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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빈의 해축야화] 골 가뭄에 시달리는 특급 공격수 3인
뉴스| 2017-11-11 17:44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북권빈 기자] 기본적으로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긴다. 그만큼 공격수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패스를 지닌 선수가 있어도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확실한 공격수의 존재가 없다면 그 팀의 득점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레알마드리드, AT마드리드, 맨체스터UTD 같은 명문 팀들이 최근 부진한 이유도 간판 공격수들의 부진 때문이다. 훌륭한 수비진을 구축했지만, 매 경기 꾸준히 골을 넣지 못하니 승리하지 못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세 팀의 특급 공격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앙투안 그리즈만, 로멜루 루카쿠가 골 가뭄에 빠진 이유를 무엇인지, 이들의 부진이 단순히 개인 역량의 문제인 것인지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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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부진에 빠진 호날두. [사진=레알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

세계 최고의 공격수 호날두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슬럼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18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7경기에 출전해 단 1골만을 넣었다. 48번이나 슈팅을 시도했음을 감안하면 그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물론 한국 나이로 33살(1985년생)이 된 호날두가 곧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올 것이라는 예측은 꾸준히 있었다. 실제로 호날두는 지난 14-15시즌 개인 최다인 61골을 넣은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호날두는 지난 시즌 42골이나 넣으며 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조국인 포르투갈의 유로2016 우승까지 이끌며 자신이 아직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호날의 부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실제로 호날두의 시대가 종말 했다고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경기 6골을 넣으면서 제 몫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호날두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호날두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동료 공격수들의 부진 때문이다. 호날두의 조력자이자 레알마드리드의 간판스타였던 카림 벤제마와 가레스 베일이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지나치게 호날두에게 부담이 집중됐다. 이 부담은 천하의 호날두도 심리적으로 흔들리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지네딘 지단 감독은 벤제마와 베일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마르코 아센시오와 같이 전도유망하며, 컨디션도 좋은 선수들이 존재함에도 여전히 호날두의 파트너로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호날두 스스로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도 스스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는 시점이기에 계속해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려고 고집하기보다는 팀을 위한 조력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있다. 지난 시즌 레알마드리드가 절정의 팀워크를 과시할 때 호날두의 역할이 바로 조력자였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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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에 빠진 AT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 [사진=AT마드리드]


앙투안 그리즈만(AT마드리드)

지난 세 시즌 동안 그리즈만은 AT마드리드 에이스이자, 주득점원이었다. 입단 첫 시즌 53경기에서 25골을 넣었고, 15-16시즌에는 32골, 지난 시즌에서는 26골을 넣었다. AT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와 함께 라리가 3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그리즈만의 존재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리즈만의 득점포가 잠잠하다. 어느새 7경기째 침묵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즈만이 이번 시즌 넣은 골을 고작 3골에 불과하다. 그의 부진 이유는 AT마드리드의 전체적인 전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AT마드리드 전술의 핵심인 코케가 부상으로 빠져있으며, 투톱전술에서의 자신의 파트너인 공격수들의 무게감 역시 너무 떨어진다.

케빈 가메이로, 루시아노 비에토, 페르난도 토레스 등 모든 공격수들이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AT마드리드가 징계로 인해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한 것 역시 그리즈만에 더 큰 부담을 안겨 주었다. 결국 상대팀으로서는 가장 위협적인 그리즈만만 막으면 되는 것이고, 이러한 집중 견제에 그리즈만은 제대로 활약하기 힘들어졌다.

동기부여가 떨어진 점도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세계 최고 공격수로 꼽히는 그리즈만에게는 타 명문 팀들에 비해 야망이 떨어지는 AT마드리드라는 무대는 좁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그리즈만은 매 이적시장마다 이적설을 몰고 다니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리즈만이 계속해서 세계 최고 공격수로 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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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UTD의 공격수 로멜루 로카쿠. [사진=맨체스터UTD]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UTD)

시즌 초반 일찌감치 성공적인 영입이라고 평가될 만큼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루카쿠가 침묵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크리스탈팰리스와 리그 경기(4-0 승)에서 1골을 넣었던 것을 끝으로 7경기째 골이 없다. 골 넣는 것이 그토록 쉬워보였던 루카쿠가 갑작스러운 골 가뭄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 언론에서는 중원사령관 폴 포그바의 부재를 꼽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이유는 포그바가 빠진 후에도 루카쿠는 골을 잘 넣었기 때문이다.

포그바는 지난 9월13일 FC바젤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3-0승)에서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루카쿠는 이후 포그바가 없었던 4경기에서 무려 5골1도움을 올렸다. 포그바가 없어도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음을 증명했던 것이다.

오히려 루카쿠의 부진은 맨유가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들고 나오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지난달 14일 리버풀 원정(0-0무)에서 맨유는 수비에 중점을 둔 전술을 내세웠다. 이전 2경기(CSKA모스크바-크리스탈팰리스)에서 무려 8골을 폭발시켰던 점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강팀 원정이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국 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한 번의 극단적인 수비전술에 맨유의 공격 리듬은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 이전까지 유기적인 호흡과 더불어 빠른 공격 전개를 보여주던 맨유 공격진은 급격히 부진에 빠졌고, 이후 7경기에서 단 7골만을 넣었다. 공격진의 짜임새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마커스 래쉬포드와 안토니 마샬 등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 두 선수가 패널티킥을 얻어내거나 상대 실수로 만들어낸 골을 제외하면 시즌 초반과 같은 멋진 골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결국 주제 무리뉴 감독의 수비적인 전술이 독이 된 셈이다. 최근 첼시와의 리그 경기에서도 수비적인 전술을 내세웠다가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맨유는 분명히 강팀이다. 강팀이라면 상대팀에 따라 전술을 바꾸는 것이 아닌 승리를 위한 일관된 전술이 내세울 필요가 있다. 맨유가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개성 있는 자신들의 축구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면 최전방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했던 루카쿠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 다시듣기(아래 URL 클릭)

http://www.podbbang.com/ch/10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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