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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철의 링딩동] 차세대 세계챔피언은 누구? 프로복싱 ‘배틀로얄’ 결승전
뉴스| 2018-05-22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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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페더급 결승전 상대 서로준(왼쪽)과 이동관. 이 경기의 승자가 MVP를 수상할 확률이 높다.


프로복싱 한국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 결승전이 오는 27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펼쳐진다. 과거 국내 프로복싱의 스타 등용문이던 신인왕전이 복싱계의 분열로 사실상 중단되고 신인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토너먼트를 통한 우수 선수 발굴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복싱M)는 한국 웰터급 최강전, 한국 라이트급 최강전에 이어 한국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을 기획, 1월 27일 16강전을 시작으로, 2월 25일 8강전, 3월 31일의 준결승전을 거쳐 27일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총 8개 체급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헤비급 결승 진출자 아론 싱글턴이 부상으로 기권, 헤비급을 제외한 7체급 결승전이 예정되어 있으며 3분 6라운드로 벌어진다.

치열한 MVP 경쟁 ? 서로준 vs 이동관

슈퍼페더급은 배틀로얄에서 가장 많은 유망주가 출전한 체급이다. 결승에 올라온 서로준(20 더파이팅복싱짐)과 이동관(26 스타복싱클럽)을 비롯해 8강전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한 허동규와 손이록, 실력파 대학생복서 김찬영, 근성의 인파이터 왕상돈까지 눈에 띄는 선수들이 가장 많았다.

서로준은 발군의 순발력과 동급 최강의 스피드, 세기까지 갖춘 신인으로 배틀로얄 대회 전부터 MVP 후보로 거론됐다. 기대에 걸맞게 8강전에서 정승봉을, 준결승에서 왕상돈을 각각 원사이드한 판정으로 따돌리고 5연승(2KO)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하사관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5년 3개월 만에 복귀한 이동관은 8강전에서 김찬영에게 첫 패를 안긴 후 준결승에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 허동규를 레프트훅 보디블로우 일발로 KO시켜 존재감을 어필했다. 이동관은 풍부한 아마추어 경력을 바탕으로 기본기가 충실하고, 군복무 중에도 꾸준히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해온 만큼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복싱 센스와 탄력에서는 서로준, 노련함과 안정감에서는 이동관이 조금 강점을 보일 뿐, 두 선수의 기량은 향후 장래성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팽팽하다. 두 선수 모두 처음 경험하는 6라운드 경기이므로 체력 안배와 경기운영, 코칭스태프의 작전 등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승패를 떠나 두 선수 모두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다른 체급 결승전의 변수는 많지만 이 체급의 우승자가 MVP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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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길태산(본명 에뚜빌)과 승리상장을 수여한 (주)인포프리뉴어 윤건영 대표이사(길태산 왼쪽).


난민, 몽골 학생, 미군 등 외국인 선수의 선전


배틀로얄에 참가한 외국인 선수는 모두 3명이다. 카메룬 난민복서, 몽골의 유학생, 미군 등 이들은 모두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난민복서로 잘 알려진 이흑산(35 아트체육관)은 오는 7월 WBA 아시아 웰터급 챔피언 정마루(31 와룡체육관)에게 도전이 예정되어 있다. 난민 신청이 불허되어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이흑산은 작년 5월 복싱M 한국 슈퍼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하며 언론에 이슈가 되었고, 극적으로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진 바 있다.

이흑산의 동료 길태산(31 돌주먹체육관) 경우에는 실수로 인해 난민 신청 기한 내에 접수를 하지 못해 구금되어 있었지만, 이흑산의 어려운 상황이 알려지면서 길태산도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진 케이스다. 몸 자체가 돌덩이 같은 카메룬 산 괴물 길태산은 대단한 위력의 펀치를 장착하고 있으며 8강전에서 신인왕 출신의 유망주 신재혁을, 준결승에서는 아마추어 전국체전 은메달리스트 출신의 백대현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인 이규현(24, 수원태풍체육관)도 신인으로는 출중한 기량을 갖추고 있어 멋진 시합이 기대된다.

웰터급에서는 몽골 국적의 바트 조릭(26 제주K짐)이 엄청난 압박복싱을 구사하면서 결승에 진출해 눈길을 끈다. 바트 조릭은 몽골에서 아마추어 복서로 활동하다가 은퇴하고 국내로 유학, 제주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 배틀로얄을 통해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8강전에서 천성진을, 준결승에서는 문상민을 각각 판정과 3회 TKO로 셧아웃시키고 상당한 기량을 뽐냈다. 상대를 몰아붙이는 능력이 탁월했다. 아직 파이팅 능력이 투박하고 설익었음에도 압도적인 파워는 몽골의 첫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라크바 심을 떠올리게 한다. 결승에서 만나는 권무순(27 서초체육관)은 바트 조릭의 무지막지한 러싱을 저지해야 승산이 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복서 아론 싱글턴(25 빅뱅복싱)은 헤비급 결승에 진출했으나 오른손 부상으로 기권함에 따라 이성민(28 프라임복싱클럽)이 자동으로 우승했다. 치과 기공사로 미군에 근무 중인 아론 싱글턴은 흑인 특유의 유연함과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3전 3승(1KO)을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크루저급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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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압박 복싱을 선보인 몽골의 바트 조릭(왼쪽)이 준결승전에서 문상민을 몰아붙이고 있다.


유망주들의 각축장

고등학교 3학년생이 격돌하는 슈퍼플라이급에서는 대형 유망주 장민(18 장현신도체육관)과 다부진 파이터 정재원(18 더파이팅복싱짐)이 격돌한다. 경량급 선수 기근 현상에 시달리는 국내 복싱계에서 기대되는 신인으로 부각된 장민과 정재원의 승자는 한국제주권투위원회(KJBC)에서 주관하는 제주 한중일 3개국 국제대회 출전이 예정되어 있다.

슈퍼라이트급에서는 고교생 테크니션 손호성(18 서초체육관)과 묵직한 사우스포 김진수(22 안산제일체육관)가 우승을 놓고 다투며, 출전 선수가 가장 적었던 슈퍼밴텀급에서는 노장 윤석(35)과 신예 조재현(19)이 격돌한다. 대회 전 MVP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슈퍼웰터급의 김우승(24 복싱메카)은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양세열(22, 장현신도체육관)과 박빙의 일전을 치른다.

경량급부터 중량급까지 다양하게 포진된 신예 복서들의 치열한 승부는 프로복싱 활성화의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참고로 이번 대회는 토너먼트지만 무승부 판정이 있다. 무승부일 경우 선수의 전적은 무승부로 기록되고 우세로 상위 라운드 진출자를 가리게 된다. 박빙의 승부에서 무리하게 승패를 가리게 되면 평생 기록으로 남게 되는 전적에 억울한 패배가 새겨지므로 이에 대한 모순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채택한 제도로 이는 결승전에서도 유효하다. 결승전에서 무승부가 나올 경우 우세로 우승자를 선정하고 상금은 두 선수가 절반씩 나누게 된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들은 우선적으로 10월로 계획된 프로복싱 한일 교류전에 출전 자격을 얻는다. 2차 한일 교류전은 내년 4월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개최 예정이며 ‘배틀로얄 2’ 우승자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한다. ‘배틀로얄 2’는 7월 말부터 11월까지 펼쳐진다. [SBS프로복싱해설위원]

■ 체급별 결승(6R) 대진

슈퍼플라이급(-52.16Kg)
장 민<6전 4승(1KO) 2무> vs 정재원<3전 1승(1KO) 1패 1무>

슈퍼밴텀급(-55.34Kg)
윤 석<4전 1승(1KO) 1패 2무> vs 조재현<1전 1무>

슈퍼페더급(-58.97Kg)
이동관<8전 5승(1KO) 1패 2무> vs 서로준<5전 5승(2KO)>

슈퍼라이트급(-63.5Kg)
손호성<7전 3승 4패> vs 김진수<3전 2승(1KO) 1패>

웰터급(-66.68Kg)
권무순<1전 1승> vs 바트 조릭<2전 2승(1KO)>

슈퍼웰터급(-69.85Kg)
김우승<4전 3승(2KO) 1무> vs 양세열<5전 2승(1KO) 1패 2무>

슈퍼미들급(-76.2Kg)
길태산<3전 3승(1KO)> vs 이규현<4전 2승 1패 1무>

헤비급(+90.72Kg)
이성민<4전 3승(2KO) 1패> 우승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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