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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이슈] 대한항공, ‘엔진(가스파리니) 과부하가 문제’
뉴스| 2017-11-14 05:11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정수 기자] ‘고공비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내내 대한항공의 앞에 붙던 수식어였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챔피언결정전으로 직행했다. 물론 현대캐피탈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줬지만 분명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올해목표는 통합우승으로 정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목표달성을 위해 대한항공은 이적시장에서 우승의 주력 멤버를 지켜냈다. 주포로 우승을 이끈 미차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한선수, 김학민, 정지석, 곽승석, 신영수 등이 주요선수를 그대로 유지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시즌 초반 대한항공은 헤매고 있다. 그것도 심각한 수준으로 말이다. 12일 현재 3승 4패, 승점 9점으로 최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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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에 시달리는 미차 가스파리니.[사진=KOVO]


대한항공 추락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스파리니의 부진이 첫 손에 꼽힌다. 가스파리니는 지난 시즌 통산 공격성공률이 51.59%였지만, 이번 시즌은 43.69%에 그치며 공격순위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지난 7일 삼성화재와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고작 3득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여기에 주특기인 서브도 지난 시즌만큼 위력적이지 않다. 지난 시즌 세트당 평균 0.63개로 서브부문 당당 1위였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세트당평균 0.52개로 4위에 그치고 있다. 박기원 감독은 가스파리니에게 “우리가 토스를 빨리하고 있는데 적응을 못 하고 있다. 그게 실력이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런데 가스파리니의 진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체력이다. 삼성화재 전에 앞서 치른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는 35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한 것이 좋은 증거다. 며칠 만에 기술이 확 줄지는 않는다.

가스파리니는 만 33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팀의 또 다른 주포 김학민보다 한 살 적다. 김학민은 적당히 출전하며 체력 안배를 하고 있지만, 가스파리니는 매 경기 풀타임에 가깝게 출전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크리스티안 파다르(헝가리, 만 20세)나 삼성화재의 타이스 덜 호스트(네덜란드, 만 26세)와는 다른 것이다. 따라서 박기원 감독은 가스파리니의 실력을 탓하는 대신 체력안배와 함께, 다른 선수들의 공격력이 살아나도록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2라운드가 시작됐다.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는데, 주요 엔진에 과부하가 걸렸다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괜히 엔진성능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보조엔진을 적극 활용하는 등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불시착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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