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정아름의 아마야구 人덱스] (16) ‘콜트리그 U-15 대표’ 노원포니 김민
뉴스| 2017-06-22 04:46
국내 유소년 야구의 중심축은 엘리트 야구다. 비엘리트의 영역인 클럽 야구는 주관단체에 따라 리틀리그와 포니리그가 유이하다. 리틀야구는 6월 21일 기준 총 198개 팀(리틀 164개, 주니어 34개)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리틀야구 대표팀은 최근 3년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우승 1회, 준우승 1회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포니리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 2008년 본격적으로 한국포니연맹을 발족하며 저변 확대에 나섰으나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했다. 한때 30개 구단이 운영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전국에 20여 개 구단만 남았다. 미국에서 2만 8,000여 개가 넘는 클럽들이 포니리그에 속해있는 것과 비교할 때 한국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201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강남리틀 주니어 팀 출신인 서울디자인고 우완투수 소이현이 NC 다이노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리틀리그의 주니어 팀 출신 프로선수는 소이현이 최초였다. 그런데 리틀야구에 이어 포니리그에서 첫 프로선수에 도전하는 유망주가 나타났다. 노원포니야구단의 우완투수 김민(용마중3)이다.

이미지중앙

국내 포니야구단 소속으로는 최초로 대표팀에 선발된 노원포니야구단 김민. [사진=정아름 기자]


국내 포니 구단 소속 ‘첫 태극마크’

노원포니야구단의 맏형인 김민은 올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오는 26일부터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지는 2017 세계포니야구연맹 U-16 월드시리즈 아시아 태평양 지역예선에 한국 대표 B팀으로 선발된 것. 만 12세까지 출전이 가능한 리틀야구와는 달리 포니리그는 5세부터 1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이 2살 간격으로 구분되어 참여한다. 김민이 참가하는 대회는 만15세부터 16세의 청소년들이 속한 콜트리그(Colt League)다.

포니리그는 저변이 좁은 탓에 서울 지역 엘리트 선수들을 선발해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김민은 국내 포니 야구단 소속 선수로는 최초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대표팀 내 유일한 비엘리트 선수인 김민은 “태어나서 첫 대표팀이라 긴장되지만 야구를 진짜 잘하는 친구들과 함께 훈련하게 돼서 굉장히 기대된다”며 들뜬 목소리를 냈다.

김민 역시 엘리트 야구 경험자다. 수영과 검도 등 안 해 본 운동이 없었던 김민은 학동초등학교 6학년 때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유급까지 할 정도로 열정은 넘쳤다. 야구 시작 1년 만에 팀의 에이스로 인정 받을 정도로 재능 역시 있었다. 경원중으로 진학한 김민은 짧았던 야구 인생 중 가장 큰 위기와 맞닥뜨렸다.

“중학교 입학 후에 빨리 시합을 뛰고 싶은 마음 때문에 정말 훈련을 열심히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기량이 조급함을 따라오지 못해서 슬럼프에 빠졌죠. 그땐 야구를 하면 할수록 실력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요. 이대로 야구를 그만두자고 생각했었어요.”

이미지중앙

183cm, 80kg의 체격조건을 갖춘 김민. 김민의 주무기는 날카로운 체인지업이다. [사진=노원포니야구단 제공]


지독한 슬럼프의 여파로 야구부를 떠났지만 김민의 머릿속은 온통 야구로 가득했다. 공부를 해볼까도 했지만 ‘야구 선수’라는 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이마저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김민은 지난해 노원포니야구단에 합류해 꿈을 이어갔다.

김민의 야구 인생을 시작부터 지켜봐 온 김덕환 노원포니야구단 감독은 “(김)민이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겁게 야구를 하면서 기량이 빨리 발전하고 있다. 타격에도 재능을 보이지만 투수로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현재 직구 구속은 120km 후반대지만 몸이 성장하면서 볼 스피드 역시 늘어나는 게 보인다. 멘탈적인 부분을 조금 더 단련하고 경기경험만 쌓는다면 고교 무대에서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내비칠 수 있을 것”이라며 평가했다.

인터뷰 말미 롤모델이 누구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민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박찬호 선수요”라 대답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박찬호 유소년 야구 캠프에 참석했던 김민은 당시 실제로 만난 박찬호의 아우라에 눈을 떼지 못했다고. 박찬호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로 매사에 임하고 싶다는 김민은 고교야구 ‘에이스 투수’의 꿈을 안고 다시 엘리트 야구의 세계로 뛰어 들 준비에 한창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제보 역시 환영합니다. 아마야구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들에 대한 소중한 제보를 이메일(sports@heraldcorp.com)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해 취재하겠습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sport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