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 무엇이 인터밀란을 주춤하게 만들었나
기사입력 2018-01-11 00:34 작게 크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드디어 부활의 기지개를 펴는 듯했다. 09-10시즌 역사적인 트레블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걷던 이 팀은, 여러 감독들의 실패를 거쳐, 지난 시즌 AS로마에서 측면속공으로 호성적을 거둔 감독을 영입했다.

이 팀은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세리에A 16경기 무패를 달리며 간만에 우승 레이스에 합류했다. 하지만 최근 7경기(AC밀란과의 코파 이탈리아 1패 포함)에서 4무 3패라는 절망적인 성적을 거뒀다. 리그 1위 나폴리와는 순식간에 9점차로 승점이 벌어졌다. 인터밀란(이하 인테르)의 현재진행형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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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18골을 터트리며 득점 2위에 올라있는 마우로 이카르디. [사진=인터밀란 공식 페이스북]

창대한 시작, 그리고 불안이 싹튼 볼로냐 전

기존 선수들과 신입생들을 조화롭게 배치한 4-2-3-1 전술과 함께 인테르의 시작은 훌륭했다. 스쿼드에서 부족한 점이 여전히 보였지만 공격적인 전술의 성공과 몇몇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승리를 따냈다.

마우로 이카르디는 예년보다 훨씬 날카로워진 모습으로 거의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했고, 여름 내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시달린 이반 페리시치는 빠른 발로 측면을 휘저으며 빅클럽들의 관심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피오렌티나에서 한 물 간 노장으로 취급 받던 보르하 발레로는 스페니시 미드필더다운 섬세한 조율에 더해 수비진 보호까지 훌륭히 해냈다.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 채 2,300만 유로(한화 약 298억 원)라는 거액을 기록하며 입성한 젊은 센터백 밀란 슈크리니아르는 리그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에 뽑힐 만큼 걸출했다.

1-1 무승부였지만 불안의 그림자가 비춰진 것은 작년 9월 16일 5라운드 볼로냐 전이었다. 4연승 이후의 무승부였고, 이후 내리 3경기를 연승했기에 이 경기는 큰 문제로 발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볼로냐의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은 인테르 4-2-3-1의 약점을 간파했다. 바로 2선 ‘3’의 중앙을 담당하는 마리우였다. 마리우는 뛰어난 축구 센스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의 빈틈을 향해 뛰어드는 능력을 갖췄지만, 슈팅과 패스 능력에서 문제를 보인다.

이에 도나도니는 중원의 갓프레드 돈사 등에게 마리우 봉쇄를 지시했다. 이카르디처럼 두세 명이 에워싸도 기어이 유효 슈팅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는 마리우는 경기장에서 완전히 지워졌고, 결국 전반전이 끝나고 교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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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진의 창조성을 불어넣는 데 완전히 실패하며 부진의 원흉이 된 주앙 마리우. [사진=인터밀란 공식 페이스북]


결국 화약고가 터진 우디네세 전

인테르에게는 천만다행으로 볼로냐 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세리에A의 많은 감독들이 간파하진 못했다. 볼로냐 전 이후 AC밀란과의 밀라노 더비 3-2 승리, ‘디펜딩 챔피언’ 유벤투스와의 ‘이탈리아 더비’ 무승부를 포함해 11경기에서 8승 3무를 거뒀다. 여전히 팀은 무패 상태였고, 12월 16일에 만난 우디네세 또한 한 수 아래 상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우디네세의 마시모 오또 감독은 세 달 전 볼로냐 전을 기억했다. 이 경기에서 인테르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그간 부진했던 마리우 대신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시켰다. 하지만 브로조비치 역시 가끔 강력한 중거리 슛 한 방을 보여줄 뿐, 창조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선수다.

오또 감독은 볼로냐가 마리우에게 그러했듯, 수비형 미드필더 세이코 포파나에게 브로조비치를 전담 압박하게 했다. 중앙이 막히니 인테르의 공격 흐름은 자연스레 측면으로 분산되었다. 하지만 안토니오 칸드레바의 날카로운 크로스도, 페리시치의 빠른 돌파에 이은 패스도 우디네세의 페널티 박스를 점거한 스리백 세 명에게 완벽하게 차단당했다.

제아무리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던 이카르디라도 공이 자신에게 오질 않으니 방도가 없었다. 결과는 인테르의 1-3 참패였다.

이후 인테르는 사수올로 전 0-1 패배, 코파 이탈리아에서 다시 만난 AC밀란에게 0-1 패배로 3연패를 기록했고, 라치오와 피오렌티나를 맞이한 승부에서도 무승부에 그쳤다. 20라운드 현재 승점 42점으로 리그 1위 나폴리(51점)와 2위 유벤투스(50점)와의 격차가 이미 상당히 벌어졌다. 현실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만을 노려야할 상황이다. 시즌 초반의 부푼 기대에 비하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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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르의 새로운 'No.10' 후보로 강력하게 떠오른 하비에르 파스토레.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관심이 쏠리는 인테르의 1월

이처럼 인테르의 몰락은 창조적인 중앙 공격형 미들필더가 없다는 데서 시작됐다. 현재 스팔레티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발레로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리는 등 타개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발레로 또한 볼 배급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이지 번뜩이는 찬스를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마리우, 브로조비치, 발레로, 에데르 어떤 선수가 출격해도 경기 양상은 결국 비슷하게 흘러간다.

지금처럼 창조적인 미들필더가 전무한 상황에서 인테르 팬들의 눈길은 파리생제르망의 주전 자리에서 밀려난 하비에르 파스토레에게 쏠리고 있다. 과거 세리에A에서 팔레르모 소속으로 마법 같은 활약을 펼친 이 'No.10(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선수의 이탈리아 귀환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예전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테르와 스팔레티 감독은 분명 잘하고 있다. 하지만 인테르는 이탈리아 역사상 유일한 트레블을 불과 8년 전 따낸 팀이다. 보다 나은 성적을 위해서는 스팔레티 감독이 조금 더 전술적으로 유연해져야 한다. 그래서 1월 이적 시장과 스팔레티 감독의 전술변화에 인테르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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