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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정의 장체야 놀자] 역대 최대 규모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더 특별한 이유
뉴스| 2017-09-20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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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충추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충청북도 이시종 도지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9월 14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충북 일원에서 열렸다. 이번 체전은 사상 처음으로 전국체육대회보다 앞서 열린 까닭에 더욱 뜻깊다. 매년 전국장애인체전은 전국체전에 비해 늦게 열려 추위에 약한 선수들에게 부상을 위협하는 문제가 되었다. 먼저 장애인체전이 열리자 체전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기쁨은 어느 때보다 컸다.

‘장애인 먼저! 충청북도!’로 인해 장애인체전에 참가하는 선수 및 임원들의 모습은 활기가 넘쳤다. 충북 충주를 중심으로 열린 장애인체전은 총 26개 종목으로 선수부 25종목, 동호인부 16종목으로 운영되었다. 17개 시도에서 총 8,529명(선수 5,833명, 임원 및 관계자 2,696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12연패를 목표로 했던 경기도를 제치고 개최지 충북이 종합 1위를 달성하는 이변이 나왔다. 충북이 11년간 무패행진을 했던 경기도의 아성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점수 집계방식 때문이다. 16개시도 이상이 참가한 토너먼트 종목에 대해서 원래 8위까지만 점수를 집계하는데 충북은 개최지 어드밴티지로 8위 밑의 기록을 내는 선수에게 8위 점수를 받았다. 이 개최지의 추가 가산점이 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충북은 가장 많은 선수를 참가시켜 장애인체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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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조정 수상 2인조 단체전 종목에 출전한 경기 박준하(왼쪽), 강창균(오른쪽)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15일 열린 장애인체전 개막식은 1만 5,000석의 관중석이 가득 차는 놀라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시종 충북 도지사의 개회식 수화 인사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장애인체전이 여러 시도에서 열렸지만 충북도민의 관심은 뜨거웠고 감동적인 자리였다는 것이 개회식에 참가한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가 눈에 띄었다. 친절한 자원봉사자들로 인해 충북의 인심을 느꼈다고 한다.

장애인체전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종목별로 시상식 전, 축하공연을 통해 선수들에게 흥을 안겨주는 인상적인 무대도 연출되었다. 비장애인 어르신들의 축하공연과 농악대들의 신명나는 우리가락 등은 선수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모두가 즐기는 장이 되길 바라는 충북도민의 마음을 전달 받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체전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종목별 생중계를 진행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경기를 방영했고, 응원 이벤트를 이용하여 장애인체전을 홍보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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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조정 종합 2위를 차지한 경기도 선수들이 19일 시상식이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경기도장애인체육회]


충북 일원에 민간기관이 만든 환영 현수막이 곳곳에 펼쳐졌다. ‘전국체전(장애인) 선수단 환영’, ‘환영합니다. 전국체전·전국장애인체전’ 등이다. 충북 도민들의 체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느껴졌다. 옥의 티는 장애인체전이 먼저 열리는 만큼 현수막도 장애인체전을 앞에 쓰거나, 괄호 안에 장애인을 쓰지 않았어야 했다는 점이다. 한 장의 현수막에 모든 것을 담으려고 했다면 장애인체전과 체전을 다 사용했어야 한다.

17개 시도에서 참가하는 만큼 많은 선수단이 숙소를 잡고 삼시세끼 식사를 해결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역대 최대 규모였기에 더욱 그랬다. 휠체어 선수들이 식당을 선택할 때, 계단이 있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어도 갈 수 없다. 식당에 휠체어 선수들을 위한 이동에 도움을 주는 판이 없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에서 같은 메뉴를 계속 먹어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충북의 다양한 맛을 체험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관계자들은 주변의 식당을 돌아보고 예약하기 위해 전쟁이 치열했다. 선수들의 최고 컨디션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포기할 수 없기에 말이다.

내년 전북에서 열리는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전국체전 다음에 열린다. 이번 체전을 시작으로 장애인체전이 먼저 열린다면 좋겠지만 여러 사정상 좋은 취지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무척 아쉽다. 이번 체전의 만족도와 여러 자료를 토대로 향후 순서가 다시 조정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 행정담당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시종 충북지사처럼 말이다. 다른 건 몰라도 충청북도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 장애인체전이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곽수정 객원기자 nicecandi@naver.com]

*'장체야 놀자'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에게도 유익한 칼럼을 지향합니다. 곽수정 씨는 성남시장애인체육회에서 근무하고 있고, 한국체육대학에서 스포츠언론정보 석사학위를 받은 장애인스포츠 전문가입니다. 장애인스포츠와 관련된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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