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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원의 KBO 핫클립] '누가 우리더러 끝났대!' 두산, UTU 외쳤다
뉴스| 2017-05-15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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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꾸준'이라 불러야 할 듯하다. 민병헌은 규정타석을 채운 두산 타자 중 양의지(.356) 다음으로 높은 고타율(.342)을 기록 중이다. 한 방송사의 수훈선수 인터뷰 장면을 갈무리했다. [사진=MBC스포츠플러스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이제 이기는 일만 남았죠.” 지난 13일 부산 사직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수훈선수(2안타 1홈런 4타점)로 선정된 민병헌(30)이 보인 자신감이다. 이날 시즌 첫 3연승을 달린 두산은 내친 김에 이튿날 경기마저 잡아내며 시리즈 스윕과 함께 4연승을 일궈냈다. 5월 둘째 주는 오롯이 두산이 주인공이었다. 우천으로 2경기가 빠진 4경기만 치렀는데, 무려 37점을 뽑아내고 5점만 내줬다.

행복한 1주를 보낸 덕에 두산은 5할 승률을 회복함과 동시에 단독 4위로 올라섰다. 1위 KIA타이거즈와는 5.5경기차로 다소 간극이 있지만 이제 겨우 리그 일정의 1/4을 소화했다. 중요한 것은 두산이 ‘UTU’(Up Team is Up: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 타이틀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한 두산이 절대 1강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만큼 지난해 경기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두산의 2017년 봄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투타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4월 한때 2위에 오른 이후 순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타 9개 구단을 윽박지르던 곰의 아성은 온데간데없었다.

이제야 곰이 동면(冬眠)에서 깨어났다. 무엇보다 타선의 폭발음이 커졌다. 두산 타선은 5~7일 잠실에서 펼쳐진 LG와 사투에서 충격의 스윕패(3연전 총 10득점)를 당한 이후 각성했다. 그간 잠잠했던 박건우(18타수 9안타), 허경민(15타수 6안타)이 지난 한 주에 보란 듯이 맹타를 휘둘렀고, 부진했던 기간에도 꿋꿋이 제 역할을 한 민병헌(19타수 10안타), 최주환(15타수 5안타), 양의지(16타수 9안타)도 힘을 보탰다.

거를 타순이 없던 두산은 지난 한 주에만 팀타율(.366)과 팀OPS(1.015), 평균안타 개수(경기당 14개)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모두 수위를 차지했다. 표본이 4경기에 불과하나 내내 잠잠했던 타자들까지 안타 행렬에 동참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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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즐거운 한 때. 홍상삼(오른쪽)은 앞으로 한두 차례 더 선발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사진=두산베어스 공식 페이스북]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선발진이다. 10일 SK 전 선발 니퍼트(6이닝 10K 무실점), 11일 SK 전 선발 장원준(무사사구 완봉승), 14일 롯데 전 선발 유희관(7이닝 5K 무실점)은 호투 퍼레이드를 펼쳤다. 그럼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선발진을 완성할 나머지 한 조각을 도무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성한 두산의 막강 선발진 ‘판타스틱4’에서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2경기만 소화하고(2경기 6⅓이닝 6실점) 지난 5월 1일 1군에서 말소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보우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고원준, 김명신을 지난달 선발 마운드에 올렸으나 각각 제구 불안과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후 우완 홍상삼이 시험대에 올라 선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13일 롯데 전(1⅓이닝 4사사구 4자책)에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김 감독은 “5할 승률을 넘긴 것에 만족하면 안 된다. 물론 방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한 주 상승세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견고한 자세를 유지했다. 두산은 16일부터 지옥의 9연전을 치른다. 3위 NC다이노스, 1위 KIA, 2위 LG트윈스와 차례로 일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상대전적에서 모두 앞선 팀들이지만 올 시즌만 두고 보면 NC에만 2승1패로 앞설 뿐 KIA(1승2패), LG(3패)에 모두 열세다. ‘이기는 일만 남았다’던 민병헌의 자신감이 두산의 상승세를 계속 대변할 수 있을까?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들의 발톱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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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현재 KBO리그 순위. [이미지=KBO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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