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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네이마르를 보내고 바르셀로나가 얻은 것
스포츠|2018-01-29 13:37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가장 유력한 차세대 발롱도르 후보가 팀을 떠났다. 떠나기 전까지 팀이 트레블(리그, 컵 대회, 챔피언스리그 3관왕)을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현존 최고’ 리오넬 메시의 왕위를 승계할 적통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팀은 그 없이도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망,PSG)를 보낸 바르셀로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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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이적료로 PSG의 유니폼을 입은 네이마르. [사진=네이마르 인스타그램]

지난 시즌까지 유럽 최고, 아니 지상 최고의 공격 트리오는 단연 ‘MSN(메시-루이스 수아레즈-네이마르)’으로 표현되는 바르셀로나의 삼인방이었다. 삼총사는 14-15시즌 트레블을 비롯해 3시즌 동안 아홉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런데 네이마르는 87년생의 메시가 은퇴하고 자신이 바르셀로나의 1인자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카타르의 석유 자본을 업고, 유럽 최고의 자리를 노리는 PSG가 2억 2,000만 유로(한화 약 2,951억 원)라는 역대 최고 이적료를 지불했다. 네이마르는 파리로 떠났다.

네이마르가 떠나자 바르셀로나 팬들은 불안했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은 둘째 치고 당장 필드 위에서 네이마르의 영향력이 지대했기 때문이다. 상대 골문까지 공을 운반하는 일의 대부분을 네이마르가 전담하고 있었다. 네이마르가 종횡으로 공을 운반한 덕에 메시와 수아레즈는 편안히 득점에 전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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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은 에르네스투 발베르데 감독. [사진=발베르데 인스타그램]


네이마르가 가고 발베르데가 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에 부임한 에르네스투 발베르데 감독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바르셀로나 부임에 앞서 지휘했던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이미 네이마르를 상대한 경험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네이마르의 대체자로 영입된 우스만 뎀벨레가 시즌이 개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기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팀에 남은 윙포워드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헤라르드 데올로페우뿐이었다. 발베르데 감독은 팀의 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포메이션이라면 단연 ‘4-3-3’이다. 바르셀로나 철학의 근간을 마련한 요한 크루이프 감독 이후, 바르셀로나는 대부분의 경기를 세 명의 미드필더와 세 명의 공격수로 라인업을 꾸렸다.

네이마르가 떠나자 발베르데는 바르셀로나에 낯선 4-4-2 시스템을 채용했다. 발베르데는 수아레즈와 메시를 투톱에 세우고, 4명의 미드필더 자리에 세르히오 부스케츠, 파울리뉴, 이반 라키티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배치했다. 특기할 점은 양 측면에 전문 윙어가 아닌 라키티치와 이니에스타가 자리 잡은 것이다.

공격수가 한 명 줄어들면서, 4-3-3 포메이션 때처럼의 공격에서의 화려함은 적어졌다. 세 명의 미드필더가 삼각형을 이루며 주고받던 짧은 패스의 빈도도 현저히 줄었다. 대신 중앙 미드필더를 4명 배치하며 바르셀로나는 중원의 지배력을 한층 높였다.

라키티치와 이니에스타는 중앙 미드필더처럼 안으로 좁혀 들어왔고, 4-3-3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던 파울리뉴는 중원에 파트너가 늘어나자 마음껏 날뛰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가 실리를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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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가 떠나자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인 조르디 알바. [사진=알바 인스타그램]


4-4-2에서 부활한 조르디 알바

왼쪽 풀백 조르디 알바의 장기는 폭발적인 주력을 활용한 오버래핑과 연계 능력이다. 발렌시아를 떠나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12-13시즌부터 메시와 환상적인 호흡을 맞췄다. 메시의 침투 패스를 받은 알바가 다시 패널티 박스를 향해 낮은 크로스를 깔아주고, 메시가 마무리하는 패턴은 바르셀로나의 전매특허였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있던 시절, 네이마르가 그 역할을 맡으며 알바는 후방에서 수비에만 전념해야 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셀루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레프트백으로 평가 받던 알바는 무색무취의 수비수가 되었다.

전문 윙어가 없는 바르셀로나의 4-4-2 전술에서, 왼쪽 측면은 다시 알바의 것이 되었다. 알바가 공격 진영 깊숙이 올라가도 부스케츠와 센터백 사무엘 움티티가 훌륭히 빈 공간을 메꿨다. 뒷공간 걱정이 없어진 알바는 한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그의 장기를 매 경기 선보이기 시작했다.

메시는 <월드사커>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마르가 떠나면서 우리는 경기 방식을 바꿔야 했다. 많은 공격적 잠재성을 잃었지만 수비적으로는 더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의 현 경기 스타일을 한 마디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화려함을 포기한 발베르데 감독은 여전히 팀의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다. 리그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승점 차이는 11점, 영원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는 이미 16점으로 거리를 벌렸다. 리그 우승을 9할 이상 거머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첼시 전이 얼마남지 않았다(2월 21일). 그간 ‘화려한 바르셀로나’를 실리적인 경기 운영으로 공략한 팀이 바로 첼시였다. 화려함 뒤에 가려진 허를 찔리던 바르셀로나는 이제 없다. 어느 때보다 바르셀로나의 승률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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