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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이슈] ‘맨유 이적설’ 디발라, 유벤투스 10번의 무게를 견뎌라
뉴스| 2018-01-05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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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발라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유벤투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유벤투스의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25)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연결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영국의 언론 ‘더 선’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디발라 영입을 위해 유벤투스에 7,000만 파운드(약 1,010억 원)에 헨리크 미키타리안(29)까지 더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유벤투스는 디발라의 이적료를 최소 8,600만 파운드(약 1,240억 원)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벤투스의 상징인 ‘10번 유니폼’의 주인공 디발라가 때아닌 이적설에 휘말리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시즌 초반과 비교해 현저히 줄어든 디발라의 팀 내 입지와 새로운 공격 자원이 필요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상황이 맞물렸다.

2017-18 세리에A 개막 이후 6경기 만에 10골을 터트렸던 디발라의 활약은 꾸준히 이어지지 않았다. 7라운드 아탈란타 전과 8라운드 라치오 전에서 두 경기 연속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이 부진의 시발점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디발라는 점차 자신감을 잃었고, 득점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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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그리 감독은 디발라와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사진=유벤투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51) 역시 중요한 경기마다 중원을 강화하는 4-3-3 전술을 가동하며 디발라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기 시작했다. 디발라가 16라운드 인터밀란 전부터 18라운드 AS로마 전까지 리그 3연전에서 부여받은 출전 시간은 단 29분(교체 출전 2경기, 결장 1경기)에 불과했다.

디발라의 선발 제외가 계속되자, 알레그리 감독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까지 불거졌다. 시즌 초반 디발라의 욕설 논란으로 대두됐던 불화설이 재점화됐다. 하지만 알레그리 감독은 “이런 선수가 필요한 때도 있고, 저런 선수가 필요한 때도 있다. 지금의 상황은 이렇지만, 시즌은 길다. 분명 디발라가 필요한 순간이 많을 것이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불화설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출전 시간이 줄어든 디발라는 곧장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타깃이 됐다. 미키타리안, 마커스 래시포드(21), 후안 마타(30) 등 2선 자원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공격의 창조성을 더해줄 선수로 디발라를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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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발라는 헬라스베로나 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활약했다. [사진=유벤투스]


이적설이 보도된 이후였던 지난 31일(한국시각), 디발라는 헬라스베로나 전에서 약 한 달 만의 리그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날 경기에서 디발라는 “그가 필요한 순간이 올 것”이라던 감독의 믿음에 리그 6경기 만의 득점포(2골)로 화답했다. 디발라의 활약으로 승리를 챙긴 알레그리 감독은 “메시와 호날두가 나이가 들면, 곧 세계 최고의 선수로 올라설 것이다”라며 디발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잠시 침체기를 겪었던 디발라가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적설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유벤투스와 디발라 모두에게 이 시점에서의 이별은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이다.

알레그리 감독은 헬라스베로나 전을 통해 4-3-3 전술에서의 디발라 활용 방안에 대한 힌트를 찾았다. 측면 공격수로 기용하는 동시에 그의 중앙 지향적 움직임을 살리자, 팀과 디발라 모두가 살아났다. 이날 디발라는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모든 공격 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중원 강화+디발라 활용’을 위한 힌트를 찾은 유벤투스에게 디발라는 총 세 개의 대회(세리에A, 코파 이탈리아, UEFA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는 험난한 여정 속 중요한 키가 될 수 있다. 그런 디발라를 떠나보내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대체자를 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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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발라가 유벤투스에 남아 진정한 '판타지스타'로 거듭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유벤투스]


디발라에게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적은 도박이다. 유벤투스는 시즌 개막 전 디발라에게 등번호 10번을 맡기는 깊은 신뢰를 보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이적생’ 디발라에게 그만큼의 신뢰를 보일 가능성은 적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반년 앞둔 시점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것은 큰 위험 부담이 따른다.

결국, 디발라의 선택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아닌 유벤투스가 될 것이다. ‘유벤투스에 남아 10번의 무게를 견디는 것’, 디발라에게 주어진 2018년 첫 번째 과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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