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의 축구화(靴話)] (27) 뉴발란스의 축구용품 시장 진출과 펠라이니의 소송
기사입력 2017-11-13 12:21 작게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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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발란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마루앙 펠라이니. 현재는 나이키 제품을 착용 중이다. [사진=맨유 페이스북]

브라질 월드컵이 막을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4년 8월,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뉴발란스(New Balance)가 축구용품 업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 소문의 근원지는 다름아닌 리버풀 팬 매거진 ‘안필드 랩(The Anfield Wrap)'. 당시 리버풀은 미국 브랜드인 ‘워리어스포츠(Warrior Sports)’와 축구용품계약을 맺고 있었는데 이 브랜드가 ‘뉴발란스’로 바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워리어스포츠의 모회사가 뉴발란스였다는 점이 이 주장에 힘을 더했다. 또한 그해 10월 워리어스포츠의 축구화를 착용하던 마루앙 펠라이니(맨유)와 뱅상 콤파니(맨시티)가 뉴발란스의 로고로 추정되었던 ‘N’이 박힌 정체불명의 축구화를 착용하고 연습경기에 임하는 것이 포착되었다.
베일에 쌓여있던 ‘뉴발란스풋볼’은 2015년 2월 유럽축구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에서 그 모습을 공개했다. 소문대로 워리어스포츠를 리브랜딩하여 뉴발란스로 새롭게 론칭한 것이다. 당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마루앙 펠라이니, 뱅상 콤파니 등 유명 선수들이 대거 메인모델로 나서며 또 하나의 대형 축구용품 브랜드의 탄생을 알렸다. 국내에도 큰 인기를 불러모았던 '청춘FC'에 물품을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뉴발란스는 이 시장에 새롭게 론칭한지 3년을 못 채운 지난 11월 6일 큰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까지 뉴발란스풋볼의 대표모델 중 한명이었던 마루앙 펠라이니가 뉴발란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저품질(Poor Quality)’의 축구화로 인해 ‘흥미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뉴발란스측은 펠라이니가 ‘완벽하다(Perfect)’고 표현했으며, 12족을 추가 주문했다며 그의 주장에 반박했다.

더 큰 문제는 마루앙 펠라이니의 소송만이 아니다. 2015년 뉴발란스풋볼 론칭 당시 대표 모델로 나섰던 선수 8명 중 현재까지 이 제품을 착용하는 선수는 단 1명, 팀 케이힐(멜버른시티FC)뿐이다. 마루앙 펠라이니를 비롯해, 사미르 나스리(세비야FC), 아드낭 야누자이(레알소시에다드)등 주요선수들은 일찌감치 나이키, 아디다스 제품으로 갈아 신었고, 최근까지 뉴발란스의 축구화를 착용하던 아론 램지(아스날)마저 아디다스로 옮겨갔다. 지난 11일 열린 프랑스와 웨일스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램지가 아디다스 축구화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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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뉴발란스풋볼 론칭 당시 대표모델로 나섰던 8명의 선수. 현재는 팀 케이힐만 뉴발란스의 축구화를 착용 중이다.


100여 년의 전통을 가진 뉴발란스로선 자존심에 금이 갈 만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뉴발란스풋볼의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브랜드의 전통과 자본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 브랜드가 감각적인 디자인의 스니커즈로 잘 알려져 있지만, 생겨날 당시만 해도 디자인보다 ‘편안함’에 중점을 둔 브랜드였다. 뉴 발란스(New Balance), 말 그대로 불균형한 발에 새로운 균형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아치 서포트(Arch Support)’와 가로사이즈 등을 개발하며 누구보다 편안한 신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최근 10여 년 동안 축구용품 시장은 기술적으로 큰 성장을 해왔지만, 브랜드 점유율에서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시장을 주도해왔고 푸마, 미즈노 등이 일정 점유율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축구팬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구도를 깰 수 있는 적임자로 뉴발란스가 손꼽힌다.

그 이유는 나이키, 아디다스에 버금가는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축구용품 브랜드들은 마케팅비용으로 엄청난 금액을 쏟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만큼이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자본력이다. 뉴발란스가 축구용품 시장에 대한 노하우만 쌓는다면 성장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뉴발란스는 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내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발목까지 올라오는 니트소재를 적용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발란스가 지금과 같은 위기를 넘어서 축구용품 시장에 ‘새로운 균형’을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글쓴이 이상현은 신발 아웃솔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 후, 현재 3D프린팅 맞춤인솔 전문회사인 ‘피츠인솔’에서 설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축구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개인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디자이너와 축구팬의 관점에서 축구화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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