에 현대고 출신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는 20일에 개최되는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의 최종명단에도 2명(이상민, 이상헌)이 이름을 올렸고, 바로 아래 단계인 U-18 대표팀에는 3명(홍현석, 오세훈, 김현우)이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에게 대표팀 커리어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쉽게 자만하고 도태될 수 있기 때문. 박 감독은 이에 문제없다고 대답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오히려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대표팀을 다녀와서도 자신들이 노력하고 헌신하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 이상헌 선수도 대표팀에 다녀왔다고 해서 절대 그런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인 적 없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울산현대에서 현대고가 아직 낯설다는 점이다. 최근 선발 라인업을 보면 정승현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현대고 출신 선수가 없다. 박기욱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김도훈 감독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감독들이 과감하게 유소년 선수들을 쓸 수 있는 입장이 분명 아니다. 그런 것들은 앞으로 꾸준히 미팅을 통해서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밑에서 유소년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과정을 잘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자리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울산현대는 현재 김도훈 감독 체재에서 어려운 시련을 겪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리그에서도 기대보다 미치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팬들은 몇 년째 한숨을 쉬며 ‘명가 재건’을 고대하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는 밝다. 현대고의 유망주들이 계속해서 울산현대로 수혈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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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왕중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울산현대고. [사진=울산현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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