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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러시아행 막차 탈 최전방 공격수는?
뉴스| 2018-04-20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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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갈 최전방 공격수 후보군. 왼쪽부터 김신욱, 석현준, 이동국. [사진=대한축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러시아로 갈 마지막 공격수는 누가 될까.

최종 명단 발표까지 이제 딱 한 달이 남았다. 신태용 감독(48)이 오는 5월 14일,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3인 명단을 발표한다.

1월 터키 전지훈련과 3월 북아일랜드-폴란드 원정 경기를 통해 80% 이상은 윤곽을 드러냈다. 최전방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 등 포지션별 한두 자리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역시 최전방 공격수 자리다. 손흥민(26)과 함께 이근호(33), 황희찬(22)의 승선은 확실시되지만, 나머지 한 자리는 여전히 무주공산이다. 그동안 꾸준히 기회를 받은 김신욱(30)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지만, 김신욱 역시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석현준(27)과 이동국(39)이 대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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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타깃형 공격수 김신욱. [사진=대한축구협회]


김신욱, 사용법이 고민

김신욱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타깃형 공격수다. 활약도 쏠쏠했다. 신 감독 부임 이후 김신욱은 9경기에 출전해 7골을 득점했다. 특히 터키 전지훈련에서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김신욱은 터키 전지훈련에서 치른 3경기에 모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그동안 ‘머리만 잘 쓰는 선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신 감독 부임 이후로는 ‘발도 잘 쓰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김신욱에게는 아쉬운 점도 분명하다.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손흥민-이근호’ 혹은 ‘손흥민-황희찬’ 조합의 투톱을 플랜A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의 평가전 상대보다 체격은 물론 수비력도 훨씬 뛰어난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김신욱을 투입해 맞불을 놓는 것보다는, 속도와 활동량에서 강점이 있는 공격수를 투입하는 것이 전술상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조커로 투입될 때보다 선발 출전할 때 더 빛난다. 실제로 대표팀에서는 김신욱이 선발 출전한 뒤 다른 선수가 교체 투입될 때 큰 효과를 봤다. 김신욱이 전반전 내내 상대 수비수들을 괴롭힌 덕이었다. 반면에 김신욱이 교체로 투입되는 경우에는 공격 전술이 급격히 단조로워지는 약점만 노출했다. 김신욱의 러시아행을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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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리그앙의 트루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최근 대표팀과는 연이 없었던 석현준. [사진=대한축구협회]


석현준, 유럽에서 인정받은 타깃형 공격수

프랑스 리그앙의 트루아에서 뛰고 있는 석현준은 아직 신태용 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번 시즌 초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대표팀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석현준의 활약과 대표팀의 명단 발표 시점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석현준은 지난해 11, 12월에만 5골을 터트리며 활약했다. 유럽 무대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1월 터키 전지훈련 합류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1월 중순 부상을 당했고, 약 한 달간 결장하며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부상 여파로 인해 3월 유럽 원정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월 말 부상에서 복귀한 석현준은 이후 7경기 연속 출전했지만 아직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지난 마르세유 전(33라운드)에서는 부상 복귀 이후 처음으로 결장했다. 최근 경기력은 한창 좋았던 시점보다 한 계단 내려온 상태다. 하지만 석현준에게도 러시아행 가능성은 있다. 한국의 타깃형 공격수 중 유럽 무대에서 득점력을 검증받은 건 석현준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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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라이언킹' 이동국(맨 왼쪽). [사진=전북현대]


이동국, 조커 특화형 공격수

이동국은 소속팀 전북현대에서 나이를 잊은 실력을 뽐내며 신태용 감독에게 무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이제는 이동국을 놓아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동국은 “축구를 은퇴하는 순간이 모두(소속팀, 대표팀) 은퇴하는 순간이다”며 대표팀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경기력으로 그 의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동국의 경쟁력은 그가 ‘조커 특화형 공격수’라는 것이다. 한 골이 절실한 월드컵에서 이동국은 충분히 위협적인 교체 자원이 될 수 있다. 수년간의 전북 경험으로 이동국은 이미 조커 역할에 도를 텄다. 교체 투입과 함께 경기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 플랜B 자원으로 이동국이 김신욱, 석현준보다 더 적합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대두되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조커 역할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동국은 서른아홉의 나이에도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매서운 스트라이커다. 현재 K리그1(클래식) 득점순위 톱5 중 토종 공격수는 이동국이 유일하다. 이동국은 리그 6경기(교체 출전 5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하며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K리그1뿐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조별리그 6경기(선발 출전 2경기, 교체 출전 4경기)에 출전해 4골을 터트렸다.

현재로서는 이변이 없다면 김신욱이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석현준이 부상 이전의 기량을 되찾거나, 이동국이 지금의 활약을 계속 이어간다면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래저래 신태용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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